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익선동에 가면 아름다운 한옥을 개조한 식당이나 카페가 많습니다. 기와집이든 초가집이든 한옥은 방으로 가려면 마루를 통과해야 합니다. 그런데 마루가 제법 높아서 오르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높이가 20~30cm쯤 되는 디딤돌을 마루 앞에 놓아둡니다. 디딤돌을 디디면 마루에 편하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우리 마음에도 ‘행복’으로, 혹은 ‘불행’으로 가는 디딤돌이 있습니다. 편집부는 행복으로 이끌어주는 ‘감사’라는 디딤돌에 대해 이번에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취재하면서, 여러 사람에게 ‘올해 고마웠던 사람’이
제20회 IYF 영어말하기대회에서 ‘Oh, Really?’라는 제목으로 코로나19로 가족끼리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이야기한 최인애(한국외국어대학교 2)씨가 국회의장상을 수상했다. 본지에서는 최인애 씨가 발표한 내용을 지면으로 소개한다.요즘 여러분은 주변 친구들에게, 혹은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있나요? ‘사랑해?’ ‘힘내?’ ‘넌 할 수 있어?’ ‘넌 최고야?’ 요즘 제 마음에도 저에게 굉장히 힘을 주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어머, 정말?’ 입니다. 이 한마디에 제 마음이 굉장히 따뜻
도전을 극복하고 이룩한 문명도 자신들의 성공을 절대적 진리처럼 우상화하는 오만에 빠지면 내부 분열에 의하여 소멸한다.토인비가 말하는 휴브리스그리스 신화에 휴브리스Hubris가 나온다. 탁월했지만 그 탁월함에 도취되어 자신을 과신하고 교만해진 휴브리스는 제우스로부터 버림을 받았다. 그리스어語로 휴브리스는 ‘신의 영역까지 침범하려는 오만’을 뜻한다.영국의 유명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휴브리스’를 역사 해석에 도입하여, 역사를 바꾸는 데 성공한 창조적 소수가 과거의 성공에 빠져 교만해지고, 추종자들을 무시하며,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우리는 살면서 때로는 햄블린처럼 주저앉기도 하고, 때로는 디아고스티노처럼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우기도 한다.코로나19,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하나가 당연하게 누리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어버렸다.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놓고 하루 종일 앉아 과제를 하고,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고,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 다닌 날들이 그립다.올해 초, 고등학생 때 절친했던 친구와 몇 년 만에 연락이 닿았다. 친구는 폭식증으로, 나는 교내 따돌림으로 마음이 괴로울 때 우리는 서로에게 힘이 되었던 사이다. 반가운 마음으로 만나자고 바로 약속
조선시대 최고의 거상 임상옥이 자신의 마음을 경계하기 위해 항상 곁에 두었던 물건이 있다. 그것은 장검도 아니고 열쇠도 아닌, 그저 흙으로 빚은 작은 잔이었다. 그 잔의 가르침이 어떠했기에 그는 많은 경영인의 본이 될 수 있었는지 알아본다.“나를 낳은 건 부모지만 나를 이루게 한 것은 하나의 잔이다.” 이것은 조선시대 최고의 거상巨商 임상옥이 지나친 과욕을 경계하려 곁에 두었던 잔을 일컬어 했던 말이다. 이 잔은 70%를 넘지 않도록 술을 따라야 하는데, 만약 조금이라도 더 채우게 되면 잔에 채워진 모든 술이 아래로 다 빠져나가버린
캘리포니아대학의 신경영상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사람은 하루에 최대 7만 가지의 생각을 한다고 한다. 그 가운데 80% 이상이 부정적이고 제한적이며 좌절감을 느끼게 만드는 생각들이라고 한다.‘나는 쓸모없는 사람이야.’ ‘누구도 나를 사랑하지 않아.’ ‘나는 해도 안 돼.’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이 마음에 들어와서 자리를 잡고 점점 커지면 심리적. 정신적 고통을 당하기도 하고,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을 겪기도 한다. 부정적인 생각은 이처럼 우리 삶에 악영향을 끼치는데,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부정적인 생각을 하며 사는지
일단 사랑에 빠지면, 주변에서 말려도 멈출 수 없다. 어딘가에 빠지면 그것을 멈춘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 주위에서 말리는 사랑에 빠지는 것은 그나마 낫다. 그 순간은 행복하고, 좋은 결말을 얻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삶을 뒤흔드는 ‘무서운’ 생각에 빠지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모른다.생각에 빠지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가!미국에, 천사의 목소리를 가졌다는 찬사를 받은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피아노 영재였던 오빠와 듀엣을 결성해 가수가 되었고, 스무 살이던 1970년에 ‘Close to you’라는 노래로 빌보드 차트 1위에 오
