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곡나루역 근처에서 건축 디자이너 김영언 씨를 만났다. 유독 규모가 큰 건물들이 밀집한 신시가지였는데, 잠시 걷는 동안에도 그는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독특한 문양이 눈에 띄는 어느 건물을 발견한 그는, 단 몇 분 만에 건물의 용도와 건축가의 이름을 검색해냈다. 최근에 그곳에 개관한 아트센터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했다고 하니, 이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새로운 공간을 보면, 언제나 눈이 반짝거리는 그는 2년 차 신입사원이지만, 4년간 팀장을 맡았던 디자인 동아리에선 고참 선배로 불린다. 숨 가쁘게 20
쌀쌀한 바람 불어오는 11월이 되니 ‘김치’와 관련한 키워드가 인기 검색어로 떠오른다. 예전에는 젓갈이며 고춧가루 등 김장 속재료가 주요 관심사였다면, 요즘에는 맛있는 김치를 주문할 수 있는 브랜드를 알아보는 이들이 더 많다. 핵가족과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이 비용적으로나 시간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김장에 도전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치 연구가 배양자 씨는 김치를 만들기 어렵다는 생각만 바꾸면 혼자 살면서도 맛있는 김치를 담가 먹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얼마 전, 그 비법이 담긴 책을 출간했는데 그 안
성큼 다가온 가을이다. 추석이 지나자마자 코끝으로 느껴지는 공기는 차갑고, 하늘은 파랗고 높다. 이 계절이 오면 이상하게 산을 오르고 싶다. 평상시엔 산을 즐겨 찾지 않음에도 말이다. 예전엔 울긋불긋 단풍이 가을산의 대명사라고 여겼는데, 등산이 취미인 친구에게 물으니 지금은 은빛으로 물든 억새밭을 가야 한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억새군락지로 유명한 명성산을 직접 올라보기로 했다. 그 길에 20년 넘도록 등산을 해온 최재범 씨가 동행했다. 등산크루 ‘귤’의 모임장인 그와 등산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며 산행을 시작했다.
서점에 가면 여행 서적 코너에 꼭 들른다. 책장 가득 채운 책들이 모두 ‘여행’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담긴 내용은 각양각색이다. 여행지부터 다양하다. 국내 여행, 유럽 여행, 동남아 여행, 아프리카 여행, 섬나라 여행…. 여행을 떠나는 이유도 수십 가지. 쉬고 싶어서, 삶의 의미를 찾고 싶어서, 요리를 배우기 위해서 등등. 어떤 여행이든 여행이 좋은 건, ‘새로운 무언가’를 느끼거나 만나게 된다는 점이 아닐까.색다른 여행을 다룬 책이 있다. 한 달 전 완결한 만화책 시리즈 이다. 이 책을 처음 보았을
2019년도에 스리랑카로 해외 봉사를 다녀온 최원태 씨는 최근 그 시절이 떠올랐다. 스리랑카의 자프나Jaffna 지역을 5일 동안 무전여행하면서 얻은 소중한 추억이 자꾸 생각난 것이다.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곳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누구를 만날지 전혀 종잡을 수 없었지만, 현지인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느끼며 무전여행을 무사히 마쳤다. 그 경험을 살려 이번엔 생애 두 번째 무전여행을 떠났다. 최소한의 짐을 담은 배낭과 기타 하나를 어깨에 메고 말이다. 그의 기행이 궁금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무전여행
어린 시절 읽던 동화책에는 유독 ‘모험’이나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이 많았다. 가령, 토끼가 곰 친구를 찾아 멀리 떠나는 이야기는 세계 만국 어린이들 모두에게 통하는 스토리였다. 소중한 사람을,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훌쩍 떠나는 모험기. 현실에서 실현이 어렵긴 하지만, 동화책에만 나오는 이야기는 아니다. 올해 여름, 치솟은 항공료와 까다로운 입국 절차를 뚫고 한국으로 모험을 떠나온 이들이 있었다. ‘한국 문화’를 연결고리로 온라인에서 사귄 한국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온 ‘가다, 바라켓, 찬드니, 빠룰, 모린
