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을 이해하는 여행 월드캠프

월드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인도 오리사주 자르칸에서 온 고스너 복음주의 루터 교회의 조한 당 총회장 비숍Rt. Rev. Johan Dang이 언어와 관습, 식생활도 다른 한국의 가정에서 9박 10일간의 긴 여정을 함께 했다. 현지인의 생활에 거리를 두지 않고 사람들과 교류도 하고 생활문화를 몸소 체험하는 것이 가능한 홈스테이. 인도 손님과 집주인의 잊지 못할 추억 만들기에 귀 기울여보자.

조한 당Johan Dang 비숍(사진 가운데)은 고스너 복음주의 루터 교회Gossner Evangelical Lutheran Church의 총회장이다.인도 초타나그푸르Chota Nagpur와 아쌈Assam 지역 1,900여 개 교회 및 150개의 학교를 관할하고 있다. 사진제공 CLF
조한 당Johan Dang 비숍(사진 가운데)은 고스너 복음주의 루터 교회Gossner Evangelical Lutheran Church의 총회장이다.인도 초타나그푸르Chota Nagpur와 아쌈Assam 지역 1,900여 개 교회 및 150개의 학교를 관할하고 있다. 사진제공 CLF

한국에 오신 소감을 말해주세요.

네. 여름이면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인도에 비하면 이곳의 기온은 너무 좋습니다. 도로 정비도 잘 되어 있고요. 인도는 그냥 빈 땅이 많아서 곳곳이 허허벌판인데 한국은 땅을 조밀하게 잘 활용을 하네요. 이 모습을 농업부 장관이 와서 봐야 합니다.(웃음)

홈스테이할 집에 처음 가셨을 때 기분이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인상 좋은 가족들이 저를 환영해 주셔서 반갑고 행복했습니다. 나 편하라고 화장실 있는 안방까지 내주셨어요. 한국 음식을 처음 먹어보았는데 너무 맛있습니다. 찰기가 있는 쌀밥, 소불고기, 나물 무침, 김치, 두부 다 좋습니다. 모든 음식은 제 삶이라고 말할 정도로 저는 식성이 좋긴 합니다.(하하) 인도에서는 전 국민이 습관적으로 짜이(향신료를 가미한 밀크티)라는 차를 마시는데요. 한국에서는 짜이가 없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네요. 온 마음을 담아 극진하고도 따뜻한 대접을 제게 해주셨으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저희 집에도 꼭 초대하고 싶습니다.

한국에 와서 특히 어떤 장면이 인상에 남았나요?

제가 7월 14일에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월드캠프에서 봉사하는 대학생들이 제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환영해 주고, 가방도 들어주고, 홈스테이 장소까지 차를 타고 동행해 주었습니다.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월드캠프 행사장에서 자원봉사자, 무대 스텝 등 모든 프로그램에 청소년들이 봉사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인도 청소년들은 주로 좋은 직업을 얻고 돈을 잘 벌기 위해 공부하는 데 집중하거나, 삶의 목적 없이 술, 마약과 같은 약물에 중독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이나 사회를 위한 활동은 많이 하지 않아요. 이번 월드캠프에서 청소년들이 봉사하는 모습을 보며 인도 청소년들을 어떻게 이끌어줄지 좋은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월드캠프 프로그램을 인도 학생들에게 접목시킬 수 있을까요?

저희 교단에는 1,900여 개 교회가 있지만,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150개의 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14,000여 명의 학생들이 있습니다. 하루는 국제청소년연합 인도 지부장이 제 사무실을 방문해 한국에서 열리는 월드캠프에 대해 설명하고 저를 초청해 주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었고 이렇게 한국에 오게 됐습니다.

이곳에 와서 세계 최정상 음악가들의 공연을 관람했고, 마인드 강연을 들었으며, 캠프 참가자들과 교류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커뮤니케이션 수업과 소셜 미디어 그리고 매년 10월에 개최하고 있는 6개주 청소년 컨퍼런스에도 적용하면 학생들의 정신적인 문제나 사고방식 개선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여행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신지요.

여행이라는 경험을 통해서 지식도 향상되겠지만, 다른 나라의 교육과 문화가 어떻게 발전되었는지 보고 배울 수 있습니다. 저는 인도 여러 지역을 비롯해 주변 나라인 네팔, 말레이시아, 태국 그리고 유럽과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 이르기까지 여행을 많이 해보았는데요, 한국에 와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네요. 불과 70~80년 전만 하더라도 주변 나라로부터 원조를 받던 세계 최빈국이 경제적으로 급성장해서 선진국이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고, 그 바탕에 근면 성실한 정신이 깔려 있다는 점이 제게 큰 교훈이 되었습니다.

어제는 경북 김천에 위치한 링컨중·고등학교에 갔습니다. 교사들이 믿음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고 학생들도 교사들의 지도를 잘 따랐습니다. 교사가 학생들의 부족한 점을 너그러이 이해하고 학생들의 질문에 바로 대답해 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교사와 학생들의 사이가 무척 가까운 게 좋았어요. 이 학교를 우리가 관할하는 학교의 본보기 모델로 삼고 싶습니다.

