최근 국가보훈부는 경기도 양평군 지평리 남한강변 자전거 도로에 3,421미터 구간을 지정해 ‘몽클라르의 길Road of Ralph Monclar’이라고 이름하였다. 사시사철 평화롭고 고즈넉해 나들이 코스로 알려진 그곳에 이국적인 이름까지 생기니 사람들의 관심이 더 모아지고 있다. 길 이름의 주인공은 6.25 전쟁 때 프랑스 군부대를 이끌고 온 랄프 몽클라르 장군. 도로의 길이는 참전한 프랑스군 연인원 3,421명을 상징한다.프랑스군은 특히 지평리 전투에서 전쟁을 승리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만약 그때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우리는 매일 기다림 속에 하루를 산다. 약속 시간을 기다리고,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반가운 누군가가 찾아와 주기를 기다리고…. 늘 하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가장 어려운 일이 기다림이 아닐까. 상대가 약속 시간에 조금이라도 늦으면 마음이 불편하고, 신호등이 바뀌었는데 앞차가 0.5초라도 늦게 출발하면 경적을 울린다. 주문한 지 30분이 채 안되었는데 배달음식이 언제 오는지 전화로 독촉하고, 엘리베이터에서도 자동문인 줄 알면서도 ‘닫힘’ 버튼을 재빨리 누른다. 일에 있어서도 성과가 금방 나타나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목
‘사과’로 얻은 명성, 현대 미술의 아버지‘사과’ 때문에 실패한 인생이라는 말을 주변에서 듣던 화가 폴 세잔. 지금은 그의 ‘사과’가 현대미술의 꽃을 피웠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해도 묵묵히 자신만의 보폭으로 ‘사과’를 화폭에 담았던 폴 세잔의 그림을 눈여겨 보자.폴 세잔법학도에서 화가의 길을 선택한 그는 19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프랑스의 화가다. 인상주의의 중심에 서 있었고, 하나의 완성된 그림에서 여러 시점을 동시에 표현하여 입체파의 시작을 열었다. 대담한 색채사용, 혁신적인 원근법 사용, 기하학적인 형태와
선교사로 온 호모 헐버트 박사한국인보다 한글을 더 사랑했던 외국인이 있다. 미국에서 온 선교사 호모 헐버트 박사이다. 그는 한국인들보다 먼저 한글의 가치에 눈을 떴다. 그는 한글과 세종대왕에 대해서 연구했고, 띄어쓰기와 문장 부호를 도입하여 더 읽고 쓰기 쉽게 한글 체계를 정리했다. 분명히 푸른 눈을 가진 외국인이지만, 요즘엔 한국사 검증 시험 문제에도 출제될 만큼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자 은인이 됐다. 또한 그는 미국 곳곳을 다니며 평생 한글을 알린 최초의 한글 홍보대사이기도 했다.한국 근대문명의 선구자가 될
3인의 지도자에게 배우다사람은 일정한 가치와 세계를 지향한다. 하지만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유연성과 소통 능력이 없다면 가치관은 아집我執으로 굳어 다른 의견에 쉽사리 날을 세우게 된다. 국가를 이끄는 리더가 그러하다면 그 칼날은 더욱 날카로울 것이다. 한 시대를 혼란에 빠뜨린 지도자의 불통의 순간을 역사에서 포착해 본다.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그리스 신화에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이야기가 나온다. 영웅 테세우스가 물리친 악명 높은 도둑 중 하나였던 프로크루스테스는 지나가는 나그네를 붙잡아 자신의 집에 있는 철로 만든 침대에 눕혔다
가끔 순우리말의 어여쁨과 정겨움을 발견하고 감탄할 때가 있다. 어쩌다 시집을 읽거나, 우연히 걸으면서 간판을 보다가 저 단어가 우리말 같은데 무슨 뜻일까 궁금했던 적이 누구에게나 있을 법하다.내가 충청도에 갈 일이 생긴다면 꼭 들르고 싶은 카페가 있다. ‘해어름 카페’라는 특별한 이름 때문이다. ‘해어름’이 뭐지? 정확한 의미를 찾아보니 ‘해 질 녘’을 나타내는 순우리말 ‘해거름’의 충청도 방언이란다. 그 카페는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에 있다고 하는데 아직 직접 찾아갈 기회는 없었다.예전에 근무했던 학교에서 가장 인기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세종대왕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을 것이다. 나라의 근본이 백성에게 있음을 알던 세종은 아버지인 태종이 훈구 세력과 외척을 물리치고 다져놓은 왕권 위에서 자신이 해나가야 할 시대의 과제를 면밀히 파악하고 있었다. 왕좌에 있었던 32년간 학문, 제도, 국방, 과학 등 국가 전반에 다양한 분야로 민본주의의 기틀을 만들었다. 한글은 세종대왕이 품은 ‘애민정신의 절정’을 보여준다.인권 존중과 복지정책으로 시대를 앞서가다세종대왕은 역사적으로 보기 드물게 생각이 깨어 있는 지도자였다. 그는 세속적인 추앙을 받고 싶지 않았다.
