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을 이해하는 여행 월드캠프

미국과 영국에서 각각 공부하고 있는 임송희 (사진 왼쪽), 서강현 학생이 부산 벡스코 회의장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 IYF
미국과 영국에서 각각 공부하고 있는 임송희 (사진 왼쪽), 서강현 학생이 부산 벡스코 회의장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 IYF

글 서강현(영국 유학생)

안녕하세요? 런던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있는 스무 살 학생입니다. 방학을 맞아 새로운 기회를 찾다가 세계장관포럼 서포터즈 프로그램 중 하나인 링크 코리아 활동에 자원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국제개발이나 협력관계 분야에 진출하고 싶거든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부산에 와서 세계장관포럼에 참석했습니다. 팀별로 단체 활동을 했는데 처음 만난 사람과 협력하고 소통하는 것이 초기엔 원활하지 못했어요.

우리 팀원들은 전공이 다양했어요. 전공에 따라 같은 문제도 접근 방법이 각기 다르지 않습니까? 저는 정치 모델이나 이론을 자주 언급하는데, 심리학도와 간호학도는 보는 시각이 저와 다르더라고요. 이 활동을 하면서 하나의 문제를 다각화된 시각에서 바라보는 게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알았어요. 어떤 문제를 논리의 방식으로 이해하기도 하고, 세밀하게 분석도 하면서 해결방안이 한 장의 커다란 그림으로 완성되는 걸 경험했어요. 논리의 주장이 때론 지적 함정에 빠지게 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배웠고요.

이번에 링크 코리아 서포터즈 활동을 하면서 저희는 케냐의 청소년부 장관님을 직접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희 팀은 교육, 미디어문화, 스포츠교류 세 파트로 조사를 해서 장관님께 프레젠테이션을 했고, 발표를 들으신 장관님은 그 내용을 흡족해하셨어요. 그러면서 실제 정책을 세울 때 고려해야 할 중요 사항들을 가르쳐 주셨어요.

저는 여행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번 서포터즈 활동도 제게 정말 좋은 여행이었어요. 새로운 환경에 나 자신을 던져 놓고 새로운 관점과 논리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는 경험을 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정장 차림으로 호텔 세미나실에서 회의를 하는 것이나 배낭 하나를 메고 돌아다니는 여행이나 큰 차이가 없죠. 외형은 다르지만 새로움을 누린다는 점에서 여행의 공통 분모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강현 학생이 케냐 장관에게 직접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IYF
서강현 학생이 케냐 장관에게 직접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IYF

글 임송희(미국 유학생)

저는 미국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국제학과 분쟁분석 및 해결학 두 학문을 복수 전공하고 있어서 이와 관련 있는 국제 포럼에 참여해보고 싶었어요. 마침 세계장관포럼의 링크 코리아 서포터즈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저는 여덟 명의 팀원들과 토론하고 협의하는 일에 참여하면서 배운 게 많습니다. 여러 분야의 사람을 한꺼번에 만나 다양한 시각을 접하면서 제가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고등학교부터 미국에서 다닌 저는 관심사 외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몰랐거든요. 무관심한 분야는 찾아보지도 않았고 제가 할 일에만 몰두하고 살았는데, 이번에 팀원들을 만나면서 세상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어요. 책을 통해 혹은 학교에서 수업을 통해 얻는 지식과는 별개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노하우도 배워 무척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글로벌 정서를 가진 다양한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게 좀 힘들었어요. 저도 저만의 관심 분야가 있듯이, 여기에 모인 팀원들도 각자 좋아하는 영역이나 잘하는 분야가 있거든요. 그런 사람들이 모여 짧은 시간 안에 자료조사를 완료하려니 쉽진 않았어요. 그래서 팀원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최대한 우리의 공통 관심사를 찾아내 문제해결에 접목시켜 보았습니다. 그렇게 각자의 강점이 모아서 해보니 프레젠테이션이 수월했습니다. 발표 후, 우간다 정보통신기술부 장관님으로부터 잘했다는 피드백을 받아 팀원 모두 보람을 느꼈어요.

팀별활동이라서  의견을 모으는 게 처음에 쉽지 않았지만 세상을 다양한 방향에서 수용할 수 있음을 이번에 배웠다고 한다. 사진제공 세계장관포럼
팀별활동이라서  의견을 모으는 게 처음에 쉽지 않았지만 세상을 다양한 방향에서 수용할 수 있음을 이번에 배웠다고 한다. 사진제공 IYF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꿈꾸잖아요. 저는 여행에서 이런 행복을 얻곤 합니다. 저는 여행을 일상으로부터의 쉼이라고 생각해요. 인간관계로 많이 지칠 때면 잠시 그 상황을 문제가 생기지 않게 정리해두고 짧게라도 여행을 다녀옵니다. 지금 있던 자리를 떠나 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거죠. 내 주장만 옳다고 했나, 무언가에 쫓겨 중요한 걸 놓치고 있는 게 아닐까 자문하면서요. 이렇게 마음을 정리하고 돌아와서 일을 풀어가면 다시 열심히 일할 에너지를 얻습니다.

저는 이번 여름 여행을 서포터즈 활동으로 대신했습니다. 막상 활동할 때엔 힘들고 지치는 부분도 있었지만 끝날 때가 되니 소중한 인연과 많은 추억들, 그리고 한 뼘 성장한 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

링크 코리아LinKorea : 세계장관포럼 서포터즈 프로그램의 하나로서, 우리나라 대학생들과 세계 각국의 장관들이 한자리에서 자유롭게 토론하는 대화의 장이다.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팀별 주제를 선정하고 자료를 조사한다. 그렇게 만든 보고서를 장관포럼에 참석한 각국 장관 또는 실무를 담당하는 고위 공직자 앞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이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면서 교류하는 시간을 갖는 의미 깊은 프로그램이다. https://iwm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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