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페파우르 교수와 F. 아구에로 교수

지난 본지 9월호에는 한국을 방문해 마인드교육의 희망을 보고 간 술마 모랄레스 파라과이 교육과학부 차관의 인터뷰가 실렸었다. 그로부터 3개월 뒤. 파라과이 16명의 교수들이 마인드교육 원론과 교육 철학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의 여정은 무려 한 달. 학생의 위치로 돌아가 새로운 교육을 받고 명소 곳곳을 찾아 한국인의 삶과 문화를 들여다보았다고 한다. 인터뷰에 응해 준, 국립 아순시온 대학교의 세사르 페파우르 교수와 국립교육대학교의 파티마 아구에로 교수는 ‘한국을 거치는 선구적 여정’이라고 자신들의 여행을 요약했다.

사진 홍수정 객원기자
사진 홍수정 객원기자

반갑습니다. 요즘 한국의 겨울이 매섭습니다. 한국의 날씨, 문화 등을 보며 어떤 인상을 받으셨습니까?

아구에로 (A) : 파라과이가 굉장히 더운 나라여서 제가 상대적으로 추운 걸 좋아하기 때문인지(웃음) 날씨 적응이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습니다. 여러 색깔의 옷을 갈아입듯 계절 변화가 뚜렷해서 흥미로웠고 한국의 모든 것이 환상적이었습니다. 저희 대학에 한국어학과가 있어요. 종종 제 교육학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글로벌한 요즘 시대에 언어만 배워야 할 게 아니라 한국에 가는 걸 꿈꾸라고 당부했는데 제가 먼저 한국을 방문하게 됐네요.(웃음)

페파우르 (P) : 파라과이의 계절은 여름 하나뿐이지만 제가 태어나 잠시 머물렀던 칠레는 안데스 산맥의 영향 때문에 지금 한국의 날씨와 비슷해요. 이 계절이 제 어렸을 때 시간을 추억하게 합니다. 이곳에서 롯데타워, 경복궁, 부산국립해양박물관 등 정말 많은 곳을 다녔습니다. 저는 산업디자인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사물을 볼 때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방문한 곳과 마주친 대상의 용도, 디자인, 마케팅 등 모든 면을 세밀하게 살피며 그에 대한 인상을 노트에 다 적고 있어요. 무엇보다 한국은 물자를 낭비하지 않고, 어떤 상황에도 쓰임새 있게 물건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탁월한 나라입니다.

좌) 세사르 페파우르 Lautaro César Pefaur Pozo A Professor at the National University of Asunción in Paraguay1956년 생. 대학에서 디자인과 교육학을 전공했다. 1990년부터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왔고 2006년부터  국립 아순시온 대학교의 그래픽 디자인, 산업 디자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광고디자인, 회화, 조각, 도예 등 다양한 예술 방면으로도 활약 중이다.​​​​​​​​​​​​​​​​​​​​​우) 파티마 아구에로 Fátima Ruth Agüero Gauto A Professor at the National Institute of Education in Paraguay1970년 생. 대학에서 교육학과 심리학을 전공해 교육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부터 교육학, 교육 경영을 대학에서 가르쳐 왔으며 현재 국립교육대학교, 아메리카나 대학교, 가톨릭 대학교 등 유수의 대학에서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페파우르 교수는 아구에로 교수 아버지의 친한 지인으로 두 사람은 친분이 있던 사이. 마인드교육 연수 가는 사실을 서로 몰랐던 그들은 출국 직전에야 알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번 인터뷰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사진 홍수정 객원기자)
좌) 세사르 페파우르 Lautaro César Pefaur Pozo A Professor at the National University of Asunción in Paraguay1956년 생. 대학에서 디자인과 교육학을 전공했다. 1990년부터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왔고 2006년부터  국립 아순시온 대학교의 그래픽 디자인, 산업 디자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광고디자인, 회화, 조각, 도예 등 다양한 예술 방면으로도 활약 중이다.​​​​​​​​​​​​​​
​​​​​​​우) 파티마 아구에로 Fátima Ruth Agüero Gauto A Professor at the National Institute of Education in Paraguay1970년 생. 대학에서 교육학과 심리학을 전공해 교육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부터 교육학, 교육 경영을 대학에서 가르쳐 왔으며 현재 국립교육대학교, 아메리카나 대학교, 가톨릭 대학교 등 유수의 대학에서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페파우르 교수는 아구에로 교수 아버지의 친한 지인으로 두 사람은 친분이 있던 사이. 마인드교육 연수 가는 사실을 서로 몰랐던 그들은 출국 직전에야 알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번 인터뷰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사진 홍수정 객원기자)

