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본지 9월호에는 한국을 방문해 마인드교육의 희망을 보고 간 술마 모랄레스 파라과이 교육과학부 차관의 인터뷰가 실렸었다. 그로부터 3개월 뒤. 파라과이 16명의 교수들이 마인드교육 원론과 교육 철학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의 여정은 무려 한 달. 학생의 위치로 돌아가 새로운 교육을 받고 명소 곳곳을 찾아 한국인의 삶과 문화를 들여다보았다고 한다. 인터뷰에 응해 준, 국립 아순시온 대학교의 세사르 페파우르 교수와 국립교육대학교의 파티마 아구에로 교수는 ‘한국을 거치는 선구적 여정’이라고 자신들의 여행을 요약했다.반갑습
열여덟 번의 가을이 지나는 동안 아이를 기다린 사람이 있었다. 주인공 김소정 씨는 바라는 대로 인생을 살아왔고 말이 잘 통하는 남편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일궜다. 하지만 오랫동안 아이가 없자 마음에 헛헛함이 커져갔다고 한다. 현대 의학으로도 어쩔 수 없는 난임難妊의 벽 앞에서 아프지만 깊이 생각해야 했고 견뎌야 했다. 간절한 그 인내의 시간을 이겨내고 마흔다섯 살에 작고 귀한 생명을 품에 안았다. ‘차미此美(이 아름다움)’라는 뜻의 딸아이 이름처럼 경이롭고 아름다운 세계가 선명히 펼쳐졌다고 한다. 자식을 얻고 열한 번째 가을을 맞은
독일 시인 릴케의 ‘가을날’이라는 시에 이런 대목이 등장한다. ‘열매들이 무르익도록 재촉해 주시고, 무거운 포도송이에 마지막 감미로움이 깃들이게 해주소서.’ 뜨거운 가을볕에 곡식이 알맞게 익어 고개를 숙이고 과일의 빛깔이 노란색 혹은 붉은색으로 물들어가는 10월의 어느 날, 기자는 농부의 ‘기다림’이 궁금해 안동에서 ‘새힘 농장’을 운영하는 권오익 씨를 찾았다. 마침 과수원에는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들이 가지 끝에 매달려 농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안녕하세요? 제가 가장 바쁜 시기에 인터뷰 요청을 드린 것 같네요.(웃음)아무래도
가을이다. 계절이 주는 풍요로움과 따사로움을 만끽하기 위해 우리는 집이 아닌 바깥 세상으로 여행을 떠난다. 익숙함을 벗어나 새로움과 마주할 수 있는 여행을 마다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현재 멕시코에서 색다른 여행을 즐기고 있는 황근영 씨가 본지의 표지 모델이다. 작년에 대구청소년센터 행사에서 우연히 멕시코 친구들을 만난 그는 난생 처음 보는 멕시코 사람에게 호기심이 생겼지만 선뜻 말을 건넬 용기는 없었다. 그런 자신에게 멕시코 친구들이 먼저 다가와 서툰 한국어로 인사를 했다. 자연스레 가까워졌고, 그 친구들은 몇 달 후 멕시코
통계에 의하면 하루 평균 2쌍이 결혼할 때 1쌍이 이혼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한 지붕 밑에 있어도 마음은 남남인 ‘정서적 이혼’까지 고려한다면, 요즘 부부 사이에 ‘소통의 부재’는 일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통의 장치는 어느 시대보다 발달되어 있는데 정작 소통의 농도와 빈도는 오리무중이다. 결혼 20년 차, 돈독한 부부애로 주변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을 사는 가수 김현호 씨가 있다. 그는 ‘대화의 연습’이 답이라고 말한다. 이 부부가 나누는 대화의 길이, 대화의 온도가 궁금해졌다. 그들의 소통에는 어떤 맥락과 서사가 놓여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꾸는 매거진 ‘투머로우’가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 속에 창간 14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며, 투머로우 매거진을 펼쳐 주변 사람들에게 온기를 전하고 있다는 독서지도사들을 찾아가본다.우리는 ‘책 읽기’를 권장하는 사회에서 살아간다. 정보를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보다, ‘똑같은 글을 어떻게 읽고 얼마나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가’가 중요한 시대다. 독서지도사의 사전적 정의는 ‘책 내용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심어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자’이다. 기자가 만난 한국독서 개발연구원 소속의 독서지도사들은
현대자동차에서 29년간 몸담았던 장동철 씨에게 직장생활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물었다. “후배로부터 ‘선배와 함께 일하게 돼 행복하다’는 말을 들었던 날이 생각나네요.” 그의 대답은 망설임이 없었다. 현직 시절, 리더의 주요 덕목으로 ‘소통’을 강조한 그는 매일 아침 직장 동료와 후배들을 생각하며 편지를 썼다. 그렇게 17년간 모인 편지가 무려 3,000통이 넘는다. 최근에는 후배들의 성원에 힘입어 편지를 엮어 책으로 출간했다. 직장에서 ‘다시 만나고 싶은 상사’, ‘어려울 때 찾아가는 상사’로 불렸다는 그를 만나서 ‘소통 비결’
