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 컨퍼런스' 김희정, 이하은

여행의 목적은 다양하다. 김희정, 이하은 씨는 국제 청소년 이슈와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프로젝트, 리더스 컨퍼런스를 진행하기 위해서 멀리 부산을 찾았다. 활발한 소통의 장소로 최적이라는 부산, 그곳에서 각국의 리더들 그리고 비슷한 목적으로 모인 전국의 대학생들과 함께 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았다. 이들의 특별한 여정을 소개한다.

사진 왼쪽부터 이하은, 김희정 씨가 부산월드캠프의 리더스 컨퍼런스 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에게 있는 젊음의 순수함, 미래를 생각하는 현명함, 겁없는 도전의식을 응원하게 된다. 사진 리더스 컨퍼런스
사진 왼쪽부터 이하은, 김희정 씨가 부산월드캠프의 리더스 컨퍼런스 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에게 있는 젊음의 순수함, 미래를 생각하는 현명함, 겁없는 도전의식을 응원하게 된다. 사진 리더스 컨퍼런스

자기 소개를 부탁드려요.

희정: 안녕하세요. 상명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김희정입니다. 졸업 전 방학은 여러 가지 의미로 정말 중요해서 다양한 계획을 세워뒀지만 이 프로젝트의 매력을 잊지 못하고 올해도 여기에 와 있습니다. (웃음) 벌써 세 번째 참석이에요.

이번에는 행사 전체 총괄과 사회까지 맡아서 영광입니다.

하은: 저는 동덕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올해 2월에 졸업하고 현재 다양한 대외 활동을 통해 세계 곳곳을 다니며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 주변 친구들은 취업을 해서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대학생 때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조금 더 해보고자 리더스 컨퍼런스 기획팀에 들어가서 인사관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위해 대학생들이 각국의 장·차관, 총장님들과 한 테이블에 앉아 현안을 의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희정: 리더스 컨퍼런스는 먼저 한국 대학생들끼리 팀을 이뤄 전 세계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진단하고 그 해결책을 의논합니다. 팀플레이 토론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면 이 정리된 방안을 각국의 청소년부, 교육부 장·차관님 그리고 대학 총장님과의 미팅을 통해서 피드백, 보완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 순간이 바로 프로젝트의 꽃입니다. 세계 리더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바로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갖게 되죠. 또한 장·차관, 총장님의 서명이 들어간 표창장을 받을 영광도 얻습니다.

컨퍼런스에서 인사관리를 맡고 있는 이하은 씨는 행사장 세팅, 물품 공급, 주변 정리 등도 마다하지 않는다. 사진 리더스 컨퍼런스
컨퍼런스에서 인사관리를 맡고 있는 이하은 씨는 행사장 세팅, 물품 공급, 주변 정리 등도 마다하지 않는다. 사진 리더스 컨퍼런스

방학 때 많은 일을 제쳐두고 프로젝트에 참가한 이유가 여기에 있나요?

희정: 맞습니다. 다른 기관의 포럼이나 학회, 협업에도 많이 참여해 본 적이 있지만 리더스 컨퍼런스가 가진 이러한 강점은 거의 독보적입니다. 많은 사람과 활발하게 토론하고 교류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유익합니다.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러 명이 모여서 다양한 소리를 내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 문제 해결에는 훨씬 효과적이죠.

올해는 어떤 의제가 채택되었나요?

하은: 2023년에는 18개 국가의 대표적인 청소년 문제를 뽑아, 총 18개의 의제를 채택했습니다. 한 예로, 필리핀은 ‘삶 무기력증으로 인한 필리핀 청소년층의 높은 자살률과 우울증 문제’가 의제로 선정됐어요. 유엔이 정한 SDGs*(*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유엔 지속가능 발전 정상회의 2030 의제에 의하여, 사람과 지구의 번영, 자유와 보편적 평화를 위해 2016년 합의된 국제적인 행동 계획을 말한다.)  안에서 해결책을 찾았고 이를 좀 더 현실화하기 위해 각국의 리더들과 토의, 토론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향후에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현지에서 직접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짜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리더스 컨퍼런스에 참석했었다고 들었어요. 잊을 수 없는 리더들의 발언이 있나요?

하은: 우간다 마케레레 대학교 나왕궤 총장님이 2022년 리더스 컨퍼런스를 방문하셔서 저희에 대한 소감을 본인 페이스북에 남기셨어요. ‘한국 학생들은 절제력이 있고 집중력이 좋았습니다.’ 모두 모여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과정을 좋게 봐주신거죠. 그 말에 용기와 힘을 얻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희정: 한 장관님께서 자신의 나라 청년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책을 이야기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경영학도로서 제 전공이 다소 막연하며 탁상공론식이라는 회의감이 있었어요. 하지만 장관님의 발표를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각국 리더들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정말 진지하게 노력하고 계신 점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당장의 효력이 없을지라도 ‘저런 말들이 하나하나 쌓여서 결국 100년이 되고 그러다 보면 세상이 바뀔 수 있겠다. 장관님들의 진심을 담은 이야기들이 나라 발전의 초석이 되겠다.’는 생각에 제 마음이 바뀌게 됐습니다.

