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의 겉과 속이 많이 다를 때, 우리는 그런 사람을 이중인격자라고 부른다. 이중인격에 관하여 널리 알려진 이야기로, 19세기 말 영국의 스티븐슨이 쓴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있다.소설에 등장하는 지킬 박사는 나이가 지긋한 점잖은 신사고, 하이드는 흉측한 외모를 가진 젊은 남자다. 변호사 어터슨은 친구인 지킬 박사로부터 ‘자신이 죽거나 행방불명되면 모든 재산을 하이드라는 남자에게 상속하라.’는 유언장을 기탁받는다. 그 후 어터슨은 하이드의 과격하고 이상한 행동에 대해 듣고 그가 산다는 곳 근처에서 숨어 기다리다 그를 보
오랫동안 필자는 교직에 몸담아 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교사로서의 열정과 능력의 한계를 강하게 느꼈다. ‘아! 교육이라는 것이 절대 내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구나.’ 그런데 ‘나로서는 안된다.’는 그 한계의 깨달음이 오히려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이번에는 필자가 경험한 교단일기를 재구성해서, 최근 이슈가 된 학생 인권과 교권 대립에 대한 문제를 ‘교육가족’의 관점에서 살펴본다.언제부터인지 정확한 시기를 알 수 없지만, 약 10여 년 전부터 학교 현장에서 ‘교육가족’이라는 단어가 자주 쓰이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배
작년 봄, 퇴사를 진지하게 고민했던 적이 있다. 월요일 출근을 앞둔 일요일 저녁이면 나는 습관처럼 노트를 폈고, 그 위에 머릿속 생각들을 정리해갔다. 나는 뭘 하고 싶은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왜 자꾸 마음이 잡히지 않고 배회하는지를. 1년 가까이 끝나지 않던 자문자답을 이어오다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내가 가고 싶은 길이 아니다!’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바쁜 회사생활을 하며 이런 치열한 고민을 지속해오면서 내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다. 7년째 쉬지 않고 일했으니 이 시점에서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안녕하세요. 키 작은 산악인 김미곤입니다. 강연을 들으러 오신 분들 중에 키 큰 분들이 많아서 무대에 선 제가 더 작게 보입니다. 하지만 이 작은 사람도 8,000m가 넘는 히말라야 14개 봉우리를 완등完登하고 왔습니다. 처음 히말라야를 다니기 시작한 1998년부터 2018년 7월까지 20년 동안 저는 8,000m가 넘는 14좌를 등정했습니다. 이 기록이 세계에서는 40번째, 우리나라에서는 6번째라고 합니다. 등정 기록을 하는 분들이 말해줘서 알았습니다. 저는 단지 산을 오르는 등반가여서 기록을 염두에 두지 않고 산에만 다닙니다.(
어떤 물체가 실제 위치가 아닌 다른 위치에서 보이는 현상을 가리켜 신기루라고 한다. 신기루 중에 널리 알려진 것으로 사막의 오아시스가 있다. 바닥 면과 대기의 온도 차이가 큰 곳에서 주로 신기루가 나타나는데, 사막은 표면의 공기는 뜨겁지만 위쪽 공기는 차가워 빛이 굴절해서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사막을 통과해야만 목적지에 이를 수 있는 경우가 있었다. 그럴 때, 사막에 대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그 사막을 숱하게 오간 인도자를 따라야 했다. 사막을 걷기 시작해 며칠 뒤에 저 멀리 오아시스가 보이면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좋은 건 없을 걸사랑받는 그 순간보다 흐뭇한 건 없을 걸”오래전에 사람들이 즐겨 불렀던 포크 송 가사의 한 대목이다. 가사만 보아도 미소가 머금어지는, 밝고 흥겨운 노래다. 사랑은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사람들에게 가장 소중한 감정이다. 많은 사람이 사랑을 주제로 수많은 노래를 만들고 수많은 글을 썼다. 형태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사랑은 모든 사람들 사이에 존재한다.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 형제자매, 친구…. 그래서 사랑에 대한 정의도 사랑하는 대상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성경은 사랑에 대해 이렇게