코로나19로 대학생들의 온라인 활동이 활발해졌다. 다양한 꿈을 가진 대학생들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온라인에서 만나는 ‘멘토 Zoom IN’프로그램은, 미래를 고민하는 대학생들이 같은 고민을 하는 대학생들을 위해 준비한 것이다. 이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유니브리더스의 대학생 4명을 만나보았다. 코로나19로 학교는 문을 닫았고, 초중고를 비롯하여 대학교도 ‘온라인 개학’을 선택했다. 외부 활동이 줄어들다 보니, 개강과 함께 활발하게 이뤄졌던 대학생 대외활동 및 서포터즈 활동도 잠잠해졌다. 이 상황에서 할 수
‘생각’스며들었다가 나가는 공기처럼 사람에게 영향을 크게 주면서도 친밀한 ‘생각’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사람들은 ‘생각’이 보이지 않기에 대부분 무관심에 가까울 정도로 잘 알지 못한다.그로 인해 삶에서 많은 문제가 일어난다. ‘생각’에 대하여 잘못 알고 있는 것은 바로잡고, 모르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삶이 많이 좋아질 수 있다. ‘생각’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이번호에서는 꼭 알아야 할 두 가지를 선별하였다. 잠을 못 이루게 하는 복잡한 생각, 삶을 꼬아버리는 옳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복잡한 생각
옳다는 생각왜 정확한 사실을 알아보려 하지 않을까?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것을 그대로 믿는 똑똑한 사람들현대인들이 지닌 지식의 양을 숫자로 표현하면 얼마나 될까? 자신의 전공 분야에 대해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것부터 앉은 자리에서 검색을 통해 알 수 있는 것들까지, 인터넷도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과 비교하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아는 것이 많아졌다. 그런데 다수가 같은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일까,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접할 때 사실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믿는 경향이 짙다.몇 년 전에 국내에서 붐을 일으켰던 카스텔라가 있다.
자녀들이 부모와 사이가 나쁠 수 있지만, 부모와 마음을 같이할 때 얼마나 놀라운 일이 일어나는지 말로 다 할 수 없다.여학생의 어머니는 갓 스무 살이 넘은 나이에 뇌경색으로 인해 시력을 잃었다. 너무 절망적이어서 몇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지만 앞을 보지 못하니 자살도 쉽지 않았다. 어느 날, 엄마는 죽고 싶은 마음을 접고 앞으로 바르게 살아보리라 마음먹었다.그래서 맹인학교에 다니며 앞을 못 보고 사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도로 건너는 법도 배우고, 점자도 배우고, 일자리를 위해 마사지하는 법도 배우는 등 많은 것을 배워야 했다. 그
전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심한 몸살을 겪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대처해가면서 우리나라는 많이 기울어진 모습입니다. 요 몇달은 가족과 긴 시간을 함께하거나,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거나 하는 특별한 시간인 것 같습니다. 별일은 없는지 안부 전화도 이전보다 많이 늘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피해가 크지만 오고 가는 대화 속에 사랑을 느낄 수 있어서 큰 위로를 얻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처럼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이 우리 인생에 언제나 올 수 있습니다. 그럴 때 마음을 의지할 가족이 없다면 얼마나 삭막하고 피폐해질까
집단상담 수업에서 만난 어떤 부인오래 전, 대학원 집단상담 수업에 참여한 적이 있다. 이날 모인 20여 명의 사람들은 서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젊은 30대 여군, 마케팅 회사에서 일하는 40대 남성, 어린이집 원장을 하고 있는 50대 부인 등 연령도 직업도 달랐다. 처음 분위기는 서먹했지만 사회생활을 오랫동안 했던 분들이라 그런지 자기 이야기를 꺼내놓고 공감하며 금세 가까워졌다.사회자 역할을 하는 교수님은 사람들이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여러 질문들을 던졌다.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부인이 입을 열었다