요즘 서늘한 바람결에서, 붉게 물들어가는 산빛에서 가을을 느낀다. 10월은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기에 가장 좋은 때이다. 등반 관련 전문 지식이 없고, 등산의 경험이 적은 평범한 사람도 이때가 되면 히말라야로 트레킹을 간다. 높은 산을 오르내리는 경험을 통해 우리는 삶을 더 풍족하게 하고, 생각과 정서의 뜰까지 넓혀갈 수 있다.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히말라야 트레킹9월~11월은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히말라야로 모여드는 시기다. 우기인 6월~8월에는 산 아래쪽에서 비, 위쪽에서 눈이 매일 내리기 때문에 안개가 끼고 길이 위험해 현
최근 이탈리아 동북부 해안에 조개를 잡아먹는 ‘푸른 꽃게’가 출현해 이탈리아 정부가 골치를 앓고 있다고 한다. 원인은 수온 상승으로, 원래 북미 대서양 연안에 서식하고 있던 푸른 꽃게가 몇 년 전부터 이탈리아 지중해 연안으로 유입된 것이다. 얼핏 보면 우리나라에는 없어서 못 먹는 귀한 ‘꽃게’가 천대를 받는 것 같지만, 수십억 원의 예산을 써가면서까지 보이는 족족 잡아 없애는 이유는 이탈리아 나름의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골칫거리 푸른 꽃게로 위협받는 이탈리아 수산업한 마리의 무게가 1㎏까지 나가는 푸른 꽃게는 먹성이 매우 좋다. 날
내놓는 책마다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김상운 작가의 《왓칭》에 이런 사례가 나온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엘렌 랭거 교수는 7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1979년에 특별한 실험을 했다. 미국 햄프셔 주의 한적한 마을을 20년 전처럼 꾸며 놓고 노인들의 몸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본 것이다. TV도, 신문도, 대화도, 소품들도 모두 1959년 당시의 인테리어로 해놓았다. 일주일간의 실험을 마친 뒤 의사들이 참여한 노인들의 몸을 검진했는데, 매우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특히 손가락 길이가 확연하게 길어져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검진을 맡
뜨거운 태양으로 굳게 닫았던 창문을 조금씩 열고 싶어지는 계절이 오고 있다. 우리는 하루에 창窓을 몇 번이나 바라볼까?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열며 한 번, 오늘 날씨를 살피며 또 한번, 때로 아무런 이유 없이 무심코 창문 너머를 바라보기도 한다. 사색에 잠길 때도, 예쁜 노을을 감상할 때도, 누군가를 기다릴 때에도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창문을 자꾸 응시한다.이번에는 창을 유난히도 좋아했던 화가,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1869~1954)를 소개하고자 한다. 앙리 마티스는 순수하고도 강렬한 색조, 단순한
영화와 드라마는 실제 인생을 빗대어 담아낸다. 흥미로운 점은, 수많은 관객을 울리고 웃겼던 감동의 주인공 중 많은 이들이 ‘슬로 스타터’라는 것이다. 각양각색 서로 다른 시대, 환경 속의 주인공들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는지 살펴본다.영화: 리바운드부산 중앙고 농구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농구선수 출신 공익근무요원 ‘양현’이 부산 중앙고 농구부의 신임 코치로 발탁된다. 당시 중앙고 농구부는 이름만 있지, 실제 팀원은 하나도 없는 상황. 양현은 길거리 농구가 한창인 거리와 학교 운동장을 다니며
지난 8월 21일부터 열흘간 한국의 대학생들이 에티오피아를 방문, 한국전 참전용사를 찾아 감사를 전했다.참전용사들의 자택을 방문한 국제청소년연합(IYF) 소속 대학생 봉사단원들은 준비한 선물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참전용사들은 ‘아리랑’ 연주와 함께 당시의 사진을 보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에티오피아의 한국전 참전 부대인 ‘강뉴부대’ 3기로 한국을 찾았던 아베라 아달페라우 씨는 “(참전 후 여러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나는 절대 한국에서 싸운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고, 메콘는 데르세 씨는 “우리가 싸워서 지킨 한국