잡지 투머로우는 청소년들이 주된 독자입니다. 파라과이 청소년들은 어떠한 가치관,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P: 34년간 교수로 일하면서, 파라과이 학생들이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빠른 회복력을 갖는 걸 보았습니다. 지나간 일에 미련을 두지 않고 앞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자세를 취하며 그들에게 “어떻게 됐어?” 물어보면, “훌륭했어요. 더 잘 될 거예요.” 이런 답이 돌아옵니다. 실질적으로 그렇게 되어 가는 것에 별로 관심은 없어 보이지만(웃음) 말이라도 그렇게 한다는 겁니다. 또한 과제를 내주면 그들은 서로를 너무나 잘 돕습니다. 협력하는 자세가 몸에 배어 있어요. 역사가 그것을 가르쳐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삼국동맹전쟁으로 파라과이 사람들은 거의 학살을 당해 당시 남자의 90%가 죽었고, 나라를 재건하는 일에 생존한 여자들의 몫이 컸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일으키고 격려하면서 불모지에서 오늘날의 파라과이를 일궜습니다. 이 과정에서 파라과이인의 연대의식, 공동의 책임감, 단결심이 형성되었습니다. 또한 우리에게는 전쟁을 일으킨 사람과 전쟁한 나라에 대한 뿌리 깊은 복수심, 원한이 없습니다. 파라과이를 지도한 사람들이 그런 태도로 본을 보였고, 언론이나 교육을 통해 증오심을 자극하지 않았습니다. 절대로 바뀌지 않을 과거의 일에 대한 미련, 사람과 상황에 대한 핑계와 원망보다는 역사에서 배운 가르침을 바탕으로 오늘과 내일의 일에 몰두하고 서로를 도우며 함께 나아갑니다. 이러한 것이 켜켜이 쌓여 파라과이인의 정체성을 이루었습니다.

페파우르 교수의 활동반경은 넓다. 아순시온 시청에서 기술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열린 디자인 워크숍에 초청받았다. 강연을 마치고 학생들과 단체사진을 찍었다. 창조적인 영감을 줄 수 있는 모든 곳에 그가 함께한다. (사진제공 세사르 페파우르)
페파우르 교수의 활동반경은 넓다. 아순시온 시청에서 기술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열린 디자인 워크숍에 초청받았다. 강연을 마치고 학생들과 단체사진을 찍었다. 창조적인 영감을 줄 수 있는 모든 곳에 그가 함께한다. (사진제공 세사르 페파우르)

반면 우려되는 파라과이의 청소년 문제 혹은 고민은 무엇인가요?

A: 건강과 교육 문제입니다. 우리나라는 18살 이후에는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어서 검진을 제때 받지 못해 생기는 문제가 많습니다. 또 사회경제적인 면에서 가능성이 희박해 삶의 의욕을 상실한 일부 청소년들이 약물 및 알코올 중독에 빠져 투옥 및 사망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가족과 친구와의 연결이 끊어지고 관계가 희미해지면서 이별, 상실, 고립의 문제가 늘었습니다. 전 세계가 그러했죠. 치료와 순응의 과정 없이 갑작스레 슬픔을 감당해야 했던 그 여파로 현재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또한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아 안타깝습니다. 일정 점수가 되어야 다음 학년으로 올라갈 수 있는 학제 때문에 공부가 까다로운 점도 있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공부를 마무리하지 못하는 게 다수입니다. 특히 원주민 학생의 경우에는 언어적인 문제도 겪습니다. 부족의 말은 할 줄 알지만 공용어인 스페인어와 과라니어를 잘하지 못해 학습에서 뒤처지고, 또 낙후된 환경에서 제대로 교육의 혜택을 누리지 못합니다. 제가 30년 넘게 근무한 대학에서 최근에 처음으로 한 원주민 학생이 졸업했을 정도니까요. 청소년들이 인생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건강, 교육적인 면에서 많은 지원과 격려가 필요합니다.

