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자기 몸집보다 큰 리어카에 물을 잔뜩 싣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밀며 울퉁불퉁한 흙길을 힘겹게 지나간다. 티셔츠에 그려진 커다란 해골 그림이 마치 아이의 삶을 대신 이야기해 주는 것 같았다. 한창 뛰어 놀아야 할 나이에, 한창 부모님께 응석부릴 나이에,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는 아이들을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팠다.
부모님의 잔소리가 듣기 싫다고 생각할 때, 시험 성적 때문에 좌절할 때, 더 나은 스펙과 더 좋은 직장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 지구 반대편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을 떠올려 보라. 지금 나의 삶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를 깨닫기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한솔
아이티 굿뉴스코 해외봉사단 매니저로서, 아이티 청소년을 위한 무료 교육을 하며, 매년 미국 자원봉사자를 초청해 영어캠프를 열고, <투머로우> 통신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진 | 이한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