월드캠프에 참가한 장·차관, 총장들과 함께 링컨중·고등학교를 방문했다. 교사와 학생이 긴밀히 교류하는 모습은 학교 운영자로서 본받고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사진제공 CLF
월드캠프에 참가한 장·차관, 총장들과 함께 링컨중·고등학교를 방문했다. 교사와 학생이 긴밀히 교류하는 모습은 학교 운영자로서 본받고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사진제공 CLF

학생 때 해본 여행이 있으시다면 소개해주세요.

저는 전기는 고사하고, 등불도 없는 자르칸이라는 시골에서 오랫동안 살았어요. 1977년에 대학생이 되면서 살던 마을을 떠나 여행이라는 걸 난생처음 해 보았습니다. 첫 목적지는 인도에서 큰 도시인 캘커타로 정했어요. 그곳에서 어떤 봉사단체가 주관을 하여 직업이 없는 여자들을 모아 옷을 깁게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인도는 그때나 지금이나, 남녀차별이 심해서 여자는 주로 집안일만 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회 발전을 위해서라도 여자들이 재능을 키우고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그때 배웠습니다.

현재 저는 월드 루터 서비스라는 봉사단체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학생 때 처음 떠난 여행에서 경험한 여자들의 직업, 기술 향상 교육의 필요성을 바탕으로 만든 단체입니다. 최근에는 88명의 동기부여 전문가들과 취업을 알선해 주는 사람들까지 두어서 이런 활동들을 촉구, 장려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한국을 여행하면서 보고 배우고 느낀 것들을 잘 정리해서 우리나라의 적재적소에 필요한 것들을 시험적으로 해볼 생각입니다. 여행은 혼자 가볍게 시작을 해도 돌아올 때는 어마어마한 것들을 가슴에 잔뜩 얻어오는 최고의 투자입니다. 그래서 두뇌회전이 빠르고 기동성도 뛰어난 젊은이들이 여행을 많이 해야 이 세상이 더욱 다채로워지고 발전될 것입니다.

홈스테이 안주인 김주연

인종과 언어가 달라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추억

평범한 가정집에서 홈스테이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희 아들과 딸이 대학생이 된 이후로 매년 월드캠프에 참가하고 있어요. 월드캠프에 참가한 장·차관님, 총장님 등 VIP급 외국 손님을 모시고 홈스테이를 하고 싶은 집은 신청을 하면 된다고 알려주더라고요.

그들은 우리나라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그 나라 청소년들에게 전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영향력 있는 분들이잖아요. 외국인 손님과 그분의 나라에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주고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일을 저도 함께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홈스테이를 하겠다고 신청했죠. 제가 영어는 잘 못하지만, 한국 사람이 함께 지내면서 온 마음으로 대접해 준다는 것을 느낀다면, 분명 한국에도 마음이 열릴 거라 생각했어요.

구름이 해를 덮어 시원해진 오후, 민박집 부부와 도심 속 잘 꾸며진 공원에서 산책을 즐겼다. 사진제공 CLF
구름이 해를 덮어 시원해진 오후, 민박집 부부와 도심 속 잘 꾸며진 공원에서 산책을 즐겼다. 사진제공 CLF

어떻게 홈스테이를 준비하셨어요?

오랜만에 대청소도 하고, 침구와 식기류도 깨끗한 것으로 새롭게 장만했어요. 불편해하시진 않을까 아무래도 신경이 많이 쓰였죠. 하지만 며칠 함께 지내보니까 비숍님은 워낙 수더분하세요. 농사짓는 시골집 아저씨 같은 분위기를 풍기셔서 편안했어요. 그런데 한번은 함께 오신 비서님이 비숍님의 신발 끈을 풀어주시는 모습을 봤어요. ‘아 높으신 분이셨구나.’ 새삼 느꼈죠.(하하) 저는 야채식으로 간단하게 먹는데다 음식을 맛있게 잘 못하는데, 사람은 먹는 것에 진심이잖아요. 그래서 마음을 다해서 음식을 준비하고 차렸어요. 인도 사람들이 채식주의자가 많다고 하는데, 다행히 비숍님도 채소와 과일을 좋아하세요. 뭐든지 다 잘 드셔서 감사했어요.(웃음)

힘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셨을 것 같아요.

처음 비숍님이 저희 집에 오셨을 땐 낯선 곳이라 긴장이 되셨을 거예요. 그래도 한 집에서 하루하루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니 표정도, 마음도 밝아지시는 게 느껴졌어요. 이제는 저희 집에 오실 때 마다 자신의 집처럼 편안하다고 말씀하세요.(웃음)

비숍님이 관할하시는 교단에 많은 성도, 교사, 학생들이 소속되어 있는데요. 가난했지만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한국 사람들의 훌륭한 마인드와 정신, 여러 가지 좋은 점을 그들에게 전해주시면 좋겠어요. 인도의 인구가 약 14억 3천 명으로 전 세계에서 1위라고 들었습니다. 많은 인도 사람들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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