기자는 몇 달 전, 페인트 사업을 하는 분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1급 발암 물질인 라돈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코팅제를 개발했고, 아파트가 많은 우리나라에 가장 잘 맞는 시공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아파트의 특성 상, 콘크리트와 건축자재에서 배출되는 라돈을 완벽히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라돈 방출량은 아시아에서 가장 높다. 일본의 7.8배, 중국의 2.8배가량 높은데, 그 이유는 콘크리트 구조물 때문이다. 그렇다고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을 터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인터뷰를 약속한 청년 농부 이지명 씨가 토마토 농장 사진을 보내왔다. 잘 익은 과실 하나에는 농부의 땀과 애정이 담긴다. 뙤약볕을 견디고, 새벽이슬 맞으며 과실을 살피는 농부의 한 시절이 담긴다. 사진 속 잘 익은 토마토가 청년이 보내온 그 시절을 말하는 듯했다.“모든 농사가 그렇듯, 토마토 농사를 짓기 위해선 농부가 무척 섬세한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토마토 모종을 심는 것부터, 잘 키워내 수확하기까지 그 모든 과정에서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보살펴야 하죠. 토마토를 보면 볼수록 사람도 그와 같다고 생각해요. 홀로 자라나
“밥 먹언?”“무사 맨날 늦엄시니?”얼마 전, 뜨거운 관심 속에 막을 내린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나오는 대사이다. 생생한 제주어의 말맛을 담은 이 드라마는 생소하고 낯선 제주 사투리를 우리와 가깝게 만들었다. 제주 사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사투리를 제대로 구사해내는 배우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가 하면, 잘못된 표현에 대해선 아쉬워하는 등 열띤 토론을 나누는 풍경이 그려지기도 했다. 유네스코가 소멸 위기 언어로 지정했던 제주어가 최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언어에는 그 지역의 문화, 역사, 정신이 모두
직장인을 대상으로 2020년에 실시한 인크루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퇴사를 고민하는 이유의 1위는 대인관계였다. 직장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사람 때문에’ 마음 고생하고, 어려웠던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최대한 상처받지 않으려고 사람과 거리를 두려고 하는데, 이와 반대의 길을 택한 사람이 있다. 무엇보다 사람을 만나 대화하는 게 즐거워 고객 응대가 중심인 영업을 시작했다는 김진홍 씨. 에몬스가구 전략기획실에서 근무하는 그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사람과의 대화가 즐거워서 영업을 시작하셨다고요.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조금
우리는 여행을 통해서 인생을 배운다. 혼자 여행하면서도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걸 배우고, 사랑할 대상과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그리고 돌아올 즈음엔 행복이이미 가까이 있었음을 깨닫기도 한다. 최갑수 작가가 수십 년 해온 여행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내면에 있는 여행하는 인간Homo Viator의 본질을 찾아 떠나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일상이 회복되면서, 하늘을 나는 비행기만 봐도 ‘아, 떠나고 싶다!’는 말들을 합니다. 여행 전문 작가에겐 코로나가 더 힘든 시간이었겠지요?정말 그랬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주위의
지난 연말에 가수들을 위한 오디션 프로그램인 ‘싱어게인2’을 보다가 반가운 얼굴이 나왔다. ‘헤븐Heaven’이란 노래로 잘 알려진 김현성 씨였다. 성대결절로 가수를 그만두었던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한 음 한 음을 내뱉었다. 심사위원 석에 앉은 가수들은 그의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고, 오랜만에 얼굴을 비춘 덕분에 시청자 게시판과 유튜브에는 그를 응원하는 글이 쇄도했다.문득 김현성 씨의 근황이 궁금해 찾아보니, 현재 그는 가수 겸 작가로 활동하고 있었다. 2015년에 첫 출간을 했고, 지난 4월에 라는 그림책을 세 번째
시기마다, 사람마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정연주 작가의 경우, 그 이유가 음식이라고 말한다. ‘한없이 먹는 것을 생각하며 돌아다녔던 자신의 미식 여행 기록’을 책으로 출판해 미식 여행의 다채로운 즐거움을 전하며 사는 그를 만나본다. Q. 미식 여행, 생각만 해도 즐겁습니다. 하지만 음식은 여행 중 일부로 여기는 경우도 많은데요. 특별히 ‘음식’에 여행의 방점을 두는 이유가 있는지요?제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같은 장소로 떠나더라도, 떠나는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보고 싶어 하는지에 따라 달