기업가이자 문학인으로서, 헝가리뿐 아니라 유럽 사회에서도 영향력이 있는 야노쉬 차크János Csák 장관. 지난해 문화혁신부 수장이 된 그는 문화와 가족 정책, 과학 분야 및 고등교육과 아동복지까지 매우 방대한 영역을 아우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아시아 리더십 컨퍼런스 참석 차 한국을 처음 방문했는데, 이와 관련해 본지 특파원이 그의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했다.장관님,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한국을 다녀오신 소감이 궁금합니다.꼭 가보고 싶었던 나라였는데 드디어 다녀왔습니다.(웃음)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마치 집에 있는 것처럼
아프리카 대륙 남쪽에 위치한 에스와티니는 해외봉사 7개월 차 대학생인 박주혜, 정해선 씨가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나라다. ‘아프리카의 스위스’라고 불릴 만큼 경관이 아름다운 그 나라에는 때묻지 않은 순수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두 사람은 익숙치 않은 것들과 부딪히는 불편함을 즐거이 감수하면서 그곳에서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있다. 그들의 근황을 소개한다.안녕하세요. 에스와티니는 어떤 나라인가요?주혜 : 에스와티니의 본래 이름은 스와질란드였어요. 독립 50주년이 되던 2018년에 국명을 스와질란드에서 에스와티니로 바꿨어요. 아프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그린 포레스트’에서는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호주 식물, 열대 관엽식물, 아프리카 식물 등 희귀 식물을 키우고 판매한다. 가게를 운영하는 문현아 대표는 4년 전만 해도 일반 회사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했지만, 지금은 전문 식집사(‘식물’과 ‘집사’를 합친 신조어, 식물을 가족같이 돌보며 애정을 쏟는 사람)로 초보 식집사들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왜 15년 동안 잘 다니고 있던 직장을 그만두고, 뒤늦게 식물 가게를 차렸을까. 그 스토리를 찾아 그린 포레스트를 찾았다직장생활을 꽤 하셨는데 원래 식물 키우기에
대한출판문화협회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매일 167종의 새 책이 나온다. 1주일이면 1천여 종, 1년이면 6만 종이 넘는 신간이 쌓인다는 말이다. 요즘 나온 책들을 보려고 온라인 서점을 살피다가 눈길 가는 논픽션 책이 있었다. 《아이티 안녕!》이라는 제목이었는데, 여기서 ‘안녕’은 처음 만나 반갑다는 뜻일까, 헤어짐 앞에서 나누는 석별의 정일까, 궁금했다.책을 읽어보니, 주인공은 가난과 무기력이 가득한 아이티에 가서 자신을 던져 헌신하고 있는 37세의 선교사였다. 그곳에서의 고통과 절망, 환희와 기쁨을 글로 옮긴 그는 청소년들에게 아
우연히 ‘쓰러진 시민 살린 39세 늦깎이 순경’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위급한 상황에서 시민의 생명을 구한 김혜진 순경의 발 빠른 대처 그리고 ‘반전 이력’이라는 말에 성큼 눈이 갔다. 4~5년간 직장 업무와 육아, 경찰 시험공부를 병행했고 더군다나 어린 시절 포기했던 꿈에 재도전해 37세 때 경찰에 입직한 이력이 그러했다. 꿈이 주는 그 간절한 마음에 충실하지 않았더라면, 주어진 삶을 부지런히 겹으로 살아내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치열한 그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었다.울산남부경찰서 교통안전계로 연락을 했더니, 김혜진 순경
라틴아메리카의 한가운데에 있어 ‘남미의 심장’으로 불리는 파라과이. ‘여러 색깔의 강’이라는 뜻을 가진 국호國號답게 원주민 문화인 과라니 문화를 기반으로 주변 나라와 교류하며 다양한 색깔의 문화를 지녔다. 지구 정반대편에 위치한 파라과이는 남미 최초로 한국과 수교를 맺은 국가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각별하다. 거리는 멀어도 관계는 두터운 그 나라에서 교육과학부 소속 술마 모랄레스 차관이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교육 전문가인 그는 한국에서 무엇을 보려 했을까.안녕하세요. 현재 파라과이에서 하고 있는 일을 독자들에게 소개해주세요
