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8일, 서울 중구 구민회관을 찾았다. 그곳에서는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강연을 듣고 있었다. 강사 신영미 씨는 시작 전에 자신을 ‘독수리 5형제의 엄마’라고 소개했다. 그녀의 딸은 엄마의 강연을 돕기 위해 피아노를 연주하고, 남편은 아내의 모습을 담기 위해 이리저리 다니며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누가 봐도 화목한 가정이었다. 강연 중에 소개된 가족사진 역시 다를 바 없었다. 강연 후 만나 질문을 던졌다. “5형제라고 하셨는데 아까 가족사진엔 4명뿐이네요?” 신영미 씨는 “둘째 아들이 9살 되던 해에 하늘나라로
“안녕하세요? 옆집 아주머니가 사장님을 강력히 추천하네요(호호). 저희 집도 잘 부탁드립니다.”“맘 카페에서 보고 연락드려요. 사장님이 마무리를 깔끔하게 잘 하신다고요.”전기 엔지니어 조근식 씨는 종종 낯선 번호로 이런 전화가 걸려온다. 그는 5년 전 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홍보 한번 제대로 한 적 없지만 ‘마무리 잘하는 사장님’으로 입소문이 나 코로나 시기에도 수많은 러브콜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낸다. 그에게 어떤 남다른 사업 비결이 있는 걸까? 인터뷰 일정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무척 바쁘신가요?한 달 전부
‘사람이 멋있고, 아름다워지는’ 것이 좋았던 김동현 씨는 ‘멋’을 가장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옷이라 생각했고, 막연하게 옷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 의류디자인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조용하고 정적인 걸 좋아했던 그와 유행에 따라 빠르게 변하는 옷은 잘 맞지 않았다. 그는 ‘변하지 않는 멋은 없을까?’ 고민했다.그러던 어느 날, 군에서 막 제대한 그는 집에 걸려 있는 오래된 양복 한 벌을 보았다. 양장사였던 할아버지가 만드신 그 양복은, 수십 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름답고 멋있었다. 그는 그렇게 양복을 만들어야겠다고
그날그날 겪은 일과 감정을 글로 풀어내는 일기. 기자는 ‘일기’ 하면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학교 숙제로 일기를 써가면 선생님이 “참 잘했어요”라는 도장을 쾅 찍어주셨다. 때로는 나의 일기를 읽고 느낀 점을 짧게 적어주시기도 했다. 그러다가 방학이 오면 날마다 써야 하는 일기가 어찌나 쓰기 싫던지, 한참을 미뤄두었다.기자처럼 학교 숙제로 일기를 처음 시작했지만, 직접 쓰는 손글씨가 재밌고 스스로 한 편의 글을 완성한다는 것이 즐거워 16년이 넘게 일기를 써왔다는 조현인 씨를 만났다. 날마다 기록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녀의 일기장이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나는 학교 활동 중 하나인 해외봉사활동을 아프리카 가나에서 했다. 아프리카 서부에 위치한 가나는 한국보다 무더웠지만, 나는 태권도 공연을 하고 태권도 아카데미도 진행할 생각에 들떠 있었다. 그런데 공항을 벗어나자 한국에선 볼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학교에 있어야 할 아이들이 머리에 자기 몸통만 한 항아리를 이고 물을 팔고 있었다. ‘저 아이들은 왜 저기에 있을까?’ 생각하며 한참 넋을 놓고 쳐다보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아이들이 가난과 배고픔 속에 있음을 알았다. 쓰레기통을 뒤지며 먹을 것을 찾는
발행부수가 11만 부를 넘으면서 잡지에 대한 리뷰 글을 보내주시는 분들도 많아졌습니다. ‘글을 읽는 동안 가슴이 따뜻해졌다’는 분도 있었고, ‘기사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영상으로 함께 나누고 싶어 ‘투머로우 1분 홍보영상 공모전’을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이 응모해주셨고, 보내주신 영상에 십분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수상하신 분들에게 축하를 드리며, 응모해주신 모든 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수상자 중 두 팀을 만나 영상에 못다한 사연과 소감을 들어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다큐를 제작하셨지요. 주인공 김상호 할아버지와는 어떤 사이인가요? 이번 영상을 촬영하면서 처음 뵈었습니다. 제가 투머로우 홍보 영상 공모전 참가를 결심한 후, 콘텐츠 스토리를 고민하고 있을 때 어느 지인 분이 할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어요. “독자 에세이로 실린 할아버지의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투머로우를 읽으며 심장이 뛴다고 하시더라. 그 내용이 무척 감동적이었어.” 하며 연락처도 알아봐줄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덕분에 김상호 할아버지 동생 분과 연락이 닿았고, 가족 분들이 촬영 요청을 흔쾌히 받아주셨어요