그가 만든 폴리우레탄 말 조형물과 함께. (사진제공 세사르 페파우르)
그가 만든 폴리우레탄 말 조형물과 함께. (사진제공 세사르 페파우르)

교육자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실 때는 언제인가요?

P: 학생들이 저에게 “교수님, 저의 대부가 되어주세요.”라고 할 때입니다. 파라과이에서는 대학 졸업 때 교수 한 명을 대부代父나 대모代母로 정합니다. 학생들은 주로 제 이름을 적길 원해요.(웃음)

그리고 계속 관계를 유지합니다. 졸업한 지 10년이 넘은 제자들이 아직도 제게 전화를 걸어, “이건 어떻게 하죠?”라고 묻습니다. 결혼식에도 초대받고 제자의 자녀 생일에도 갑니다.(웃음) 단순히 지식만 가르치지 않았고 그렇다고 그들의 친구되기를 자처한 것도 아닙니다. 그 중간쯤에서 제가 하는 일의 재미난 부분을 계속 학생들에게 보여줬다고 할까요. 같이 나누다 보면 공감하는 지점이 커지고 이 공감대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나아갈 수 있도록 밀어주는 역할이지요.

A: 무엇을 배우고 깨우친 학생들이 축 늘어진 허리를 바로 세우고, 눈을 반짝이며 수업을 경청할 때입니다. 그들이 배우고 있다고 느낄 때, 교육을 통해 삶이 바뀔 수 있다고 느낄 때 마음이 벅차오릅니다. 또 졸업한 제자들이 계속 교직에 몸 담고 가르치는 일을 할 때, 대견하고 고맙습니다. 현재 파라과이 학생들은 의학, 기술 쪽을 선호해서 갈수록 교직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이에요. 그럼에도 교육학에 사명감을 갖고 힘든 길을 걷고 있는 아이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아구에로 교수 부모의 50주년 결혼기념일 장면. 부모님 모두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돌아가시면서 그는 큰 아픔을 겪었지만 조금씩 이겨내고 있단다.(사진제공 파티마 아구에로)
아구에로 교수 부모의 50주년 결혼기념일 장면. 부모님 모두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돌아가시면서 그는 큰 아픔을 겪었지만 조금씩 이겨내고 있단다.(사진제공 파티마 아구에로)

교육계에 계시면서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요?

P: 끊임없이 현대화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요즘 시대는 기술적으로도 굉장한 발전을 이뤄 새로운 것들이 계속 출현합니다. 파도의 맨 위에 서 있어야 합니다. 변화의 흐름 중심에 있어야 같이 흐를 수 있고,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스스로가 굉장히 많은 것을 배웁니다. 디자인과 관련된 거의 모든 컴퓨터 프로그램들을 익혔고 효과적인 교수법과 수업방식을 계속 연구 중입니다. 제 수업은 한 번도 똑같지 않아요. 내용은 같아도 가르치는 방식은 매번 달라요. 세계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데 교수들의 마인드는 잘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학생들 이 교수에게 기대하기보다, 유튜브 보면서 공부하는 게 더 빠르고 낫다고 여기는 것 같아요.(웃음) 일리가 있어요. 이번에 한국에 온 것도 제 마인드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함입니다.

A: 제자들에게 나보다 더 나아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저부터 먼저 그 싸움을 합니다. 저는 지금도 공부합니다. 주변의 친구와 동료들은 왜 그렇게 계속 공부를 하냐고 묻기도 합니다. 학생들에게 목표를 이루기가 어렵지 않다는 것을 제가 표본이 되어 가르쳐주고 싶어요.