꼼꼼하고 집요한 성품을 타고난 나는 학교생활은 물론 사회생활 초반에도 내게 주어진 과제들을 빈틈없이 마무리해야 직성이 풀렸다. 이렇게 하나를 파고드는 ‘나무 지향적’ 성향은 신입 시절엔 제법 강점이 되었다. 업무에 서툴러도 문제를 만들지 않으려고 애쓰다 보니, 회사에서 믿고 맡겨주는 일들이 더 늘어갔다.어느덧 평사원 시절을 거쳐 두 번 이직한 나는 현재 직급이 대리로, 8년차 직장인이다. 묵직해지는 연차만큼 업무 범위와 책임 영역은 점점 커져간다. 회사에서는 한두 가지 일을 꼼꼼하게 해내는 것뿐 아니라, 연간계획과 중장기 전략까지
바다는 물이 모여 있는 웅덩이도 아니고, 물을 담아둔 커다란 물탱크도 아니다. 흐르고 움직이면서 바닷물을 순환시켜 육지를 비롯한 지구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바다는 생명을 기르고 희귀한 자원을 품고 있는 보물창고다. 지구의 일부로서 바다의 특징은 무엇인지, 인간의 시각에서 본 바다의 의미는 어떤지, 생각해 본다.지구의 일부로서 바다우리가 바다를 ‘드넓고 깊다’고 표현하는데 이것은 인간의 눈으로 볼 때의 맥락이다. 지구의 일부로서 바다는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지표면을 덮고 있는 얇은 막에 불과하다. 바다의 평균 수
기다리던 방학, 그러나…방학이 기다리고 있는 7월은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온갖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한 달이다. 거의 100여 일 동안 규칙적인 행동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며 많은 것들을 받아들여야 했던 빡빡한 스케줄에서 잠깐 벗어나고 싶은 마음, 방학은 그런 일탈이 허락되는 완충지대라고 할 수 있다. 더운 날씨와 함께 학기 초의 쌩쌩했던 에너지가 고갈되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 학생들에게 ‘방학’은 그야말로 천국처럼 다가올 것이다. 자고 싶을 때까지 실컷 자고, 마음껏 먹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해 보리라는 꿈을 꾸며 방학을 맞이한다.
안녕하세요? 무대에 올라와서 발표하는 것이 떨리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무척 설레기도 합니다. 저는 제 마음속을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4년 까지만 해도 저는 제 마음을 항상 가리고 사는 사람이었습니다.제게는 오래 전부터 아주 강한 신념이 하나 있었습니다. ‘내가 잘 보여야 다른 사람이 나에게 잘해줄 것이다.’입니다. 나에게 싫은 말을 하는 친구가 있어도 마음으로는 미워했지만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았습니다. 그래야 사랑받을 것 같았거든요.그런데 고등학교 때 한 선생님에게는 이것이 전혀 통하지 않았습니다. 저를
안녕하세요? 오늘 여러분께 투머로우 잡지를 읽으면서 생긴 제 삶의 변화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2학년 때 대학 도서관에서 이 잡지를 처음 보았습니다. 당시 우리 집 형편이 어려워서 저는 새벽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교에 다니고 있었어요. 나 스스로를 챙기는 일도 벅차서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지 못했기에, 교우관계나 가족관계가 썩 좋지 않았습니다.그때에 제가 보았던 투머로우 4월호 안에는 어떤 학생이 밝게 웃고 있는 사진과 기사가 실려 있었습니다. 저는 그 학생에게 어떤 행복한 일이 있길래 이렇게 밝게 웃을 수 있는지 호기
“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 흐린 날도 날이 새면 해가 뜨지 않더냐. (중략)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많은 사람들의 귀에 익숙한 노래 ‘사노라면’의 노랫말이다.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자신의 재주나 소유하고 있는 것들을 바탕으로 원하는 삶을 그리고, 우리가 그린 꿈이나 계획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간다. 우리가 그리는 행복에는, 특별히 염두에 두지 않지만 자연이 거저 주는 선물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햇빛과 달빛, 비와 바람, 산과 바다, 나무와 풀들, 맑은 공기, 예쁜 무지개 등 다 헤아리기도 어렵다.
