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투머로우

상단여백
HOME 해외봉사 해외봉사 이야기
[표지 이야기]한 동작보다 한 마음이 먼저다, 7인 인터뷰One Mind, One Motion!
김은우 캠퍼스리포터 | 승인 2017.03.03 14:41

굿뉴스코 페스티벌에는 아프리카, 중국, 일본, 중남미, 남태평양 등 세계 각국의 댄스들이 무대에 오른다. 동작도, 음악도, 의상도 다 다르지만 한 가지만큼은 같다. 서로 마음이 흐를 때 보는 이를 신명나게 하는 환한 미소와 경쾌한 몸놀림이 나온다는 것. 동작을 조율하기 앞서 마음을 조율한 단원들의 공연준비 뒷이야기를 전한다.

“대학생들의 무대라고 들었는데 막상 와서 보니 웬만한 프로 공연팀 이상이네요.”
“단원들이 무대 위에서 밝게 웃는 표정들이 너무 예뻤어요. 어떻게 그렇게 밝게 웃을 수 있는지 신기했어요.”

이구동성異口同聲, 굿뉴스코 페스티벌을 관람한 사람들이 한결같이 쏟아내는 찬사들이다. 올해 페스티벌 준비기간은 약 2주로 여느 해보다 훨씬 짧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오히려 더 뜨거운 듯하다. 무엇이 이 단원들을 행복과 기쁨의 메신저로 만든 걸까?

새벽 6시부터 하루를 시작해 자정을 넘겨서까지 준비에 몰두하는 그들이 연습 못지않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일은 ‘마음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사소한 일로 생긴 다툼과 오해, 춤이 서툰 단원들을 무시하는 마음, 무대에 서지 못해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 등. 꽁꽁 감추고 싶지만 정작 털어놓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게 부정적인 마음들을 털어놓고 나면 막힌 혈이 뚫리듯 마음이 통하며 공연이 완성되어 간다. 서로를 향한 신뢰, 돋보이지 못해도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헌신… 페스티벌 공연 한 편 한 편은 그런 마음의 조율을 거쳐 완성되는 것이다.

 

8억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
이현숙(미국 15기)

굿뉴스코 페스티벌에서는 춤만 잘 춘다고 무대에 오를 수 없다. 의상, 몸놀림, 표정에서 그 나라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져야 한다. 무엇보다 팀원들의 마음이 하나가 돼야 한다. 처음에는 우리 팀 모두가 열심히 연습만 했다. 그런데 ‘잘 추는 사람은 가운데에 배치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우리 마음은 제각기 따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저마다 가운데 서고 싶은 욕심 때문에 마음이 통하지 않았다. 사소한 일로도 사이가 틀어졌고, 매니저님들은 “이대로 가면 중남미팀은 해체할 수밖에 없다”고 하셨다.

‘누가 가운데 서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구나. 모두가 하나가 되지 못하면 무대에 오를 수 없다!’ 그제야 우리는 욕심을 내려놓고, 서로를 도와주며 팀을 재정비했다. 그렇게 마음을 조율하는 동안 팀워크가 돈독해졌고, 새벽까지 합숙하며 연습하는 것도 즐거워졌다.

빡빡한 공연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너무 피곤하고 허리와 하반신이 아플 때도 많다. 공연을 빠지고 쉬고 싶지만, 그러면 팀 전체가 무대에 오를 수 없다. 무대에서는 아픈 내색을 할 수도 없어 꾹 참고 공연하다 보면 어느 새 알지 못할 힘이 솟고 통증이 사라졌다. 원래 나는 페스티벌 준비에 참여하는 대신 알바를 할 계획이었다. 한 달 동안 알바를 했으면 80만 원 정도 벌었지 싶다. 그런데 내가 페스티벌을 준비하며 얻은 것을 생각하면 지난 한 달은 8억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풀어진 마음의 끈을 다시 바싹 조이며
권소진(뉴질랜드 14기)

나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사회자로 굿뉴스코 페스티벌 무대에 섰다. 사회자는 단원들을 대표해서 무대에 서는 데다 사회자의 한 마디에 분위기가 좌우되기 때문에 ‘페스티벌의 꽃’이라고도 불린다. 작년에는 사람들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었고, 어떻게 하면 사회를잘할 수 있을지에 내 마음의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해외봉사를 갔다가 현지인들에게 받은 사랑, 그 사랑에 대한 감사를 공연으로 표현하려는 단원들의 마음을 보았다. 그 마음을 멘트에 담아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각 공연팀을 돌며 팀원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하는지 자세히 보고 묻고 들었다. 그 피땀 어린 노력을 두 마디 짧은 멘트에 녹여내려니 힘들었다. 그래서 그 두 마디 멘트를 놓고 며칠간 고민을 거듭했다.

