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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사람들의 따뜻한 사랑 ‘Loving’생생나라 '미얀마' ②
김민화 | 승인 2020.06.30 17:36

#School

저는 7살부터 미얀마에 살았어요. 우리나라 말도 서툴게 하던 때라, 미얀마 말은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지요. 이듬해에 현지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미얀마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전혀 따라갈 수 없었어요. 그래서 미얀마 친구들이 제 가방에서 수업에 맞는 책을 꺼내주고, 어디를 공부하는지 책을 펴주었어요.

수업 시간 내내 저를 살뜰히 살펴주고, 수업이 끝나면 숙제를 시켰지요. “이렇게 적어라.” “저렇게 말해라.” 등등 눈높이 수업을 해주었어요. 우리 부모님은 그 친구들이 고마워서 집에 자주 초대해 음식을 해주셨는데, 친구들이 올 때마다 개인 과외선생님으로 돌변했어요. 우리 가족의 발음을 고쳐주고, 단어를 알려주고…. 아마 세상에서 미얀마어를 제일 잘 가르치는 선생님들일 거예요. 지금 우리 가족 모두 미얀마어를 어려움 없이 구사하도록 만들었거든요.

미얀마 수도 만달레이에서 공연을 하러 갔다.댄스를 할 공간이 없어 길거리에서 연습을 하다가 한컷.

#Neighbor

제가 중학교에 다닐 때 ‘가을동화’라는 드라마가 미얀마에서 히트를 쳤어요. 저와 동생은 가을동화의 주인공인 ‘준서’와 ‘은서’로 통했죠.

특히 저희 옆집에 사는 아주머니는 저와 동생을 “준서야~, 은서야~”라고 부르셨고, 얼마나 예뻐하셨는지 일부러 시간을 내서 우리를 돌봐주셨지요. 아주머니 덕분에 미얀마의 전통 음식을 다 먹어봤을 정도예요. 아주머니에게는 우리 또래의 자녀가 있었는데, 같이 데리고 다니며 동물원과 유적지 등등 미얀마의 이곳 저곳을 보여주셨어요. 사실 저희를 챙길 만큼 넉넉한 형편도 아니었고 귀찮을 법도 했을 텐데, 항상 따뜻한 웃음과 사랑으로 감싸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2019년 미얀마 친구들과 함께 한국에서 열리는 캠프에 참석했다. 여기서 만나기 반가워 친구들아~! (오른쪽에서 두 번째.)

#Friend

한번은 살고 있는 곳에서 두 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시골로 친구들과 여행을 갔어요. 그런데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그만 제 신발 끈이 끊어졌어요. 집에 도착하려면 한참 남았고, 날씨는 덥고 도로 사정은 좋지 않았어요. 미얀마의 도로는 대개 흙길이라, 여름에 쨍쨍 내리쬐는 햇볕을 받으면 상당히 뜨거워요.

당황한 나를 보고 친구가 “민화야, 나는 자주 맨발로 다녀서 신발을 안 신어도 괜찮아. 너는 그렇지 않잖아. 내 신발 신고 가. 나는 맨발로 가도 괜찮아.” 하며 자신의 신발을 벗어 주었어요. 친구들은 그처럼 자신이 불편하고 손해보는 걸 계산하지 않고 언제나 저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주었어요. 집에 도착해서 저는 친구의 발을 씻어주었어요. 거칠 대로 거칠어진 발이었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을 그날 보았습니다.

글=김민화
부모님을 따라 7살 때부터 미얀마에서 살기 시작했다. 현지 학교를 다니며 미얀마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국제학교에서 공부했다. 미얀마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현재는 핀란드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으며, 장차 미얀마 학생들을 가르치고 그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멋진 교장 선생님이 되려는 꿈을 키우고 있다.

김민화  4153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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