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좋은 건 없을 걸

사랑받는 그 순간보다 흐뭇한 건 없을 걸”

오래전에 사람들이 즐겨 불렀던 포크 송 가사의 한 대목이다. 가사만 보아도 미소가 머금어지는, 밝고 흥겨운 노래다. 사랑은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사람들에게 가장 소중한 감정이다. 많은 사람이 사랑을 주제로 수많은 노래를 만들고 수많은 글을 썼다. 형태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사랑은 모든 사람들 사이에 존재한다.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 형제자매, 친구…. 그래서 사랑에 대한 정의도 사랑하는 대상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성경은 사랑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하며, 투기하지 않으며, 자랑하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으며, 무례하게 행하지 않으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않으며, 성내지 않으며 …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딘다.” 자신이 만족하기 위한 사랑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를 온전히 위하는 완전한 사랑의 모습이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속담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위하고, 자신을 지키며, 타인에게 존중 받으면서 살기를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끝없는 무시나 무관심 속에서 지내는 것은 견디기 힘들다. 그런데 자신의 유익을 구하지 않고 자신을 나타내지도 않으며 늘 부드럽고 모든 것을 참고 견디는 사랑이라면, 밟아도 꿈틀하지 않고 계속 사랑한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우리가 이런 사랑을 받는다면 어떤 반응을 보이겠는가? 아마 두 가지로 확연히 나뉠 것이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거나, 형용 못할 감정을 느낄 것이다. 사랑하는 이가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지 않으니, 그 사랑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자신에게 그런 사랑이 쏟아지고 있는지 전혀 모른 채 살아갈 것이다. 반대로 그 사랑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사와 감동과 행복을 느끼며 살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가 1890년에 그린 작품 ‘첫걸음’, 사진제공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빈센트 반 고흐가 1890년에 그린 작품 ‘첫걸음’, 사진제공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한없이 깊은 사랑은 소란스럽지 않다. 끝없는 포용으로 우리를 감싼다. 인생길을 잘 걷는 사람은 그런 완전한 포용의 필요성을 그다지 느끼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사랑하며 살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내세울 것이 없거나 어떤 이유로 인생이 한 번 꺾인 사람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사랑하면서 행복을 만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그런 사람에게는 완전한 포용이 넓고 깊은 쉼을 가져다줄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따라 사람들과 함께하고, 사랑하며 산다. 그 안에서 행복을 찾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낀다. 그렇게 지내다가, 자신에게 실망하든 타인에게 실망하든, 살아야 할 이유나 가치를 잃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쓸쓸함과 서글픔 속에서 세상을 향해 마음의 문을 닫거나 절망감과 허무감 속에서 인생을 접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완전한 사랑에 안겨야 한다. 사랑 안에서 한없이 깊은 감사와 행복을 느끼며 살아야 한다.

글 박민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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