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에너지 모아 그 나라 박람회 열다

최다현(오세아니아 솔로몬제도 해외봉사자)

솔로몬제도로 봉사활동을 떠나기 전, 나는 중국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며 영화제작사에 입사해 일을 했다. 그런데 일이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 달랐고 회사 생활에 회의를 느껴 고민하던 중에 친구와 해외봉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누군가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하지만 문득 그런 삶을 경험해보고 싶어져서 굿뉴스코 봉사단에 지원했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솔로몬제도에 도착했을 때 한국과 사뭇 다른 환경을 보고 많이 놀랐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다양한 열대과일, 풍부한 수산자원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지만 사람들이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돈이 없어서 배우지 못하고 신발이 없어 맨발로 다니면서도 마음은 낮고 순수했다. 작은 것에 감사하며 지내는 솔로몬제도 사람들을 보며 나는 행복의 비결을 배울 수 있었다. 뭔가 도와주려고 갔는데 오히려 배우고 온 것이다.

꿈같은 1년을 보내고 한국에 돌아왔는데 마음 한켠에는 신데렐라의 마법이 풀린 것 같은 아쉬움이 있었고 솔로몬제도에 다시 가고 싶은 마음도 불쑥불쑥 솟구쳤다. 그래서 친구들과 주위 사람들에게 남태평양 해외봉사를 꼭 가라고 권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그러다 지난 5월, 굿뉴스코 해외봉사단이 중심이 되어 ‘2018 서울세계문화엑스포,컬쳐Culture’를 개최했다. 자신이 다녀온 나라와 그곳에서 경험한 행복한 추억들을 마음껏 소개하기 위해 기획한 행사였는데, 나는 오세아니아 대륙의 팀장을 맡았다.

‘컬쳐Culture’는 서울 상암동의 DMC광장에서 3일간 열렸다.
봉사단이 활동한 각 대륙별로 부스를 설치해 전통 물품과 사진등으로 나라를 소개했고, 현지음식 시식 코너와 체험활동, 전통문화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그 나라의 문화를 느껴볼 수 있도록 했다. 오세아니아 대륙은 부스 일곱 개 동을 설치해 솔로몬제도, 피지, 바누아투, 파푸아뉴기니, 키리바시, 호주,뉴질랜드를 알렸고 코코넛스낵 시식, 조개팔찌 만들기, 포토존,게임존 등의 코너를 운영했다. 무엇보다 봉사단 개개인이 자신의 해외봉사체험담을 시민들과 함께 나눌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나는 이번 행사를 통해 다시 한 번 솔로몬제도에 푹 빠져지낼 수 있었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남태평양의 매력을 펼쳐 보일 수 있어서 즐겁고 행복했다.

‘컬쳐Culture’에 10만 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했고 국내 주요언론사들이 행사를 취재하고 보도했다. 시민들은 단원들의 봉사체험담을 듣고 “이렇게 건전한 태도와 열정으로 도전하며 사는 청년들을 보니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다”라는 말로 격려해주었고, 자녀들을 해외봉사에 참여하게 하겠다며 자료를 요청하는 분들도 많았다. 솔로몬제도에 다시 가기가 쉽지 않아서 늘 그리움을 품고 살아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컬쳐 같은 행사를 열수 있어서 무척 다행스럽고, 앞으로 더 크고 알찬 규모의 행사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

세계문화엑스포 ‘2018 Culture’
굿뉴스코 해외봉사단으로 봉사활동을 다녀온 젊은이들이 직접 경험한 각 나라의 문화를 박람회 형식으로 소개하는 행사이다. 올해에는 유엔이 정한 ‘세계 문화 다양성 주간’을 맞아 5월 21부터 27일까지 서울 상암동 DMC광장에서 열렸는데, 총 10만여명이 참여했다. ‘Culture’에는 국내외 여러 귀빈들도 참석해 박람회를 관람하고 봉사단을 격려했는데,남부 아프리카 에스와티니의 경제부장관 프린스 흘랑구셈피 들라미니 씨는 “봉사단원들이 이번 박람회를 준비하면서 한 단계 성장하였으리라 생각합니다. 이곳에와서 부스를 돌아보기만 했는데 세계 여행을 한 것 같습니다.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자리로 해마다 발전시켜 나가길 바랍니다.” 라고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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