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머로우 말하기대회 대학부 1등 수상자 박성경

안녕하세요? 오늘 여러분께 투머로우 잡지를 읽으면서 생긴 제 삶의 변화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2학년 때 대학 도서관에서 이 잡지를 처음 보았습니다. 당시 우리 집 형편이 어려워서 저는 새벽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교에 다니고 있었어요. 나 스스로를 챙기는 일도 벅차서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지 못했기에, 교우관계나 가족관계가 썩 좋지 않았습니다.

그때에 제가 보았던 투머로우 4월호 안에는 어떤 학생이 밝게 웃고 있는 사진과 기사가 실려 있었습니다. 저는 그 학생에게 어떤 행복한 일이 있길래 이렇게 밝게 웃을 수 있는지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기사를 읽어 보니, 아프리카로 해외봉사를 다녀오면서 진정한 행복을 찾았다고 했습니다. 저도 그렇게 행복해지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학생의 부모님은 이혼을 하셔서, 누가 보아도 행복하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어려움들을 딛고 일어나 ‘지금 나는 정말 행복하다. 그리고 나는 누구보다도 부모님을 사랑한다!’라고 말하고 있더라고요. ‘나도 이렇게 밝게 웃고 싶다!’ 내 안에서 이런 외침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저도 그 학생이 다녀온 해외봉사 프로그램에 등록해 아프리카 말라위로 봉사를 하러 갔습니다. 아프리카가 가난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사진에서나 본 6.25 전쟁 당시 같을 줄은 몰랐습니다. 너무 가난한 그곳에서 지내면서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밥도 굶어 보고, 현지인들과 함께 잠을 자고…. 아프리카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과 많이 달랐습니다. 우리와 문화도 다르고 먹는 것도 다르고 입는 옷도 달랐지만, 무엇보다 그들의 마음은 제 마음과 매우 달랐습니다.

말라위에서 6개월 정도 지났을 때, 저는 빨리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처음엔 변화를 기대하며 아프리카로 갔는데, 저는 어느새 한국으로 빨리 돌아갈 날만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그러던 어느 날 새벽에 사건이 터졌습니다. 제가 사는 말라위에서는 일주일에 한번씩 트럭으로 6백 미터 정도 떨어진 우물에서 먹을 물을 길어 나르는데, 물을 싣고 오던 트럭이 고장 나서 다 같이 트럭을 밀어야 한다는 연락을 받은 겁니다. 문제는, 우물은 내리막길에 있고 물을 옮겨갈 집은 오르막길에 있다는 거였죠. 새벽 3시에 나가서 두 시간 동안 트럭을 밀었지만, 1백 미터도 못 갔습니다. 이런 무모한 일을 계속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저는 이 나라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와 달리 옆에 있는 현지인 친구들은 웃고 장난을 치면서 트럭을 뒤에서 계속 밀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에 화가 치밀었습니다. ‘이 일을 빨리 끝내고 집으로 가서 자야 할 텐데 왜 저렇게 장난만 칠까? 매사에 왜 진지하지 못할까? 집중해서 빨리 하면 서로 좋잖아. 한두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일을 네 시간째 이러고 있는 게 아무렇지도 않나? 왜 생각이 없지?’

대학부 1등상을 받은 박성경 참가자
대학부 1등상을 받은 박성경 참가자

결국에 나는 한 친구와 싸움이 붙었습니다. 평소엔 영어를 잘 못하지만 그 순간 만큼은 제 입에서 영어가 술술 나오더라고요. 친구와 싸우면서, 처음으로 제 마음을 이야기했고 그때 친구의 마음도 알았습니다.

“나는 네가 정말 싫어. 왜 이런 식으로 일을 하는지 정말 이해하지 못하겠어. 너도 나도 다들 피곤한데 왜 항상 너희들은 일을 할 때 이렇게 생각 없는 것처럼 느긋하게 행동하는지 나는 잘 모르겠어.”

“우리 아프리카 사람들은 즐겁게 하는 걸 좋아해. 무엇을 하든지 기쁘게 하면서 하는 걸 좋아해.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면서 그 일들을 하는 거야. 같은 일을 하더라도 그냥 하는 것과 기쁜 마음으로 하는 건 전혀 달라. 나는 네가 이곳에서 뭐든지 즐겁게 하는 법을 배우면 좋겠어.”

싸우고 나자, 신기하게도 아프리카가 내 집처럼 편안해졌습니다. 그 후로도 저는 아침에 일어나 물을 길어오고 맛없는 아프리카 밥을 먹고 또 때로 굶기도 하면서 똑같은 상황 속에 지냈지만, 제 마음을 열어 대화를 하고 난 후로는 이곳에 살고 싶다는 마음까지 들 정도로 너무나 달라졌습니다. 말라위를 떠나는 날, 그동안 함께한 친구들이 울어서 저도 울기도 했는데 마음은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저는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고 새벽 5시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그 시간에 부모님은 미리 공항에 나와서 아들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부모님을 만나 집으로 가는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처음 같아요, 부모님과 그런 많은 대화를 해봤던 것은. 집으로 돌아가는 세 시간이 긴 인생에서는 짧은 시간이겠지만 그 시간을 통해 저는 부모님의 마음을 만났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저는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대화라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과 내 마음이 정확하게 만나서 교류를 하는 것인데, 저는 제 사정이나 제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저를 드러내는 것에만 관심을 쏟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제가 대화를 할 때는 상대방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먼저 들으려고 합니다.

나의 하루는 예전처럼 새벽 아르바이트로 시작하고 또 매일매일 바쁜 시간이지만,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들어보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에 교우관계도 좋아지고 부모님과의 관계도 더 좋아졌습니다.

제 삶에 찾아온 변화의 시작점은 투머로우라는 잡지였고, 그 기사들은 제게 변화를 꿈꾸게 해주었습니다. 지금도 저는 투머로우를 정기구독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만약 투머로우를 보신다면 잡지에 나오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잘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거기에 나와 있는 이야기들은 그들의 마음이며 삶이니까요. 제 삶이 한 학생의 이야기를 만나 변화했듯, 여러분들도 그런 이야기를 만난다면, 여러분의 삶에 값진 것을 얻을 것입니다.

외딴 섬처럼 혼자 살아가는 저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바꿔준 투머로우에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하며 발표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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