나무판에 가로 열아홉, 세로 열아홉 줄이 그어지면, 그곳은 흰 돌과 검은 돌의 싸움터가 된다. 그 싸움터에선 단 한 번의 싸움도 같은 적이 없다. 그렇기에 정답도 없다. 자신의 차례마다 최적의 수手를 놓아야 하기에, 하나의 돌이 바둑판에 놓이기까지 돌을 잡은 사람은 끝없이 고민하고, 상대의 수를 읽으려고 한다. 마침내 싸움이 끝나고, 상대보다 많은 집[戶]을 차지한 사람이 승자가 된다.두 사람이 마주앉아 흑·백의 돌을 놓는 바둑은 오래 전부터 사랑받아 온 승부 놀이다. 많은 사람들이 바둑을 즐기며, 그 가운데에는 바둑을 업으로 삼는
이미선 씨에게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자, 그가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하는 일은 소설 ‘행복한 왕자’에 나오는 제비가 하는 일과 비슷해요. 제가 배우고 있는 좋은 마인드를 사람들에게 부지런히 전하며 살고 있으니까요(웃음).” 그는 어떤 일을 하며, 무엇을 느끼기에 자신의 직업을 이렇게 소개하는 걸까? 하고 계신 일에 대하여 설명이 조금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하하).네, 저는 서울 동대문 지역의 ‘행복나눔’ 후원회와 ‘맘북인사이트’라는 인성 교육팀에서 강사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주부 독서 토론 모임, 다문화 엄마들과 함
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을 본 건 이번이 두 번째였다. 지난 4월에 열린 제3회 정기 연주회는 청각장애인 수술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연주회였고, 이번에는 베트남의 퐁니‧퐁넛 마을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음악회였다. 2020년에 창단한 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정기 연주회의 수익금을 기부해 지금까지 총 10명의 시각장애인의 개안 수술을 도왔고, 한 아이의 심장을 고쳤으며, 7명의 청각장애인에게 인공 달팽이관 수술을 지원해 소리를 되찾아 주었다. 아름다운 음악 외에도 따뜻한 기부를 베푸는 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그들이 전
오디오북을 몇 권 들은 적이 있다. 낭독자의 목소리는 멋있지만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낭독자의 목소리는 평범하지만 잔잔한 울림이 전해지는 경우도 있었다. 무엇이 그 차이를 만드는 걸까? 전국으로 낭독 강의를 다니며 ‘낭독이란, 사람의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것’이라고 말하는 성우 송정희 씨를 만나 그 이유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성우’ 하면 애니메이션 혹은 외화 더빙 목소리가 먼저 생각납니다.아무래도 그렇죠. 특히 애니메이션 더빙은 성우만이 해낼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소리만으로 캐릭터를 다 표현해야 하
통역의 사전적 의미는 ‘말이 통하지 아니하는 사람 사이에서 뜻이 통하도록 말을 옮겨 줌’이다. 하지만 실제 여러 현장을 뛰어다녔던 신효원 통역사는 말뿐만 아니라, 마음을 옮기는 것이 진정한 통역이라고 말한다.나는 한국인이지만 일본에서 태어나 자랐다.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경영 컨설턴트 회사에 입사한 나는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14년간 마음에 품고 꾸준히 해온 일이 있다. 한국어를 일본어로, 혹은 일본어를 한국어로 통역하는 일이다.내 생에 첫 통역은, 10살에 일본 친구들과 함께 한국에서 열린 학생 글로벌 캠프에 참석했을 때였다. 캠
전파에 목소리를 실어 전달하는 라디오는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는 매체이다. 지금은 라디오 청취자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지만 운전하면서도, 집안일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에, 동영상 시대에도 대체 불가능한 매체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나섰다. 어린 시절부터 라디오를 들으며 자랐고, 라디오 DJ를 꿈꿨다는 박현준 씨는 현재 경인방송 를 제작‧진행하고 있다. 그는 어떻게 사람들의 일상에 배경음악이 되었을까?
“제가 일하고 있는 일식 식당은 손님이 셰프 가까운 곳에 마주 앉을 수 있습니다. 셰프가 손님에게 음식에 대해 설명하기도 하고, 서로 사는 이야기도 나눌 수 있죠. 그 점이 좋아서 오늘도 즐겁게 일해요(웃음).” 한 일식 전통 식당에서 셰프로 일하고 있는 김도훈 씨. 올해 27세인 그가 요리에 바친 시간은 8년, 3만 시간이 넘는다. 김도훈 씨는 그 시간을 통해 ‘요리 실력’뿐 아니라 ‘조금 남다른 삶의 소신’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9월의 어느 오후, 그와 마주 앉아 그가 배운 삶과 요리에 대해 들어보았다.
