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무더위 속 특별한 여름나기 스토리 ②

그가 봉사하고 있는 나라 이스라엘은 다른 중동 지역 국가들처럼 여름철 기온이 높고 기간도 길다. 더울 때는 40도를 웃도는 날씨가 이어지는데, 뜨거운 이스라엘에서 열정적으로 한국을 알리며 무더위를 잊고 지내는 대학생이 있어 소개한다.

나는 굿뉴스코 해외봉사단으로 이스라엘에서 활동하며 ‘코리아 클래스’를 열고 있다. 첫 수업부터 홍보할 자료를 준비해 주위 도서관과 기관 등에 가서 알렸다. 2주쯤 지났을 때 카타몬도서관의 에일랏 관장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관장님은 코리아 클래스에 관심을 보이시며 수업에 참여할 사람들을 보내주겠다고 하셨는데 너무 기뻤다.

중학생부터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학생 스무명과 함께 이스라엘에서의 한국어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노는 걸 좋아하고 딱딱한 수업을 싫어했기 때문에 ‘무조건 재미있게 가르치자!’고 다짐했다. 한국의 문화, 전통놀이와 연결시켜 수업 계획을 짰고 중간중간 노래를 가르치고 공연도 선보였다. ‘파파로티’ 등 한국 영화를 보는 숙제도 내주었다. 중고등학교의 체육대회와 반티문화를 이야기하며 학생들의 생활모습을 설명했고, 한국 전통혼례와 현대의 결혼문화에 대해서도 소개했는데 굉장히 흥미로워했다. 한국의 모든 것이 신기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듣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

최원도 뮤지컬이 주는 감동에 매료돼 뮤지컬 제작자의 꿈을 갖게 된 그는 이스라엘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재능과 끼를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최원도 뮤지컬이 주는 감동에 매료돼 뮤지컬 제작자의 꿈을 갖게 된 그는 이스라엘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재능과 끼를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수업을 들으러 오시는 알빈 할아버지는 한국전쟁 때 의무관으로 참전한 분이다. 직접 찍은 1970년대 한국 모습이 담긴 영상과 박물관에나 있을 법한 옛날 한국 교과서를 보여주셨는데, 이스라엘에서 우리나라의 옛 모습을 보니 신기하고 반가웠다. 보아스라는 학생은 혼자 한국어를 공부하던 중이었는데 가르쳐주는 사람이 생겨서 좋다며 온 가족을 데리고 왔다.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보아스의 아버지는 우리를 위해 ‘감사합니다’라는 글씨가 적힌 달콤한 케이크를 만들어 오시기도 했다. 미아와 조이는 자매다. 한국에 관심이 무척 많아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수업에 참여하며 열심히 배우고 있다.

처음 코리아 클래스를 시작할 때는 잘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현지인들과의 만남 자체를 즐기며 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었는데, ‘실수하면 어쩌지?’라고 걱정하며 움츠러들었던 것 같다. 지부장님이 그런 내 마음을 아셨는지 “원도야, 너는 최고의 한국어 선생님이야! 이스라엘에서 한국어를 너만큼 잘 가르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 말에 용기를 얻어 ‘그래. 실수하더라도 담대하게 하자! 우리 코리아 클래스는 행복을 선물하는 최고의 수업이야!’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는데, 신기하게 부담이 사라지고 수업이 즐거워졌다.

나는 대학에서 연극영화학을 전공하고 있다. 뮤지컬을 제작해 세계 순회공연을 하며 사람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는 게 꿈인데,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며 내가 해보고 싶었던 많은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어서 좋다. 나는 수업 중에 노래와 연주, 연기를 이용한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 박수를 치며 내 노래를 즐겁게 들어주는 이들이 있어서 기쁘고, 활짝 웃으며 행복해하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보면 더위는 물론 봉사자로 활동하며 느끼는 피곤함도 모두 다 날아간다.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