초등학교 예비 교사들과 프로젝트 모임을 하고 있다. 파라과이 청년들이 교직에 많은 관심을 갖고 몸담아 주기를 바란다. (사진제공 파티마 아구에로)
초등학교 예비 교사들과 프로젝트 모임을 하고 있다. 파라과이 청년들이 교직에 많은 관심을 갖고 몸담아 주기를 바란다. (사진제공 파티마 아구에로)

두 분의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하는 자세가 큰 귀감이 됩니다. 이러한 배움의 열정으로 마인드교육을 받으러 한국에 오셨어요.

A: 한국에서의 한 달 과정 마인드교육 소식을 늦게 접했지만 바로 다음 날 한국행을 결심했습니다. 몸이 굉장히 안 좋은 상태여서 가족과 지인들은 긴 여행이 무리라며 만류했지만 마인드교육이 무엇일까 궁금했고 배우고 싶었습니다. 현재 학기 중이어서 수업을 온라인으로 대체하거나 제 사비를 들여 다른 강사에게 맡겼습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후회하지 않아요. 한국에서의 이 지속적인 훈련은 어려웠지만 불가능하지 않았습니다.

P: 한국에 와서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제 학교 학생들을 위해서 새벽 2시, 5시까지 온라인 강의를 했습니다.(파라과이 낮 시간대에 맞추기 위해서) 그러고 나서 바로 마인드교육 프로그램을 따라가야 했지만 괜찮았습니다. 워낙 맡고 있는 일이 많아서 그것을 잠시 접고 한 달 동안 자리를 비우는 게 쉽지 않았지만 모든 스케줄이 극적으로 잘 정리됐습니다. 출국하기 하루 전날에도 중요한 논문 발표를 무사히 끝낼 수 있었고요.(웃음) 사실 저는 파라과이에서 이미 마인드교육 원론을 구입해 읽고 있었고, 좀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어 한국에 왔는데 교수법, 교육법 차원이 아니라 제 개인에게 이렇게 큰 도움이 될 줄 몰랐습니다. 내 삶에 한 모퉁이를 돈 것 같은, 굴절의 시간이었습니다.

마인드교육 수업을 듣는 파라과이 교수진의 태도가 사뭇 진지하다. 강의를 듣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사진제공 파티마 아구에로)
마인드교육 수업을 듣는 파라과이 교수진의 태도가 사뭇 진지하다. 강의를 듣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사진제공 파티마 아구에로)

무엇이 가장 인상 깊으셨나요?

A: 교육 이론을 배웠고 교육이 어떻게 시행되고 있는지 실제 사례로 대덕링컨중· 고등학교와 같은 학교를 방문했습니다. 훌륭한 인프라, 여러 방면의 유익한 활동과 학생들의 자발적인 행동력에 큰 인상을 받았습니다. 사실 저는 의심이 많아 무언가를 잘 믿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마인드교육의 모든 설명은 너무나 과학적이고 논리적이어서 매번 감탄하며 들었고, 정서적으로도 마음을 두드리는 힘이 있었습니다. 풍토병을 앓은 후로 제 몸이 굉장히 안 좋아져서 걷는 게 버겁고 힘들었는데요. 한국의 슈올즈라는 신발브랜드를 소개받아 신고부터는 높은 곳도 오르고 계단도 밟았습니다. 이곳저곳을 정말 잘 걸었습니다. 마음 역시 많은 치유를 받았습니다. 남동생의 자살 그리고 팬데믹 기간에 사랑하는 부모님 모두를 잃게 되면서 세상에 혼자 서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상실로 인한 슬픔에 마음에 많은 생채기가 났습니다. 한없이 밀려오는 불안과 두려움의 근원들, 그것을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는 마음의 근육에 대한 이야기를 이곳에서 들었습니다. 한편 스스로와 끝없이 경쟁하고 살면서 놓치고 살았던, 살피지 못했던 주변을 돌아 보는 멈춤의 시간을 마인드교육이 허락했습니다. 내 몸이 치료받고 마음이 치유받는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의 보딩스쿨 대덕링컨중·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축하행사에서 스텝, 방송운영, 진행 등 모든 부분을 학생들이 직접 주관하는 것을 보고 큰 인상을 받았단다. (사진제공 파티마 아구에로)
한국의 보딩스쿨 대덕링컨중·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축하행사에서 스텝, 방송운영, 진행 등 모든 부분을 학생들이 직접 주관하는 것을 보고 큰 인상을 받았단다. (사진제공 파티마 아구에로)

