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을 이해하는 여행 월드캠프

코스타리카 장관님과 함께. 사진제공 배유미
코스타리카 장관님과 함께. 사진제공 배유미

글 배유미(대학생)

저는 이번 IYF 월드캠프에서 세계장관포럼 의전팀에서 활동했어요. 이 팀은 각국에서 오신 장·차관 및 정부관계자들이 행사를 참석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옆에서 서포트하며 수행하는 일을 해요. 저희는 그분들의 스케줄에 맞춰 이동 동선을 미리 파악하고, 돌발 상황에 대처할 준비를 합니다. 안전 수행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위치와 상태를 항상 파악하고 보고해야 해요. 그리고 의전실장님이 지시하는 걸 그대로 듣고 따라야 하고요. 자기 주장이 강한 제게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그대로 듣고 따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실수를 많이 해서 혼 나는 게 일상이었죠.(웃음) 그런 과정을 통해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는 자세를 배웠어요.

통가 차관님과 함께 촬영한 기념사진. 사진제공 배유미
통가 차관님과 함께 촬영한 기념사진. 사진제공 배유미

저희 실장님의 말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어요. “사람은 큰 것에 실망하는 게 아니라 사소한 것에 실망하고 마음을 닫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의전을 수행할 때 큰 것을 해드리진 못해도 사소한 것에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조금 더 뛰고, 조금 더 힘들고, 조금 더 불편해져야 합니다. 그래야 그분들이 더 편해질 수 있습니다. 각국의 장·차관 및 정부관계자들이 한국에서 편안하게 일정을 마치고 귀국해서 그 나라의 발전에 기여를 한다면, 우리도 그 일에 작게나마 보탬이 된 것입니다.” 내가 하는 일이 작은 일이 아니라 한 나라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의전팀 자원봉사에 자부심이 생겼어요.

여행은 새로운 것들을 접하고 동시에 내가 가지고 있던 것들을 되돌아보게 하잖아요. 저는 이번에 의전팀에서 활동하면서 나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뜻 깊은 여행을 한 것 같아요.

캠프 기간 동안 다양한 사진을 찍었다. 사진제공 피차파 텅럼
캠프 기간 동안 다양한 사진을 찍었다. 사진제공 피차파 텅럼

글 피차파 텅럼Pitchapa Thonglom

저는 태국에서 온 27살 자원봉사자입니다.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문화 댄스페스티벌’에 참가하는 태국 학생들을 서포트하려고 왔어요. 댄스페스티벌이 끝난 후 학생들은 월드캠프에 참석했고, 저는 태국에서 사진 관련 일을 하고 있어서 사진기자 팀으로 자원봉사를 신청했습니다. 저보다 훨씬 경력이 많은 분들과 함께 촬영을 하면서, 그분들이 찍은 사진과 제가 찍은 사진을 비교해 보고 피드백을 받았어요. 카메라에 대해 배우고 싶은 게 많았는데 이 일을 계기로 몰랐던 것들을 배울 수 있었어요. 매일 저녁마다 하루 동안 찍었던 사진을 정리하는 시간이 참 즐거웠어요. 사진 속에 담긴 사람들의 표정이 모두 행복해 보이거든요. 피부색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사진 프레임 안에 같이 모여서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제 기분도 좋아졌어요.

 태국에서 온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쌓았다. 사진제공 피차파 텅럼
 태국에서 온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쌓았다. 사진제공 피차파 텅럼

이곳에 와서 배우는 것도 많고 감사한 것도 많지만 처음에는 문화적 차이 때문에 어려운 점도 있었어요. 가끔 한국 사람들이 대화하는 걸 보면 서로 화를 내면서 말하길래 싸우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제가 심각하게 쳐다봤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냥 이야기를 한 거였대요. 화를 내지도 않았고요.(웃음) 한국 사람들의 억양이나 목소리 톤 때문에 오해를 한 적이 몇 번 있었는데 문화적 차이라고 이해를 하게 되면서 나중엔 신경 쓰지 않았어요. 알고 보면 한국 사람들은 굉장히 착하고 친절하거든요. 한국은 태국과 달라서 음식 문화나 화장실 문화 등 안 맞는 것들이 있었어요. 그런데도 전혀 문제되지는 않았어요. 내가 자주 가지 않는 낯선 곳으로 떠나는 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새로운 것을 마주할 땐 불편함을 마주할 용기가 필요하죠. 일단 한번 용기를 내고 나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건 어렵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여행이 참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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