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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 울려 퍼진 노래 ‘Singing’생생나라 미얀마 ④
최지나 기자 | 승인 2020.06.30 17:38

굿뉴스코 미얀마 지부에서는 미얀마 학생들을 위해 2008년, 음악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진달래 합창단”을 창단했다. 현재 진달래 합창단은 합창단원 40명, 오케스트라 30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미얀마에서 가장 크고 실력있는 합창단으로 성장했다.
“저희들 각자는 어두운 과거가 있습니다. 실패를 하고, 가출을 하고, 마약을 하며 꿈 없이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방황은 미얀마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평범한 이야기입니다. 신기하게도 우리가 하는 음악엔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건 아마 우리가 음악으로 행복을 맛보고 꿈이 찾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방황의 길에서 음악의 길로

내가 어릴 때 아버지는 도박에 빠져 지내셨다. 돈 때문에 집에 있는 물건들을 하나씩 다 파셨다. 나는 친척집에 맡겨졌고, 그곳에 사는 동안 무시를 많이 당했다. 친척들은 나에게 ‘아버지의 피를 받았기 때문에 너도 아버지처럼 될 거다’고 이야기했고,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아버지가 너무 미웠다. 나중에는 아버지와 함께 살았지만 말도 하지 않고 지냈다.

고등학생 때, 하루는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괴한이 내 머리를 치고 달아났다. 나는 길에 쓰러졌다가 얼마 뒤 정신을 차리고 집에 가서 상황을 이야기했는데, 아무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 일이 마음에 상처를 깊이 남겼다. ‘가족도 믿을 수 없는데 난 앞으로 누굴 믿고 살아야 하나? 나 자신을 믿고 지키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사람들을 만나면 싸우기 시작했다. 가족과도 갈등이 깊어져 집을 나와 길거리의 불량배가 되었다. 내가 집에서 나가 있는 동안 아버지는 온몸에 풍이 찾아왔다. 한평생 건강하게 사실 거라고 생각했던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일주일 만에 돌아가셨다. 항상 미워했던 아버지였지만 그렇게 돌아가시니 너무 슬펐다.

슬픔에 잠겨 있는 나에게 어머니는 앞으로 어떻게 살지 생각해보라며 어느 마인드 캠프에 참석하라고 권하셨다. 길거리에서 불안하게 살다가 내 또래 친구들이 모여 행복하게 지내는 곳에 가니 처음엔 너무 어색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은 누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 귀 기울이고, 같이 해결할 방법을 찾았다. 오랜만에 느낀 따뜻함 덕분에 나도 금세 편안하게 웃을 수 있었다. 특히 합창단이 부르는 노래를 들을 때 너무 행복했다. 나도 그들처럼 살 수 있다면 좋겠다는 꿈을 가졌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지금 나는 진달래합창단과 맨콰이어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나는 악보를 볼 줄 모르기에 들리는 음을 모두 외워서 노래한다. 길거리를 배회하며 살던 내가 이렇게 노래를 부르며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글=놀라 진달래 합창단원

다시 새겨준 음악가의 꿈

어렸을 적에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기타를 만지며 자란 나는 음악가로 성공하고 싶었다. 음악 동아리에서 활동할 때 어떤 사람이 “너, 이거 하고 작곡해 봐. 좋은 아이디어가 샘솟을 거야.”라고 하며 마약을 권했다. 마약이 사람을 얼마나 불행하게 만드는지 알고 있었기에 거부했지만, 계속 권해 ‘한 번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마약에 손을 댔다.

어느덧 음악가의 꿈은 사라지고 나는 결국 ‘어떻게 하면 마약을 할 수 있을까?’만 생각하는 중독자가 되었다. 거의 모든 마약을 복용했고, 마약에 중독된 사람을 보면 어떤 마약을 했는지 가려낼 정도로 마약에 대해 박사가 되었다. 나중엔 마약을 끊게 해준다는 곳을 찾아다녔지만 얼마 못 가 다시 마약을 했다. 군인들에게 잡혀 감옥에 6개월 동안 갇혀 있기도 했지만, 출소한 후에도 술과 마약 속에서 살았다.

놀라와 자일랏은 진달래 합창단 남성 중창 멤버이다. 그들은 노래 안에 자신들의 변화 이야기를 녹여내 관객들을 감동시킨다.

그렇게 지내던 2011년 어느 날, 여동생의 끈질긴 권유로 IYF 월드캠프에 참석했다. 그곳에서 IYF 미얀마 지부장님을 만났는데, 그분은 나에게 “네가 마약을 끊을 수 없는 이유는 마약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야. 마약을 끊기 위해서는 마약을 미워해야 해. 예를 들어,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가 네게 큰 상처를 주고 해를 끼친다면 그 사람을 미워할 거야. 마약이 그와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분명히 발견해야 돼.”라고 이야기해주셨다. 나는 마약 때문에 우리 가족이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지, 내가 감옥에서 얼마나 비참했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첫 발걸음을 옮긴 뒤 나는 지부장님의 인도를 계속 받아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나는 이제 마약을 하지 않는다. 지금은 진달래합창단에서 노래하고, 오케스트라에서 기타, 피아노, 더블베이스 등 악기를 연주한다. 공연 중간에 관객들에게 내가 마약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할 때면 모두들 신기해한다. 이렇게 변한 내 삶이 신기하고 음악을 하고 싶었던 꿈을 이루고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글=자일랏 진달래 합창단원

최지나 기자  4153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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