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아트렉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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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의 겉과 속이 많이 다를 때, 우리는 그런 사람을 이중인격자라고 부른다. 이중인격에 관하여 널리 알려진 이야기로, 19세기 말 영국의 스티븐슨이 쓴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지킬 박사는 나이가 지긋한 점잖은 신사고, 하이드는 흉측한 외모를 가진 젊은 남자다. 변호사 어터슨은 친구인 지킬 박사로부터 ‘자신이 죽거나 행방불명되면 모든 재산을 하이드라는 남자에게 상속하라.’는 유언장을 기탁받는다. 그 후 어터슨은 하이드의 과격하고 이상한 행동에 대해 듣고 그가 산다는 곳 근처에서 숨어 기다리다 그를 보고 말을 걸었으나 그는 도망치듯 사라진다. 하이드는 정말 흉측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어터슨은 지킬을 찾아가 하이드에 관해 이야기하지만 지킬은 별 일 아니라는 반응을 보인다.

어느 날 밤, 한 사람이 잔인하게 살해되고 목격자의 증언으로 범인이 하이드임이 밝혀진다. 경찰이 하이드를 체포하기 위해 그의 집을 급습하지만 그는 어디론가 사라진 뒤였다. 시간이 흘러 지킬 박사의 하인 폴이 어터슨을 찾아와 주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고 말한다. 어터슨은 폴과 함께 지킬의 집으로 달려간다. 어터슨은 방문을 사이에 두고 지킬과 대화를 시도하는데, 지킬의 목소리가 평소와 달랐다. 어터슨과 폴은 방 안에 하이드가 있다고 확신하고 문을 부수고 들어간다. 그러나 거기에는 죽음을 선택한 하이드만 있었다. 지킬을 찾지 못한 채 자신에게 남긴 지킬의 편지를 가지고 어터슨은 돌아온다.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지킬은 자신의 내면에서 악한 면을 분리해내는 실험에 성공해, 어떤 약을 먹으면 속에 있는 악한 면이 겉으로 드러나 하이드가 된다는 내용이었다. 지킬은 하이드로 변해서 규범에 매이지 않고 자신의 악을 표출할 수 있다는 것에 쾌감을 느꼈지만, 점점 하이드에게 잠식당해 갔다. 나중에는 자주 하이드로 변하고 결국 살인하는 데에 이르렀으며, 자살로 숨겨진 진실을 덮은 것이다. 편지를 읽고 어터슨은 하이드의 죽음으로 지킬과 하이드가 모두 사라졌음을 알게 되고, 소설은 끝이 난다.

사람은 누구나 선하게 살고자 하는 마음과 악을 행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서로 다른 두 마음 사이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잘못을 행해 인생이 망가지거나 파멸로 치닫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죄를 짓고 싶어하는 욕망을 제어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추악하거나 탐욕스럽거나 잔인한 욕망의 문을 열어, 겉은 반듯해도 속에 있는 아주 더러운 모습이 밖으로 튀어나오는 때가 있다. 혹은 어느 곳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이지만 다른 곳에서는 형편없는 모습으로 살기도 한다. 그런 사람을 우리는 이중인격자라고 부른다.

이처럼 ‘이중인격자’는 괜찮은 모습과 달리, 이면에 아주 좋지 못한 모습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아름다운 이중인격도 있다. 겉으로는 여느 사람처럼 사는데, 속에는 아주 좋은 마음이 담겨 있는 사람들이 그렇다.

좋고 아름다운 인격은 우리 안에 어떻게 형성되는가? 성경은 거듭나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신약 성경의 많은 부분을 쓴 바울은 ‘내가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졌다.’고 하고, ‘내 안에 그리스도가 산다’고 했다. 악을 미워하고 선을 사랑하며 타인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내줄 수 있는, 그리스도와 같은 새로운 인격이 그의 마음에 자리 잡은 것이다.

겉으로는 반듯한 것처럼 살지만 속은 더럽고 잔인한 이중인격을 가진 불쌍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겉은 여느 사람과 다를 바 없지만 속이 맑고 깨끗하며 사람들을 사랑하는 이중인격을 가진, 행복한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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