강연 시작에 앞서 싱가포르의 한 호텔을 소개하려 합니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인데요. 싱가포르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로 세 개의 빌딩 위에 큰 배가 올려져 있는 모습입니다. 특이한 외관만큼 건축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세계 굴지의 건설 기업들도 이 호텔의 건축 시공 입찰을 포기할 정도였죠.그렇다면 이 건물을 누가 지었을까요? 그 주인공은 바로 한국기업인데요. 흔히 잘 알려진 삼성물산, 현대건설이 아닌 ‘쌍용건설’입니다. 이 기업은 국내 시장보다 해외로 눈을 돌려 세계 고급 건축 시장에서 큰 성공을 이루고 있는데요. 여러분
2023년 4월 25일 오후 4시, 성남의 서울공항에 우리 교민 28명을 태운 공군 수송기가 착륙했다. 곧바로 트랩이 연결되고 문이 열렸다. 군벌 간의 무력 충돌로 아수라장이 된 북아프리카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서 고립 위기에 처했던 이들이 한국 땅을 밟자 감격 어린 표정을 지었다.수단 교민 구출 작전 ‘프라미스Promise’는 말 그대로 ‘약속’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국가가 최우선으로 지키겠다는 뜻에서 명명되었다. 재외 국민과 외교 주재원들이 무사히 귀국하기까지 앞뒤에서 도운 손길이 꽤 많았다. 버스로 1,100킬로미터를 달려
지난 4월 2일 ‘세계 자폐인의 날’을 기념하여 푸에르토리코의 카타뇨 시에서 ‘자폐인의 날’ 행사가 열렸다. 행사 순서 중에 굿뉴스코 해외봉사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추은상 학생의 발표가 있었다. 어려서부터 자폐성 장애 스펙트럼의 하나에 속하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던 그가 강단에 서서 아직 서툰 스페인어로 또박또박 말했고, 그가 전한 희망의 메시지에 카타뇨 시장님 부부를 비롯해 참석한 자폐아와 부모들이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 감동 스토리를 본지의 독자들과 공유한다.발표자 추은상(배재대학교 3학년)Hola~ 안녕하세요. 저는 한
한동안 청소년들에게 ‘밸런스게임’이 유행했다. ‘여름에 에어컨 없이 지내기 vs 겨울에 히터 없이 지내기’처럼 고르기 힘든 두 조건을 임의로 만들어 놓고 조금이라도 내가 더 좋아하는 것을 고민해서 선택하게 하는 게임이다. 강의를 시작하기 전, 어색하고 딱딱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나도 꽤 자주 활용하곤 했다. 처음에는 밸런스게임에 재미난 상황을 주로 제시하다가, 마지막에는 강의에 오신 부모님의 의중이 궁금해서 난해한 질문을 드렸다. ‘내가 좀 희생을 하더라도 자녀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vs 자녀 인생은 자녀의 것이고, 일단
생명이 피어나는 봄이다. 농부는 열매나 채소를 거둬들일 것을 기대하며 논에나 밭에 씨앗을 심는다.나는 산으로 둘러싸인 조그마한 읍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냈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우리 집에는 먹을 것이 넉넉지 않아, 쌀농사는 아니어도 밭에 감자나 고구마 등을 심어 먹었다. 나도 학교에서 돌아오면 가끔 산에 가서 밭으로 만들 땅을 파서 갈아엎고, 돌들을 치우고, 잡목들을 제거했다. 그렇게 만든, 산 이곳저곳의 작은 밭들에 감자를 심고, 감자를 캔 뒤에는 고구마를 심었다.밭을 일구고, 종자를 심고, 작물이 잘 자라도록 돌보는 일은
따뜻한 봄이 시작되면 해마다 어김없이 찾는 곳이 경기도 장흥면에 있는 양주화훼단지다. 아직 꽃샘 추위가 있지만, 이곳에 가면 초록식물과 봄꽃들을 먼저 만날 수 있다. 다육식물, 관엽식물, 형형색색 봄꽃을 피운 화분들이 가슴을 설렘으로 바꾸어준다. 겨우내 누군가 애써 가꾸어 두었다가 내놓은 선물처럼 아기 손톱만치 작은 안개꽃, 꽃이 꽉찬 수국, 겹겹이 올라오는 장미 등을 보면 마음이 열린다.차를 조금 더 타고 가면 파주 마장호수가 나오는데 호수 둘레길을 따라 걷다보면 쭉쭉 뻗은 소나무 숲과 단풍 나무들을 볼 수 있다. 눈길을 멀리 옮
나는 한국에서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 멕시코 사람이다. 여기에 온 지 벌써 5개월이 지났다. 평소 외교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1년 전 여행차 왔던 한국의 매력에 빠졌고, 멕시코와 유독 교류가 많은 나라인 한국에서 유학을 결심했다. 조금 늦더라도, 내가 꿈꿨던 일을 해보고 싶었다. 부모님은 나를 만류하셨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올해 초, 고집스러운 딸에게 화를 내시는 엄마와, 조용히 눈물을 닦으시는 아버지를 뒤로한 채 나는 한국에 도착했다.한국살이 첫째 관문은 살 ‘집’을 구하는 것이었다.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감사하게
배움의 장소에서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은 새해의 첫 달인 1월보다 더 활기차고 긴장감 넘치는 시기다. 달리기 대회에서 출발 신호를 기다리며 준비 자세를 취하고 있는 기분이랄까? 학생들과 교사, 학부모들은 올해 교실에서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일들을 마주하게 될지 기대를 갖는다. 그래서 3월은 항상 설렘과 열정으로 가득하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일들을 새 다이어리에 적어 보는 것 또한 행복한 일이다. 잘 알려진 심리학자 매슬로우A.H.Maslow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의 피라미드형 구조로 설명한다. 하단부의 욕구가 채워지면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