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나는 상사병에 걸렸다 [3] 치료법 2 교환학생으로 그 나라에 다시 간다

서경은(아시아 대만 해외봉사자, 라디오방송 연출가)

‘푸통푸통 타이완’
두근두근 대만. 내 마음을 잘 표현해주는 문구다. 대만에서 봉사활동을 한 이후 4년 동안 해마다 대만을 방문했다. 타오위안국제공항에 내려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드는데, 공기만 마셔도 좋은 그 느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대만은 아시아의 작은 섬나라이지만 내 마음속 대만은 태평양처럼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스무 살 때 IYF 월드문화캠프에 참석해 처음 대만 사람들을 만나게 됐고 그때부터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다. 중국어과에 들어가긴 했지만 ‘니하오(안녕하세요)’ 정도밖에 몰랐던 내가 대만 사람들과 친해지면서 의사소통하려는 욕구를 갖게 된 것이다. 그러다 결국 2013년에 대만으로 봉사활동을 떠났고, 해외에서 실질적으로 부딪히면서 중국어를 빠르게 배워나갔다.
대만 사람들은 항상 나에게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주었고 내 이야기를 들으며 서툰 말들을 바로잡아 주었다. 나는 때로는 그들의 집을 방문해 대만 요리를 배우고 한국 요리도 소개했는데,두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는 시간이 정말 즐거웠다. 대만은 열대과일들과 해산물, 꼬치, 지파이, 버블티 등 온갖 먹거리들이 가득한 나라다. 특이하고 생소한 음식들도 많은데 신기하게 모두 내 입맛에 맞아서 대만 현지인 같다는 말도 자주 들었다. 한번은 한국 고등학생들이 대만에 졸업여행을 온 한국 고등학생들의 부탁을 받고 가이드 역할을 하며 대만 이곳저곳을 소개했다. 한국과 대만을 가깝게 하는 데 한 몫 하고 있다는 생각에 내심 뿌듯하고 만족스러웠다.

자전거를 타고 타이베이를 돌아다니다 보면 푸근한 도시 분위기를 마음껏 느낄 수 있다. 낡은간판을 단 건물들과 아름다운 자연환경, 끝없이 길게 줄지어 다니는 오토바이 행렬, 말끔하게 정리된 공원에서 오순도순 이야기 나누는 시민들…. 편안함과 안정감 속에서 열정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최고의 곳이 대만이다.
2015년에 나는 교환학생으로 대만에 다시 가서 중국어교육학을 공부했다.
수업을 듣고 발표하고 조별활동을 하는 모든 과정이 도전이었는데, 대만 학생들이 친절하고 세심하게 도와주어서 잘 마칠 수 있었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매사에 조급한 내 태도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진 것도 좋았다.
대만에서의 추억을 잊지 않으려고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 SNS 활동을 하고 있는데, 대만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하나둘 찾아와 질문도 하고 나의 경험담을 공유하고 싶어 한다. SNS 외에 대만 친구들과의 영상 통화나 중국어 스터디등도 대만을 향한 그리움을 해소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보고 싶은 친구는 만나야 하듯 올해에도 역시 대만을 방문할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처음 가본 곳이 왠지 익숙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해보았을 것이다. 대만은 나에게 그런 곳이며, 내 마음 한켠은 언제나 그곳에서의 행복한 추억들로 가득 차있다. 대만이 없는 내 인생은 상상할 수 없다. 대만 사람들을 만나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이야기를 나눌 생각을 하면 언제나 두근거려서 ‘푸통푸통 타이완’이 좀처럼 가슴에서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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