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폐쇄병동, 1020으로 가득”몇 달 전, 신문을 보다가 눈길을 사로잡은 헤드라인이다. 무슨 말인가 싶어 기사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정신과 마음이 아픈 1020세대가 급증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내용이었다. 과거에는 성인 조현병 환자를 수용하던 세브란스의 폐쇄병동 30개가 최근 1020 청소년들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대부분 심한 우울증으로 자해와 자살 시도를 한 아이들이라고 세브란스병원 신의진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가 말하고 있었다.학업에 거는 부모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감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친구들과의 소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얼마나 듣고 살까?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고, 관심 있는 이야기는 좀 더 크게 듣고, 그것도 아니라면 아예 듣지 않고 지나치는 것은 아닐까? 만약 같은 이야기를 다섯 번 듣는다면 어떨까? 다른 사람들이 찾아와서 같은 이야기를 계속 반복한다면 또 어떨까? 더구나 믿어지지 않고 황당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를 여러 사람들이 똑같이 이야기한다면, 이때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남편 하브 제마크가 쓰고 아내 마고 제마크가 그림을 그린 동화 《어리석은 판사》에는 다섯 명의 사람이 법정에서 똑같은 이야기로 호소하는 장
‘바람과 구름의 만남’. ‘풍운지회風雲之會’라는 말이 있다. 역사적 순간을 만드는 중요한 만남을 뜻한다. 박제가와 정조 임금의 만남이 그러했다. 재능은 뛰어났으나 서얼 출신에 울분이 많던 박제가, 정조라는 큰 어른을 만나 달려져 간 그의 이야기를 소개한다.비운의 천재, 서얼 4인방세상으로부터 버림받고 있었던 조선의 수재들이 있었다. 그들의 이름은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서이수였다. 소설 《홍길동전》의 홍길동처럼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했다. 상속과 제사에서도 심한 차별을 받았으며 결정적으로 과거 응
새 학기를 준비하면서 가장 필요한 것은 학생을 바라보는 교사의 마음가짐이다. 이번에는 학교 현장에 있는 교사뿐 아니라, 가정에서의 부모, 직장에서의 상사 등 가르치고 이끄는 입장에 서는 사람들이 가르침을 받는 대상자들을 향해 꼭 가져야 할 필수적인 마음의 자세에 대해 다각도로 생각해 보려고 한다.예전에는 초등학교에 ‘봄방학’이 있었다. 그런데 10여 년 전부터 학사 일정이 달라졌다. 대부분의 초등학교들은 12월 말이나 1월 초에 학기를 모두 마친 뒤, 봄방학 없이 긴 겨울방학을 보내고 곧바로 3월부터 새 학기를 시작하는 운영 방식으
가까이에서 마음과 정을 나눈 사이, ‘친구’. 미술사에 한 획을 그었던 거장들에게도 특별한 친구가 있었다.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옆에는 친구이자 경쟁자인 미켈란젤로가 있었고, 해바라기의 화가 고흐의 곁에는 그를 지지해 주는 동생 테오가 있었으며, 현대미술의 아버지 세잔에게는 소설가 에밀 졸라가 있었다. 마네와 모네가 만나 미술사의 혁명 중 하나인 인상주의가 탄생하기도 했다. 이들의 만남은 세계적인 명화의 탄생에 큰 영향을 끼쳤고, 미술사의 중요한 한 장면을 만들어 냈다. 서로의 길을 응원하고 지지해 준 화가의 친구들. 이번
사람이 모여 사는 마을에서 물은 중심을 이룬다. 예로부터 강에 놓인 다리는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공공 건축물이었다. 떨어져 있는 두 공간을 연결하기 위해 강물 위에 길을 낸 다리. 그 위로 사람과 물건들이 오가며 경제와 문화가 꽃피고, 만남과 사랑도 계속되어 왔다. 우리 삶에 놀라운 혁신을 가져온 다리는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재미나고 독특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권혁천 건축가를 만나 ‘세계의 다리’에 관하여 묻고 들었다.건축물에서 ‘다리’는 어떤 의미와 역사를 갖나요.다리는 장애물로 단절된 공간, 건물, 지역을 연결해 소통을