‘여행의 이유’로 첫 번째 만나본 사람은 이상민 씨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지쳤다면 캠핑을 떠나보라고 권하는 그는 주말에는 자연이 주는 위로를 찾아 떠나는 7년차 캠퍼이자, 주중에는 직장인이다. 금요일 저녁이 되면, 캠핑을 떠나서 먹을 음식을 장보느라 설렌다는 그를 만나 여행기를 들어보았다. 안녕하세요. 캠핑을 시작한 지는 얼마나 되었나요?저는 배낭과 카메라를 들고 자연 속에서 마주하는 순간을 기록하는 여행가이자 백패커입니다. 물론 매일 그러는 건 아니고 주말에만 그렇게 삽니다.(하하) 제가 캠핑을 시작한 지는
“저는 이곳에 와서, 청소년들을 향한 리더의 열정을 느꼈습니다. 청소년들을 위하는 진심을 느꼈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이들을 올바르게 이끌어주는 어른이 없다면, 미래도 없습니다. 모든 아이들은 양질의 교육을 받고, 든든한 지지를 받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리더스 포럼에 참석한 가브리엘 라미레즈Gabriel Ramirez 박사의 스피치가 끝나자, 큰 환호와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20여 년간 교육 외길을 걸어온 그는 LA 몬테벨로 시市에 위치한 타임 커뮤니티 스쿨 설립자이기도 하다. 그가 이 포럼에서 발견한 ‘열
포럼 중에는 마인드교육 강사의 특강이 있었다. 마이크를 들고 앞에 나온 쟈니 창 Jone Chang은 ‘마음의 세계를 배우며 교도소를 들락날락하던 삶을 청산했다’라고 말하며 쉽게 꺼내기 힘든 자신의 과거를 풀어놓았다. 그의 인생을 변화시킨 마인드교육. 그 힘을 느낄 수 있는 강연을 지면에 싣는다.안녕하세요. 이곳에 오신 여러분들에게 제 이야기를 하려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마인드교육이 제 삶을 얼마나 바꿔 주었는지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저는 LA 동쪽에 위치한 가난한 동네에서 자랐습니다. 이런 동네에는 갱Gang들과 마약을 하는 사람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구 위 모든 사람들에게 크든 작든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모여 일하는 기업에도 마찬가지였다. 기업은 발전에 앞서 생존을 챙겨야 했지만, 팬데믹 장기화로 파산하는 일도 많았다. 특히 뷰티 업계는 소비가 줄고 해외수출까지 막혀 어려움이 컸던 분야다. 그런 중에도 수출을 늘리고 회사 역량을 키워간 중소기업이 있다. 전문가용 헤어제품으로 국내 3위의 시장 점유를 하고 있는 (주)피엘코스메틱이 그곳이다. 어떻게 위기를 넘겼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 건지, 또 코로나의 기억이 무엇으로 남았는지 박경래 대표를
‘해방’이란 구속이나 억압, 부담 따위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을 뜻한다. 일상에서는 자주 쓰지 않던 이 단어가 최근 SNS와 각종 미디어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스스로 ‘나는 무엇에 묶여 있는가?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는 요즘, 그 고민으로 오랜 나날을 보내왔으며 마침내 그 답을 얻은 사람을 만났다. 현재 르노코리아자동차에서 근무하는 이경원 씨를 소개한다. ‘해방’에 대한 고민을 하셨다고요.그 단어가 무척 철학적이네요.(웃음) 조금 더 쉽게 이야기하자면, 제가 사는 방식이
지난 3월 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한-아프리카 협력 강화’를 주제로 제5차 한-아프리카 포럼이 열렸다. 행사 참석차 말라위에서 낸시 템보 외교장관이 한국을 방문했고, 정의용 당시 외교장관과 단독 면담을 나눴다. 그후의 일정은 국제청소년연합 설립자 박옥수 목사와의 면담이었다. 2017년에 처음 방한한 낸시 템보 장관은 그때 만난 인사들 가운데 박 목사와 만난 기억을 손에 꼽았다. 그가 바라보는 한국은 어떤 모습인지 인터뷰를 하면서, 오늘 이 자리에 그가 있는 것은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삶과 올바른 가치관에
남부 아프리카에 위치한 짐바브웨는 수도가 ‘하라레’Harare이다. 행정·상업·통신의 중심지로, 전체 인구의 15%가 모여 사는 인구 밀집 지역이다. 이 도시를 이끌어가는 스튜어트 무사루와 무티즈와 시장에겐 여러 별명이 있다. 시의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시 구석구석을 살피며 뛰어왔기에, ‘겸손하게 일하는 사람’, ‘일 잘하는 사람’, ‘공정한 행정을 펼치는 사람’이라는 말이 따라붙는 것이다. 그의 삶에 바탕을 이루고 있는 철학과 신념은 무엇이며, 그가 꿈꾸는 미래는 어떤 세상인지 들어본다. Q.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