전체 총괄과 사회를 맡은 김희정 씨. 각국 장관님과의 미팅이 원활하게 진행되는지,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사진 리더스 컨퍼런스
전체 총괄과 사회를 맡은 김희정 씨. 각국 장관님과의 미팅이 원활하게 진행되는지,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사진 리더스 컨퍼런스

행사 장소가 부산인데요. 부산에 오니 어떤가요?

하은: 부산은 바다가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모르는 사람에게 쉽게 말을 걸 수 있어요. 서울을 거닐 때는 귀에 에어팟을 끼고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켜서 주변 소리를 듣지 않을 때가 많은데 부산은 바닷소리, 갈매기 소리를 듣기 위해서라도 귀에 에어팟을 꽂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과 말할 기회도 늘고, 소통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라고 생각해요. 부산에 온 것만으로도 팀 분위기가 훨씬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하나가 되어서 더 멋진 프로젝트가 될 것 같습니다.

여러 다양한 학생과 협업하는 과정은 어떠한가요?

희정: 리더스 컨퍼런스는 사는 곳, 대학교, 가치관이 다른 학생들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의견 조율과 소통은 필수입니다. ‘이해’는 영어로 ‘understanding’인데요. ‘밑’(under)으로 내려가서 바라본다는 의미가 있어요. 저 역시 프로그램의 총괄자로서 타인을 향한 무조건적인 이해의 자세로 접근하고자 하며 어느 정도 상황이 진정되고 이성적인 대화가 가능한 단계가 오면 ‘이 부분에서는 우리가 조금 실수했다. 잘못도 인정하면서 배워가자.’ 이렇게 말하며 조율해 나갑니다.

행사 전 멘토와의 만남. 멘토에게서 유익한 조언을 듣고 많은 격려를 받았다. 사진 리더스 컨퍼런스
행사 전 멘토와의 만남. 멘토에게서 유익한 조언을 듣고 많은 격려를 받았다. 사진 리더스 컨퍼런스

오늘날 청년 문제 중 개인적으로 가장 심각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희정: 희생을 싫어하는 것입니다. 1명도 낳지 않으려는 우리나라의 출산율 지표도 그렇고 취업 가능한 20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일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도 심각한 문제에요. 자기를 희생해서 뭔가를 더 얻고자 하는 그런 움직임보다 본인만 생각하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하은: 다른 세대와 소통하지 못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부모님 세대는 처음 직장이 평생직장인 경우가 많았어요. 저희 아버지도 그렇고요. 그런데 요즘은 한 직장에 들어가서 1년도 버티지 못하고 나오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직장 상사와의 갈등으로 인해 세대 간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이유가 크다고 봐요.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대한민국 MZ 세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행동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기성세대의 역할은요?

희정: MZ 세대가 ‘함께’라는 말을 배웠으면 좋겠어요. 저는 2020년도에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해외봉사를 하면서 태국, 중국, 멕시코 친구들과 1년간 한 방을 쓴 적이 있어요. 그때 내가 이 세상의 주인이 아닌 것을 알게 됐죠.(웃음) 싸워가며 서로 마음을 조율하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함께한 그 1년이 아니었다면 전 아마 나밖에 모르는 괴물이 되었을 거예요. 기성세대는 함께하는 세상을 학생들에게 느끼게 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실천하면서 학생들이 동기부여할 수 있도록요.

잠시 기획단 친구들이 흰여울문화마을을 찾았다. 부산 바다가 보이게 한 컷. 사진 리더스 컨퍼런스
잠시 기획단 친구들이 흰여울문화마을을 찾았다. 부산 바다가 보이게 한 컷. 사진 리더스 컨퍼런스

앞으로의 계획 혹은 해 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희정: 저는 경영 컨설턴트가 되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제시한 해결책으로 사람들이 변화하는 것을 지켜보는 게 정말 좋고 행복해요. 앞으로도 사람들과 만나고,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가능하면 그 과정을 총괄하는 일을 계속 배우고 싶습니다.

하은: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있기보다는 앞으로 사회에 나가 소위 ‘맨땅에 헤딩’하는 일들을 경험하고 싶어요. ‘맨땅에 헤딩’은 아무런 경험도 없는 상태에서 일단 도전해 보자는 정신인데, 지난 대학 생활 동안 그런 경험을 계속해 왔습니다. 당장은 곧 해외로 나가 리더스 컨퍼런스를 할 계획이에요. 그 나라의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현지에 있는 대학생들과 의논할 거예요. 저의 여정은 계속됩니다.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