드라마에서 우리는, 원하는 삶을 향해 뚜벅뚜벅 걷던 남자가 어느 날 가업을 이어가라는 아버지의 말에 원치 않지만 돌아서는 스토리를 많이 보았다. 그래서 누구나 아는 ‘낙점 받은’ 대물림이 아닌 경우를 검색하다가 김경진 씨의 블로그를 만났다. 포스팅된 308개의 글에는, 냉이와 쑥 차이도 잘 모르던 부산 아가씨가 잘생긴 총각을 만나 포항에서 신혼 살림을 시작한 일에서부터 농사엔 아마추어였지만 시부모님 하시던 일을 남편과 함께 십수 년째 해가고 있는 ‘또순이’ 모습까지,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그들 부부와 연락이 닿았고, 포항 도심에서
불로장생을 꿈꾼 진시황의 불안했던 삶중국 최초로 천하통일을 이룬 진시황. 그에게 부담스런 존재는 북쪽 척박한 땅에 살고 있는 흉노족이었다. 풍년이면 쳐들어와서 약탈을 일삼는 이들을 막아보려고 만리장성을 쌓았으나, 그는 외적의 침입만 두려워한 게 아니었다. 실용서를 제외한 사상서들을 모아 불사르고, 수백 명의 유생들을 생매장하는 ‘분서갱유焚書坑儒’까지 단행하였다. 왜 진시황은 이런 끔직한 사건을 저질렀을까?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책을 없애면 인간의 사상을 통제할 수 있고, 똑똑한 유생들을 제거하면 반역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한
3국 정상이 모여 합의한 ‘한미일 청년 서밋’ 개최지난해 8월, 미국 워싱턴 D.C. 인근의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귀국 후 회담 성과를 말하면서 “세 나라의 청년 리더들이 함께 모여 글로벌 리더십 역량을 개발하고 연대를 강화하는 ‘한미일 청년 서밋(정상회담)’이 신설된다.”고 했다. 매년 세 나라의 청년 리더들이 모여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인데, 올해 7월 초에 열릴 첫 개최지로 부산이 결정되었다.‘한미일 청년 서밋’은 국가정상들뿐 아니라 청년 리더들의 연대감도 구축해두겠다는 관
오늘날 ‘중동의 화약고’라 불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첨예한 대립과 싸움이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이들이 왜 서로를 존중하며 평화롭게 살 수 없는지 근본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 지난 번 기사에서는 4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유대인의 역사를 조망해보았다. 이번엔 후속편으로, 1900년간 유랑 생활 속에서 이스라엘 민족에게 형성된 ‘시오니즘’이 무엇이며 중동전쟁 이후 계속된 갈등 상황에 대하여 알아본다.옛 조상의 땅, 팔레스타인에 나라를 세우자는 시오니즘 운동평화와 사랑의 보금자리가 되어야 할 거룩한 땅 ‘예루살렘’은 아이러
많은 사람들은 대도시의 삶이 정답인 것처럼, 그곳의 훌륭한 인프라, 양질의 일자리, 좋은 교육 여건을 선호한다. 이는 지방 소도시나 농어촌 지역에서 청년 인구가 이탈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무한 경쟁에 지치고, 단절된 인간관계에 고립되어 가는 도시살이의 고충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여기, 지역을 무대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고, 관계를 형성하고, 변화를 꿈꾸려는 청년들이 있다. 그들은 2018년부터 행정안전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전국 39개의 청년마을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실험하며 지역과 함께 상생, 발전하고 있다. 이중 ‘
1904년 프랑스 파리.한 조각가의 작업실에 파리시청의 직원이 찾아왔다.“선생님. 죄송합니다.”“무슨 일이오?”“장식미술관 건립계획이 무산되었습니다. 조각 주문을 취소해야 할 것 같습니다.”“뭐라고?”“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음… 괜찮소. 상관없소.”“네에?”“마감 시한이 없어서 오히려 좋군.”“저어… 계획이 무산되어 저희는 돈을 지불할 수 없습니다.”“상관없다 하지 않소. 난 계속 이 작품을 할 것이오.”프랑스 정부는 1880년, 장식미술관 신축을 위해 미술관 정문을 장식할 조각을 만들어달라고 한 조각가에게 작업을 의뢰한다.
