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무더위 속 특별한 여름나기 스토리 ③

전주영. 한국무용을 전공하는 그가 최고의 무용수가 되려면 몸뿐 아니라 마음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며 봉사단에 지원해 필리핀으로 떠났다. 민다나오 섬에서 느낀 감동을 표현했다.
전주영. 한국무용을 전공하는 그가 최고의 무용수가 되려면 몸뿐 아니라 마음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며 봉사단에 지원해 필리핀으로 떠났다. 민다나오 섬에서 느낀 감동을 표현했다.

필리핀 민다나오 섬에서 여러 학교를 찾아가 로드쇼를 펼치며 봉사단을 소개하고 한국 문화를 알렸는데, 그곳에서 지낸 시간들은 진한 여운과 함께 마음에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았다. 말라이발라이 시를 비롯해 정말 많은 곳을 다녔다. 하루에 일곱 개 학교를 방문한 적도 있는데 습하고 더운 날씨에 몇백 명 앞에서 댄스 공연, 특히 한국 전통무용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체력적으로도 한계가 느껴져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열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한번은 어느 학교를 방문했는데 청각 장애인 소년 소녀들이 우리를 환영하는 의미로 공연을 준비해 선보여 주었다. 듣지 못하는 학생들이 음악에 맞추어 댄스를 하는 걸 보니 고마움을 넘어서 감동이 밀려왔다. 우리 한 명 한 명의 존재를 소중히 생각하는 그들의 마음이 우리 속에 어떤 에너지를 솟구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케이팝 열풍이 뜨거워서인지 필리핀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을 정말 좋아한다. 학생들 앞에서 잠깐 공연을 하고 우리에 대해 소개한 후 헤어지는데, 눈물을 흘릴 정도로 아쉬워하며 끊이지 않고 말을 걸었다. 가지 말라고 손목을 잡고 매달리는 학생들도 있었다. ‘왜 나를 좋아해주는 걸까?’ 평소 낮은 자존감 때문에 의기소침한 나였기에 사랑받았던 그때의 순간들이 하나하나 마음속에 깊이 박혔다. 순수함과 열정, 감동을 맛본 민다나오 섬은 내가 뽑은 최고의 여행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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