봉사단원으로 생활하다가 귀국해서 여유롭게 지내다보면 금방 나태해지기 쉽다. 그런데 페스티벌을 준비하며 봉사단원 시절의 빡빡한 단체생활에 돌아가면 금방 정신이 번쩍 든다. 페스티벌은 풀어지기 쉬운 내 마음의 끈을 다시 바싹 조여주는 시간이다.

 

안주하는 삶에서 벗어나 도전 할 기회였다
고호정(중국 15기)

춤을 연습하면서 생각 없이 앞사람의 춤을 따라보면 ‘나도 저만큼 추고 있다’고 생각하기가 쉽다. 실제 틀린 동작이 많은데도 말이다. 춤실력을 향상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를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는 평소 표정이 안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 말을 듣고도 나는 ‘이게 그냥 내 표정인데?’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 ‘그럼 어떻게 표정을 고칠까?’ 하는 생각은 잘 안 했다. 그런데 굿뉴스코 페스티벌 춤을 연습하는 동안 누군가가 ‘표정이 안 좋은데 무슨 일 있냐?’고 물었다. 내가 표정이 항상 굳어 있어 다가가기 어렵고, 친절하게 대하기 어려웠다는 단원도 있었다. 짜증스러웠지만 귀 기울여 듣다보니 ‘아, 이게 다른 사람 눈에 비친 내 모습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페스티벌이 좋은 점은 춤만 배우는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내 모습과 내 삶의 잘못된 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잘못된 점들을 하나둘 발견하면서 나는 변하는 것이다. 또 안주하는 삶에서 벗어나 도전할 기회도 많다. 훌륭한 마인드와 실력을 갖춘 선배들도 있어 도움을 청할 수도 있다. 실수를 하더라도 그 실수를 이미 경험해 본 분들이 ‘괜찮으니 이렇게 하면 돼’ 하고 조언을 해 주신다. 깊은 마음의 세계를 배울 수 있는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책임감과 적극성을 배웠다
김재경(남아공 14기)

나는 아프리카 댄스팀 팀장이다. 팀장이 되기 전 팀원으로서 연습할 때는 팀장의 지시를 따라 수동적으로 연습에 임했고, 굿뉴스코 페스티벌을 크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팀장이 되면서 전에 없던 책임감이 생겼다. 연습을 어떤 식으로 진행하고, 팀원들의 건강도 챙기고, 팀원들의 마음도 헤아리게 되었다. 매사에 능동적, 적극적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아프리카 댄스 ‘주아 와카와카(뜨거운 태양)’는 앉았다 일어섰다 하는 동작이 많아 체력소모가 크다. 도입부에서는 모두가 일렬로 서서 군무를 펼쳐야 하는데, 모두 키가 다른 데다 연습시간마저 부족해서 똑같은 높이로 점프하기가 쉽지 않았다. 또 하체를 많이 쓰다 보니 몇 번만 연습을 하면 금방 지쳤다. 녹초가 된 팀원들을 다독여 최대한 연습을 해야 했다.

해외봉사를 가서 맘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나는 실수도 많고 생각도 짧은 사람이었다. 그때부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큰 일을 결정할 때도 주위에게 묻고 처리하게 되었다. 인생을 보는 눈, 더 큰 세상을 보는 눈이 생긴 것이다. 그런 굿뉴스코를 한 사람에게라도 더 알릴 마음으로 연습하면서 행복했다.

 

뭐? 내가 모아나를 닮았다고!
안지혜(대만 15기)

대만 단원인 내가 남태평양팀에서 공연을 하게 된 건 내 외모가 애니메이션 ‘모아나’의 주인공과 닮았기 때문이었다. 남태평양 댄스음악도 ‘모아나’의 OST ‘로고 테 파테’였다. 그런데 총 리허설을 이틀 앞두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왔다. 예년에 남태평양 공연 때 사용한 음악 ‘파테파테’를 올해도 쓰기로 했다는 것이다. 음악이 바뀌니 안무도 새로 구성해야 했다.