‘읽는다’라는 동사에 빠질 수 없는 명사가 ‘책’일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든지 읽으면 사고력을 기를 수 있고 지혜를 얻을 수 있어서 ‘스승’이라 불리지만, 한편으론 읽어야 하는 ‘부담스러운 존재’이기도 한 책. 어떻게 읽을 때 잘 읽는다고 할 수 있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수십 년 간 책과 동행하며 16년째 SBS라디오 ‘책하고 놀자’ 구성을 맡고 있는 방송작가, 강의모 씨를 만났다. 오늘은 어떤 녹음을 마치고 오신 건가요?매주 토요일, 일요일 아침에 방송되는 ‘책하고 놀자’ 프로그램 중에 새로 나온 책의 저자가 출연해서 책에 대
이동희 작가의 책을 읽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서점 한쪽에 ‘인플루언서 oo님의 추천’이 붙어 있길래 호기심에 집어 들었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한 걸음을 내딛는다’라는 제목이 달린 프롤로그를 읽어내려간 후에야 왜 책 제목이 ‘안 들리지만, 그래도’인지 이해했다. 청각 장애인인 작가는 신체적으로 들을 수 없는 세상에서, 하나씩 더듬고 파헤치며 찾은 타인의 내면의 소리를 이 책에 꾹꾹 눌러 담았다. 그리고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온 그의 시선 끝에는 ‘자신’이 있었다. 글을 쓰며 타인의 진심을 발견하고,
‘수많은 배우들의 대표적인 롤 모델이자 멘토’ ‘140편의 영화 외 수백 편의 드라마와 연극에 출연한 배우’ ‘다시 태어나도 배우로 살고 싶다고 말하는 65년차 배우’ 87세 배우 이순재 씨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최근에도 연극 ‘리어왕’의 주인공 역을 맡아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는데, 그가 이토록 오랫동안 연기에 몰두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수 천 명의 청년들 앞에 그가 펼친 온라인 강연에서 그 답을 알렸다. 반갑습니다. 이순재입니다. 이렇게 여러분과 인생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코로나가 얼른 끝나서 직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사막 위에 세워진 나라 ‘나미비아’는 그곳 현지어로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황량한 사막은 마치 광대한 모래 바다와 같다. 우리나라보다 면적이 여덟 배 넓으나 인구는 대구시 규모인 250만 명이다. 아무것도 없는 땅에 인적까지 드문 나라의 발전을 위해, 하게 게인고브 나미비아 대통령은 다른 길을 모색했다. 자연환경에 의존해 살아가던 전통 방식에서, 누구도 섣불리 가기 어려운 방향으로 생각을 돌린 것이다. 그중 하나가 고등교육 개발과 우주산업 부처를 신설하는 것이었다. 초대 장관으로 임명
노경래 씨를 만난 날은 가실 것 같지 않던 무더위가 가라앉은 날이었다. 한바탕 내린 소나기 덕분인 듯했다. 비가 올 때만 해도 ‘내일까지 내리면 어쩌지?’ 걱정이 앞섰는데, 비가 그친 뒤 부는 선선한 바람이 상쾌했다. 촬영 스튜디오에서 만난 노경래 씨는 그날의 날씨처럼 청량한 사람이었다. 그는 기자를 보자마자 “제 오랜 꿈을 이뤄주셔서 너무 감사해요.”라고 하며 인사를 건넸다. 투머로우의 오랜 팬으로, 자신의 인터뷰 기사가 투머로우에 실리길 오랫동안 꿈꿨다고 한다. 인터뷰가 이어진 두 시간 동안 그의 밝은 에너지가 스튜디오를 가득
이번 호 특집 ‘아무튼, 출근’이 정해지자마자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매달 투머로우에 기고하고 있는 ㈜스탭스의 박천웅 대표였다. 출근에 앞서 필요한 것이 취업이다. 박 대표가 운영하는 ㈜스탭스는 기업과 인재를 이어주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 외에도 취업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한다. 또한 박 대표는 대학생 멘토링 활동을 20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다. 누구보다 현직에서 출근을 장려하고 있는 박천웅 대표를 스탭스 사옥에서 만났다. 그에게 출근은 무슨 의미일까? 그만의 출근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대표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