사극 드라마 열풍과 함께 K-pop 드라마 속 전통 기물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에 외국인은 물론 젊은 세대도 요즈음 고가구로 자신의 공간을 운치 있게 꾸미길 선호한다. 조인성 작가는 이런 유행이 오기 훨씬 전부터 고가구를 연구하고 현대적 스타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해온 인물이다. 어느덧 35년째, 폐기 직전의 고가구들을 특유의 감각으로 새롭게 살려내는 그를 만나본다.인사동에서만 느꼈던 전통미가 물씬 풍기는 곳이 또 있었다니! 지난달에 기자가 찾은 장안평 고미술상가 거리는 마치 오랜만에 박물관을 구경하는 느낌이 들었다
메리 크리스마스! 이맘때쯤 전 세계의 도시와 마을들은 화려하게 단장한다. 빨강, 초록의 알록달록한 조명과 거대한 트리장식들, 거리에 가득 울려 퍼지는 캐럴과 구세군의 종소리…. 한껏 멋있게 꾸며진 곳은 ‘셔터 본능’을 자극하는 핫플레이스가 되고, 연말의 분위기까지 더해져 곳곳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국가와 인종을 넘어 크리스마스는 축제가 분명하다.크리스마스가 축제, 연휴, 이벤트의 성격이 강해질수록 아쉬운 건 크리스마스에 담긴 진정성이 사람들 마음에서 희미해지는 것이다. 원래의 크리스마스Christmas는 영어로 ‘그리스도Christ
아침에 뜬 해가 중천에 올랐다가 내려가듯이, 누구든 태어나면 성장의 정점을 찍고 점점 늙어간다. 현대 의학과 과학은 노화와 질병을 극복할 연구를 해서, 탄생과 죽음 사이의 거리를 더 늘려보려고 노력한다. 생로병사를 피할 길 없는 사람들처럼, 도시도 성장기, 전성기, 소멸기의 과정을 수없이 반복한다. 그 도시에 요즘 ‘재생’이란 키워드가 붙으면서 여러 방안이 생겨나고 있다. 도시재생의 좋은 사례 중에, 브라질의 쿠리치바는 빼놓을 수 없다. 그곳에는, 아픈 도시를 살아 숨쉬게 해준 건축가 출신의 전前 시장 자이메 레르네르Jaime Le
오늘날 ‘중동의 화약고’라 불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첨예한 대립과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강경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수천 발의 미사일로 기습 공격을 하면서 시작된 전쟁은 아직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왜 서로를 존중하며 평화롭게 살 수 없는가?세계 3대 유일신 종교인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성지요, 온 인류에게 평화와 이웃 사랑의 요람이어야 할 팔레스타인 지역이 지금은 왜 증오와 전쟁, 파괴와 살상의 땅이 되었을까? 국제 정세를 흔들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근본적으
바야흐로 채용의 계절이다. 하반기 채용 공고는 보통 9월이다. 취업준비생들의 자기소개서가 모여들고, 그중 일부만 서류합격 안내를 받는다. 10월 인적성 검사와 면접, 11월 최종 면접을 지나 합격자 발표까지.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가을만큼 간절한 계절이 있을까.최종 합격이라는 거대한 기쁨을 누리면서 회사원이 된 이들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종합 비즈니스 플랫폼 리멤버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작년 말 국내 상장기업 3년차 이내 사원급 재직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직이나 퇴사를 고려해봤다.”고 답한 이들은 83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부터 세계 최초로 인성교육진흥법을 시행해오고 있다. 적용 후 10년 동안 교육현장에 쌓인 피드백과 노하우가 많을 것이다. 모든 나라가 고심하고 있는 청소년 문제를 과연 새로운 인성교육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객관적 입장에서 들여다 보자.위기는 곧 기회이다학창 시절, 지루한 역사 시간에 귀가 쫑긋 집중되었던 부분은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최초’라는 내용이었다. 직지심체요절, 거북선 등에 대해 수업을 할 때면 자부심으로 가득 차 암기마저 술술 잘 되었던 것 같다. 그런데 2014년에 우리나라에서 만든 세계 최초의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영화 한 편이 있다. 꿈과 사랑에 대한 도전, 가족애를 애니메이션으로 흥미롭게 풀어내서 엄마들이 아이에게 보여주러 극장에 갔다가 감동을 받고 온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힐링이 되며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다양한 인종이 얽힌 이민사회 그려내‘엘리멘탈’은 유명 애니메이션 기업 ‘픽사’가 만든 작품이다. 극장 상영 후, 디즈니 플러스에 공개되어 5일 만에 2,640만 뷰를 달성하였다. ‘엘리멘탈’은 올해 한국 영화관에서 꾸준한 흥행몰이를 해고, 이에 지난 5월 제76회 칸 영화제에서 폐막작으로 상
“한국-에티오피아 수교 60주년, 감사와 희망 전하러 간 청년들…” 온라인 기사 제목을 클릭하니 11명의 한국 청년들이 큰 현수막을 손에 쥐고 웃고 있다. 들여다보니 ‘셀람! 해피오피아’라고 적혀 있다. ‘에티오피아에 행복을 전하겠다’는 뜻이란다. 이들의 행보는 두 가지로 나뉘었다. 한국 전쟁 참전용사에게 감사를 전하는 것. 또 하나는 에티오피아 청소년과 문화교류의 장을 만드는 것. “참가자들은 웃고 울며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얻었다는 소회를 밝혔다.”기사의 마지막 문장이 궁금증을 유발했다. 그 추억 속에 무엇을 담아 왔을까? 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