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부터 각종 시장, 문화의 거리까지 지루할 틈 없는 도시
아픈 역사의 흔적이 이제는 또 다른 힐링스폿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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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우리에게는 영화 ‘국제시장’으로 유명하지만, 국제시장에는 사실 일제강점기 시대의 역사가 서려 있다. 1945년 광복 이후에 일본인들이 철수하면서 그들이 남긴 물건들을 팔기 위해 형성된 곳이다.

난전처럼 여기저기 생겨나 도떼기시장 같은 ‘자유시장’이 만들어졌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부산항에 미군의 군용물자가 들어오고 이때 밀수입된 온갖 상품이 이곳 시장을 거치면서 명칭이 ‘국제시장’으로 바뀌었다. 2015년엔 영화 ‘국제시장’이 관람객 1,500만 명을 동원하기도 했다. 영화 속 주인공이 운영하던 잡화점 ‘꽃분이네’는 이제 이 시장의 마스코트가 되어서 부산의 명물 씨앗호떡과 커피를 파는 작은 카페로 운영 중이다.

태종대

사진제공 visitb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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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대는 대도시의 해안가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경관이 아름답다. 이는 호수에서 쌓인 퇴적층이 해수면 상승으로 파도에 의해서 침식되어 만들어진 암벽 해안이다. 타지방에서 여행을 오거나 외국인들도 부산관광에서 빼놓지 않는 명소이다. 더불어 국가 지정 명승지 제 17호로서 암맥, 단층, 꽃다발 구조 등 다양한 지질 분포를 살펴볼 수 있으며 천연 암벽화, 자갈마당 등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태종대라는 이름은 신라 태종 무열왕이 들러서 활쏘기를 하고 연회를 개최했던 것에서 유래됐다. 조선시대에는 태종 이방원도 이곳으로 행차를 했다. 관광객들은 이곳 높은 바위 절벽에서 소나무들이 우거진 풍경 너머로 시원한 바다 전경을 볼 수 있다. 또 해안식물 생태코스와 태종대 전망대, 영도 해양문화공간이 있어서 트레일 코스도 즐길 수 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일본 대마도도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사진제공 visitb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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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동 책방 골목

광복 후 한국을 도망치다시피 떠났던 일본인들의 거주지에는 집집마다 버려진 책들이 수북했다. 또한 부산에는 한국전쟁 때 들어온 미군이나 유엔군이 읽다 버린 잡지들도 많았다.

전쟁을 피해 모여든 난민들은 이런 책들을 모아 학생들에게 팔았다. 보수동 책방 골목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당시 부산으로 피란을 온 문화예술인들과 지식인들이 이곳에 모이고, 주변에 출판사와 인쇄소, 다방도 많이 생겼다. 1970년대에는 김지하, 신경림 시인 등의 금서가 은밀하게 거래되기도 했다.

지금은 인터넷과 영상 문화의 발달로 인해, 20여 개의 중고 책방이 이곳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보수동 책방 골목에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MZ 세대 역시 종이책의 향기를 맡으며 바람을 쐬고 싶을 때는 이곳을 찾아 카페와 식당가를 산책하며 정서를 순환시킨다. 흑백사진을 1장에 5000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찍을 수 있는 사진관도 있다.

사진제공 수영구청 문화관광과
사진제공 수영구청 문화관광과

광안리 해수욕장

광안리 해수욕장은 7, 8월이면 차량 출입이 통제되고 ‘차 없는 문화의 거리’로 변한다. 버스킹 음악회, 연극, 마술쇼, 댄스 경연 대회 등 다양한 문화공연과 업사이클링 제품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올해에는 한 여름밤의 클래식 음악회, 스트리트 댄스 경연 대회, 광대연극제 등의 문화공연과 보드 게임 등도 운영된다. 그중에서도 광안리 해양레포츠센터에서 진행하는 광안리 바다영화관은 인기가 높다. LED 조명이 부착된 빛나는 패들 보드를 타고 해질녘 바다의 노을을 감상하다가, 저녁에는 그대로 패들 보드를 탄 채 바다 위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를 볼 수 있다.