2021년 2월, 볕이 따사로운 어느 날이었다. 대구대 대학원 학위수여식이 있던 날, 유독 많은 사람의 축하를 받는 사람이 있었다. 58살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범식 씨와 아내 김봉덕 씨가 그 주인공이었다. 아내는 세상 누구보다 환하게 웃었고, 남편은 그런 아내에게 모든 것이 당신 덕분이라고 학사모와 가운을 건네며 행복해했다.그는 조용히 지나온 10년을 떠올렸다. 47살에 대학 합격 통보를 받고 뛸 듯이 기뻐했던 날, 우여곡절 끝에 첫 수강 신청을 하던 날, 밤낮없이 공부에 매달렸던 날, 집으로 날아왔던 첫 성적표, 그걸 보며 활짝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졸업 후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이나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기량을 높이길 원한다.그런데 바순을 전공하고 있는 조승연 학생이 본지에 보내온 소개 글을 읽고 좀 의아했다. ‘바순 전공자가 유럽이 아닌 아프리카로 해외봉사를 간 이유가 무엇일까?’, ‘그는 에티오피아에 가서 바순 연주를 하고 있을까?’ 그런 점들이 궁금해 화상 앱을 통해 아디스아바바에 있는 그와 만났다.안녕하세요. 바순이라는 흔치 않은 악기를 전공하고 있네요.네, 저는 어렸을 때 먼저 비올라를 배웠어요. 중학생이 되면서 현악기가 저와 안 맞는
여행의 목적은 다양하다. 김희정, 이하은 씨는 국제 청소년 이슈와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프로젝트, 리더스 컨퍼런스를 진행하기 위해서 멀리 부산을 찾았다. 활발한 소통의 장소로 최적이라는 부산, 그곳에서 각국의 리더들 그리고 비슷한 목적으로 모인 전국의 대학생들과 함께 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았다. 이들의 특별한 여정을 소개한다.자기 소개를 부탁드려요.희정: 안녕하세요. 상명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김희정입니다. 졸업 전 방학은 여러 가지 의미로 정말 중요해서 다양한 계획을 세워뒀지만 이 프로젝트의
최근, 로날드 하든 총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그가 몸담고 있는 미국의 에픽 바이블 칼리지는 1974년도에 건립되었고, 졸업생의 90퍼센트가 해외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대학이다. 이번 한국 방문은 다섯 번째로, 하든 총장은 기독교지도자연합이 개최한 세계기독교지도자 포럼에 참석하러 왔다.“한국에 오면 감탄할 때가 많습니다. 한국 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흘렀지만, 한국 사람들이 당시 미국 병사들의 희생에 대해 고마움을 표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았습니다. 한국전쟁 직후, 미국이 어떤 사람을 한국에 가장 많이 보냈을까요? 바로 선교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갑작스레 소낙비가 내렸다. 커다란 박쥐우산으로도 가려지지 않을 만치 빗줄기가 굵었다. 조금 전, 마주앉아 인터뷰했던 데니스 은쿠룬지자 전 영부인은 살면서 돌연히 만난 소낙비가 많았다고 했다.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큰 목소리로 희망을 외쳤다. 우산 쓴 채로 비에 젖은 그날, 신기하게도 마음은 쾌청했다.‘희망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시작된다.빛이라곤 한 올도 없는 어둠이 진저리 칠 때 고집스런 희망이 솟아난다.그때 희망은 우리 마음에서 ‘포기’라는 글자를 지워버린다.어둠의 터널에서 헤맨 사람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많은 사람이 여행길에 오른다. 미디어에서도 유독 여행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자주 등장한다. 우리는 왜 여행에 열광할까? 그건 통하지 않는 언어,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마저도 하나의 경험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여행 중 마주하는 다름은 ‘불편’이 아닌 ‘새로움’으로 해석된다.8월호 표지의 주인공은 스리랑카에서 다름의 매력을 흠뻑 느끼고 있는 대학생 김경민, 노성도 씨다. 올해 초, 가슴에 봉사단 마크를 달고 스리랑카로 떠났다는 이들이 현지 전통복인 ‘사롱’을 입은 사진과 함께 체험기를 보내왔다. 사진 너머에 어떤
“설령 시간을 돌려, 일을 다시 시작할 기회가 주어져도 저는 거제 바다를 택할 거예요.” 세상의 수많은 바다 중 거제 바다가 가장 좋다는 신호진 씨. 거제도의 쪽빛 바다는 그가 매일 마주하는 ‘힐링’의 장소이자, 그의 생업이 이루어지는 ‘일터’이다. 밀물과 썰물의 흐름이 출근 시간을 결정하고, 바람과 파도 읽는 법을 배워야 하는 그의 직업은 바로 ‘해녀’이다. 2년 전, IT회사 사원증을 벗고 고무 잠수복을 집어 든 그에게 ‘바다’의 의미를 물었다.거제 바다가 무척 매력적인가 봅니다.특히 바닷속이 아름다워요. 거제 바다가 지리상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