새로운 교육을 받으러 오셨는데 그 이상으로 얻어 가는 게 많으셨나 봅니다.

P: 저도 이것은 예상치 못한 부분입니다.(웃음) 광고디자인 쪽으로도 제가 30년 넘게 일을 했습니다. 디자인이나 광고는 인간의 욕망, 욕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죠. 일정한 욕구가 있어야 도전하고 성취할 수 있는 건 맞지만, 절제가 빠져버린 욕망이 우리 마음을 어느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지, 또 내가 옳은 자의 위치에 있을 때,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때, 그 결과가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를 배워갑니다. 마지막으로 나를 강하게 옭아맨 많은 책임감, 무거운 짐들에서 놓이게 됐다고 할까요. 7살 때 어머니와의 이별, 집을 나간 것이라 원망했던 어머니가 집안 어른들에 의해 억울하게 내쫓긴 것을 40년이 지나서야 알게 된 것, 아버지의 죽음, 아내와의 이혼 등 모든 것이 절망이고 죽음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딛고 다시 시작해야 했을 때, 나 자신만을 믿을 수밖에 없었고 강한 책임감으로 저를 몰아붙였습니다. 그런데 마인드교육을 듣다 보니, 옳게 보였던 그것도 저를 불행하게 짓누를 수 있는 짐이었습니다. 몸은 최선을 다하더라도, 마음만은 편하게 쉴 수 있잖아요. 훨씬 홀가분해졌습니다.

올림픽공원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한 달 일정 동안 틈틈이 서울, 부산, 충주, 수원 등 전국 곳곳을 돌며 한국의 정취를 물씬 느꼈다. (사진제공 세사르 페파우르)
올림픽공원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한 달 일정 동안 틈틈이 서울, 부산, 충주, 수원 등 전국 곳곳을 돌며 한국의 정취를 물씬 느꼈다. (사진제공 세사르 페파우르)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A: 마음에 꿈을 꾸고 씨를 뿌리는 사람이 됐으면 합니다. 경쟁이 치열한 곳에 있으니 염려가 많을 수 있겠지만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기를,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기에 어려움을 극복하기를 응원합니다.

P: 마인드를 여세요. 지금 다가오는 세계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하는 그런 세상입니다. 한 곳에만 초점을 두거나 다른 것을 향해 마음을 닫지 마세요. 닫혀 있으면 마땅히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하고 잃고 맙니다.

이들은 마치 작은 씨앗에 아름드리나무가 들어 있는 비밀을 엿본 사람들 같았다. 자신의 소유를 팔아 보화가 숨겨진 밭을 사는 사람처럼 마인드교육의 가치를 알아본 그들은 어려움들을 감수하고 한국행을 결정했고, 한국을 통과한 이 여정을 선구적이고 위대하게 바라봤다. 이제 교육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면서 어떻게 수업과 학교 그리고 삶에 접목할 것인지 바쁜 구상이 머릿속에서 왔다 갔다 한단다. 한편, 파라과이 교육과학부 측에서 앞으로도 마인드교육 관계자와 지속적으로 협력, 연대를 강화할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파라과이의 많은 청소년들이 마인드교육이라는 아름드리나무 아래에서 건강히 뛰어놀고 평안히 쉴 수 있도록 양국의 의미 있는 동행은 계속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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