도보로 10분이면 광리단길도 즐길 수 있다. 해변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작은 골목에는 오래된 주택을 저마다 개성 넘치는 인테리어로 리모델링한 브런치 카페와 수제 초콜릿 가게, 요구르트집, 과일 주스 가게 등이 많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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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문화마을

산비탈을 따라 계단식으로 다닥다닥 붙어있는 파스텔톤의 작은 집들이 인상적이다. 지금은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부산의 관광명소이지만, 감천문화마을은 피란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그 낙후된 달동네가 2009년 마을미술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여러 작가와 학생들, 주민들이 합심해서 마을을 꾸민 결과, 연간 185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부산의 관광명소가 되었다. 이에 2016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의 최고상인 대통령 상을 수상하며, 지금까지 우간다와 탄자니아 공무원들을 비롯한 500여 명의 외국 공무원, 국제기구 관계자, 외신 기자들이 이 같은 성과를 벤치마킹하기 위해서 25회 이상 이곳을 다녀갔다.

감천문화마을에 도착한 관광객들은 입구의 안내센터에서 스탬프 지도를 구매해서 마을 내 입주 작가들의 공방과 공예체험실 등을 방문할 수 있다. 특히 한복대여점에서 전통한복과 퓨전한복, 개화기 의상을 저렴한 가격으로 대여해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진제공 부산시청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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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여울 문화마을

가파른 해안 절벽에 흰색과 파란색이 어우러진 집들이 옹기종기 모인 모습은 마치 이온음료의 TV 광고를 보는 듯하다. 흰 여울 문화마을은 눈부신 바닷가 풍경뿐 아니라 예술작품으로 꾸며진 벽화들을 감상할 수 있다. 원래는 한국전쟁 이후 피란민으로 북적이던 달동네였지만, 2011년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낡은 가옥을 아기자기하게 리모델링하면서 각종 카페와 기념품 숍이 가득한 문화마을로 바뀌었다. 이에 영화 ‘변호인’과 ‘범죄와의 전쟁’ 등의 배경이 되었으며, 지금도 각종 CF와 예능프로그램 촬영지로 애용되고 있다.

관광객들은 탁 트인 바다 경치를 감상하며 바닷바람을 맞고, 곳곳에 설치된 포토존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다.

사진제공 부산시청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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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visitb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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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프광장

비프광장은 옛 남포동 극장가였다. 일제강점기부터 유명 극장이 모여 있던 영화의 거리로, 지금도 개봉 극장들이 한 곳에 밀집되어 있다. 거리 곳곳에 영화감독 김기영, 해외 유명 배우 제레미 아이언스 등의 손도장이 찍혀 있어서 볼거리가 된다. 또 부산국제영화제의 전야제 행사로 유명 영화인들의 핸드프린팅 행사 등 연중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해운대에서 개최되면서 이곳은 이제 먹거리 골목으로 유명세를 새로이 떨치고 있다. 부산을 오면 꼭 먹어봐야 하는 씨앗호떡과 각종 어묵, 조랭이 떡볶이, 납작 만두는 물론이며 닭꼬치와 과일음료 등 갖가지 길거리 음식들이 즐비하다.

사진제공 트래블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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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락생태공원

뉴욕에 센트럴파크가 있다면 부산에는 삼락생태공원이 있다. 삼락생태공원은 부산 삼락동에 낙동대교 아래 면적이 472만 평에 이르는 광활한 강변공원이다. 12종목의 운동을 할 수 있는 체육장이 있고, 그 밖에 체육시설을 비롯한 잔디광장, 야생화 단지와 자연학습장, 사계절 꽃동산, 자연 초지와 습지, 인라인스케이트장, 문화마당 등이 자리한다. 이와 함께 다양한 콘서트와 생활체육대회가 연중 이어져 시민들에게 문화생활도 제공한다. 특히 사계절 꽃단지에는 봄에는 유채꽃, 여름 에는 해바라기,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피어난다. 야생화 단지에는 수십 종의 야생화들이 만개한다.

한편, 삼락생태공원은 부산의 벚꽃 명소 중 하나로서 봄에는 ‘삼락 벚꽃축제’로 꽃구경을 나온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낙동강 부근의 습지는 세계적인 철새들의 도래지로 천연기념물 제129호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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