정부가 오는 31일부터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하향 조정한다.지영미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3일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의료계와 지자체의 준비기간을 고려해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 4급 전환 시점은 오는 8월 31일 자로 시행한다"고 밝혔다.지 청장은 건강한 분들에게는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독감) 수준으로 위험도가 감소했고 의료대응역량도 충분히 확보되어 있다며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조정하는 이유를 설명했다.일일 확진자 신고 집계도 중단된다. 지 청장은 "일일 확진자 수 집
세계지도에서 스위스는 정말 작다. 땅의 형세나 위치로도 눈에 현저히 들어오지 않는다. 좁은 땅은 온통 척박한 산지라서 사람이 살기 힘들고, 주변엔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오스트리아 같은 강대국이 둘러서 있어 기세를 펴기 어려운 지정학적 조건이다. 선천적으로 작고 불리한 환경을 가진 나라, 하지만 지금은 누구도 스위스를 그렇게 인식하지 않는다. 작아도 내실이 탄탄한 ‘강소국’으로 알고 있으며, ‘믿을 만한’, ‘약속을 지키는’, ‘정확한’ 등의 수식어가 쌍둥이 형제처럼 나라 이름 앞에 따라붙는다.국가 이미지는 어느 날 단번에 만들
무덥긴 하지만 8월은 여행하기 좋은 달이다.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어디든 가볍고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준비하는 과정은 조금 귀찮지만, 막상 기차 위에 오르면 심장이 두근거린다. ‘이번 여행은 어떨까?’ 하는 기대와 호기심에 발걸음이 신이 난다. 여행지에서 갈팡질팡해도, 예상치 못한 일을 만나 헤매도 모든 여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가길 참 잘했다.’는 만족감이 드는 게 여행이다.나에게 ‘여행’ 하면 떠오르는 그림은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1840~1926)의 ‘생 라자르 역’이다. 증기를 내뿜고
국제시장우리에게는 영화 ‘국제시장’으로 유명하지만, 국제시장에는 사실 일제강점기 시대의 역사가 서려 있다. 1945년 광복 이후에 일본인들이 철수하면서 그들이 남긴 물건들을 팔기 위해 형성된 곳이다.난전처럼 여기저기 생겨나 도떼기시장 같은 ‘자유시장’이 만들어졌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부산항에 미군의 군용물자가 들어오고 이때 밀수입된 온갖 상품이 이곳 시장을 거치면서 명칭이 ‘국제시장’으로 바뀌었다. 2015년엔 영화 ‘국제시장’이 관람객 1,500만 명을 동원하기도 했다. 영화 속 주인공이 운영하던 잡화점 ‘꽃분이네’는 이제
이제 곧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이다. 체온을 올려 온몸을 더욱 땀으로 젖게 하는 운동은 멀리하고, 시원한 선풍기나 에어컨 아래 앉아 쉬고만 싶다.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더위와 일상 속 스트레스를 물 위에서 시원하게 날려버릴 수 있는 운동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휴가철과 방학을 맞아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재미있게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해양 스포츠를 소개한다.카누&카약길쭉하고 좁다란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며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카누와 카약. 푸른 호수나 바다 위에서 사색을 즐기는 동안 기분까지 좋게 하는 인기
‘여름’하면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가? 푸른 바다, 뜨거운 햇살, 녹음綠陰, 소나기, 휴가, 여행 등 여러 단어가 떠오른다. 이번 호에서는 여름과 잘 어울리는 스페인의 화가 호아킨 소로야Joaquin Sorolla의 예술 세계를 소개한다.그림을 감상하다 보면 작품 속에 담긴 무언가를 읽어내야 한다는 일종의 직업병 때문에 나는 편안한 마음보다는 고민과 질문을 가지고 작품을 대할 때가 많다. ‘왜 이렇게 그렸을까?’, ‘이 그림이 왜 유명할까?’, ‘작가는 어떤 의도로 그림을 그렸을까?’, ‘어디서 어떤 영향을 받아 표현한 것일까?
‘타이타닉’과 ‘아바타 1, 2’로 이미 세계적인 반열에 오른 영화감독 제임스 카메론. 화려한 이력에 가려져 그가 열렬한 ‘바다 덕후’인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물’, ‘바다’, ‘심해’가 그가 만든 영화의 주요 배경이자 상징적 의미로 등장한다는 것을 쉽게 알아채리라. ‘바다’는 구체적으로 그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카메론 감독의 작품과 개인사를 살펴보며 바다를 향한 그의 남다른 사랑과 메시지를 확인해 보자.‘바다’ 배경 CG로 13년 만에 찾아와, 영화 ‘아바타 2: 물의 길’작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