우리 인생은 하루하루가 쌓여서 만들어진다. 지금 우리 각자의 모습은 외부로부터 온 여러 요인과 수많은 변수들이 작용해 이뤄진 것이다. 최근 이목을 집중시킨 N번방 용의자의 얼굴은 편의점에서 스칠 법한 스물다섯 살 청년이었다. 대학에서 학보사 기자로 활동했으며, 보육원 자원봉사 경험도 있다고 한다. 겉모습으로 모르는 게 사람의 마음이라지만, 평범해 보이는 그가 어떻게 상상불가한 인생길을 걸어 왔는지 알 수가 없다.우연히 그 청년이 학보에 게재했던 ‘실수를 기회로’라는 글을 보았다. 요지를 소개하면, ‘학보도 한번 발행하면 돌이킬 수
저는 유독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에 젬병이었습니다. 특히 신입생 때는 고학년이 될수록 사람들과 함께해야하는 과제도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되었죠. ‘나보고 고집이 세다는데, 나만 그래?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답답함에 몸부림치며 1학년을 보내던 저는 변하고 싶어, 아프리카 ‘잠비아’로 해외봉사를 떠나게 됩니다.그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특히 매주 목요일, 토요일에는 아카데미 수업을 진행했어요. 제가 맡은 수업은 ‘태권도’였습니다. 어릴 적 태권도를 잠시 배운 실력이 다였기에, 수업하기 전에 꼼꼼히 책
“엄마! 학교 다녀왔습니다.”책을 싼 보자기를 풀어 휙 집어던지고 신발은 거의 내동댕이치듯 하고 부엌문을 열고 외친다. 어머니는 바느질을 하시다가 보는 둥 마는 둥 이렇게 말씀하신다.“오야! 배 고프재?”“안방 이불 밑에 밥공기 있대이. 얼른 먹어라.”군불을 지펴서 뜨끈뜨끈한 안방 아랫목 이불을 들쳐보면 예외 없이 뚜껑 닫힌 은색 밥공기가 식구 숫자대로 빼곡히 놓여 있었다.어쩌다 “엄마!” 하고 불렀는데 아무도 없는 빈집일 때면, “엄마! 엄마!” 하면서 텃밭에 갔다가 산 밑에 있는 큰 밭이 보이는 못 둑에 달려 올라가서 저 멀리
한자로 ‘받을 수’에 ‘뜻 정’을 써서 내 이름은 수정受情이다. 어른들의 마음을 받아 살길 바라시며 아버지가 손수 지어주셨다. 나는 내 이름의 한자 의미를 좋아하지만, 똑같은 발음이지만 ‘고치고 정돈한다’는 뜻의 수정修整도 좋아한다. 내가 그릇된 마음으로 흘러갈 때 올바른 마음으로 수정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모르고 짐작만으로 오해할 때 마음을 열고 진심을 나누면서 서로의 마음을 수정한다.오늘도 사랑하는 이들이 나의 이름을 부른다. “수정 선생님~, 수정 씨~, 수정아~” 그럴 때마다 “제 마음을 받아주세요~, 마음을 조금만 바꿔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도 청소년들은 기성세대의 눈에 항상 불안하고 부족해 보이는 법이다. 행복한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젊음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반면, 그것을 잘못 사용하면 형편없이 망가질 수 있고 주위를 크게 해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바른 판단이나 결정을 내리기에 인생 경험이 부족하고 정체성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은 잘못된 환경에 휩쓸려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문제를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려고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사회나 국가에서도 미래의
얼마 전, 멘토링을 하고 있는 학생들과 어떤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부분 본 영화여서 저마다 감상을 한마디씩 했다. ‘재밌었다’, ‘무섭다’, ‘싫다’, ‘그냥 머리가 아팠다’ 하지만 자신이 왜 그렇게 느꼈는지 근거를 들어 설명하는 학생은 없었다.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이것은 글쓰기의 육하원칙이다. 우리는 기사 글을 쓸 때 이와 같은 원칙에 따라 써야 한다고 배웠다. 다른 실용적인 글들도 이 원칙에 맞출 때 글이 윤곽을 갖추면서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구조로
초등학생 때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에 여행을 갔다가 한 카페에서 독특한 디저트를 만났다. 독일의 전통 과자 ‘슈니발렌’으로, 초콜릿으로 뒤덮인 과자와 망치가 놓여 있었다. 어색한 도구 대신 이를 사용해 과자를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일어나 과자를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런데 내 이가 부러질 것 같았다. 그제야 망치의 용도를 깨달았다. 나는 망치로 과자를 한참 부순 후 한 조각을 맛볼 수 있었다. 그날 배운 교훈은, ‘어떤 것은 깨져야만 달콤함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시간이 흘러 진학할 고등학교를 결정해야 했던 때, 나는 힘든 중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