‘이제 겨우 이틀 남았는데, 어떻게 안무를 새로 짜? 포기할까?’ 생각하던 차에 팀장 언니가 이렇게 말했다. “갑자기 안무를 바꾸기가 힘들겠지만, 힘을 내서 이 난관을 넘으면 먼 훗날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겁니다.” 그 말에 팀원들은 활기를 찾았고, 결국 안무를 수정해 무사히 공연을 마쳤다.

남태평양 댄스는 훌라춤처럼 골반을 많이 흔들어야 한다. 안무 선생님은 ‘웬만큼 크게 허리를 흔들지 않으면 관객들 눈에 띄지도 않는다’고 강조하셨다. 부팀장인 나는 다른 팀원들을 가르쳐야 했고, 팀원들은 “골반이 뻣뻣해 안 돌아가는 걸 어떻게 해?”라며 힘들어 했다. 하지만 “관객들이 우리 공연을 보고 유쾌해 하는 모습을 상상해 봅시다”라며 격려해 주니 팀원들은 힘든 것을 잊고 연습에 몰두했다. 순간순간 난관이 많았지만, 극복했을 때 보람도 큰 페스티벌이었다.

 

무엇 하나 그냥 되는 것은 없었다
최인수(인도 14기)

굿뉴스코 페스티벌을 준비하다 보면 ‘세상에는 무엇 하나 내 맘대로 되는 게 없구나’ 하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인도팀 댄스음악을 정하기 위해 날마다 수십 곡씩 인도 영화음악 OST를 들었다. 꼬박 석 달을 들었으니 적어도 2,3천 곡을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페스티벌에서는 다른 음악으로 댄스를 준비하게 되었다. 곡은 정해졌지만 고음질 원본음악을 구하는 것도, 의상을 만드는 것도, 안무를 짜는 것도 무엇 하나 그냥 되는 것은 없었다. 일이 잘 풀리는 것 같다가도 막히고, 그래서 실망하고 있는데 뜻밖에도 팀원들의 마음이 모이면서 일이 풀리고….

나는 고3 때 학급 실장을 했고, 군대에서는 조교를 했다. 학원에서 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도 있다. 그래서 스스로를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상대의 성격도 쉽게 파악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 내가 본 모습으로 상대를 대하면 안 된다는 걸 알았다. 사람을 마음으로 대하고 겪어보니 사람마다 독특한 마음의 맛이 있었다. 과일처럼 마음도 저마다 맛이 다를 뿐, 좋은 맛과 나쁜 맛이 따로 없었다.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지내다보니 누구와도 마음을 섞을 수 있었다. 나 혼자였다면 절대로 이런 큰 무대를 준비할 수 없었을 것이다. 모든 단원들이 한마음이 한뜻이 되었기에 관객들을 기쁘게 할 수 있었고, 그 모습을 보는 우리도 행복했다.

 

낫토까지 먹어가며 일본 사람이 되기 위한 우리들의 몸부림!
배병현(베냉 15기)

일본 ‘야쿠도’ 댄스를 추면서 가장 힘든 일은 춤에 일본의 느낌을 담아내는 일이다. 남자라면 사무라이 같은 강인함과 절도, 여자라면 새침함과 도도함… 그런데 우리 팀 33명 중 일본 단원은 한 명도 없었다. 서로 춤은 맞는데 일본다운 느낌이 전혀 없었다. 매니저님은 그런 우리에게 ‘일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연습모임 때 ‘하이!’라고 대답하는가 하면 일본어를 한 문장씩 암기해 오는 숙제를 내기도 했다. 일본인처럼 식사할 때 젓가락만 쓰기도 했고, 일본음식 ‘낫토’도 구해 먹는 등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나는 팀장이었다. 팀을 이끌어본 경험도 없고, 나보다 나이 많고 굿뉴스코 페스티벌 참가경험도 많은 팀원도 7~8명이나 되었다. 선배 단원들에게 도움을 구했다. 선배들은 “말 한 마디를 해도 ‘이 말을 하면 상대 마음이 어떨까’를 생각하고 이야기하라”고 조언해 주었다. 나이 많은 팀원들이 어린 내 말을 듣고 따라주는 것이 너무 고마웠다. 누가 잘한다고 칭찬을 해도 기쁘기보다 ‘팀원들이 마음이 뜨지 않을까?’ 하고 마음을 단속할 걱정부터 했다. 페스티벌을 준비하며 나는 새로운 지혜를 배웠다. 다른 사람을 이끌고, 속내를 터놓고 이야기하며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법을 배운 것이다.

김은우 캠퍼스리포터  smilegirl426@naver.com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은우 캠퍼스리포터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