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하자
“결혼? 꼭 해야 하나? 그냥 연애만 하면 되지. 난 혼자여도 좋은데?”
“그리고 결혼하려면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데 경제적 부담은 어떻게 할 거야?”
“또 결혼하면 취미생활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잖아. 나는 지금 이대로가 좋아!”
요즘 내 주변에만 봐도 이렇게 말하는 20, 30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비교적 최근에 결혼한 나한테 다짜고짜 묻는다.
“결혼하면 정말 좋아? 어떤 점이 좋아?”
어떤 점이 좋은지 하나하나 생각해 보다가 내 입에서 나오는 대답,
“글쎄? 어떤 점이 좋냐고 물으면 구체적으로 말은 못하겠어.”
그 말에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이야기를 계속 이어간다.
“별 거 없어. 그냥 집에 오니까 항상 꺼져 있던 방에 불이 켜져 있고, 적막했던 집에 누군가의 온기가 느껴지고, 그 누군가는 내 베프가 되어 나의 시답지 않은 이야기에도 깔깔대며 웃더라. 그렇게 한참 서로 떠들다가 배가 고파지면 야식을 시켜. 늦은 시간에 혼자 먹으려면 주저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말이야. 아! 그리고 또 내가 좋아하는 것 대신에 우리가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찾게 되더라. 그렇게 시작한 취미생활이 너무 재미있는 거야. 또 혼자 있을 땐 항상 마음 한쪽이 뻥 뚫려 있는 것 같았는데, 이젠 안정감이 있어. 마치 뚫려 있던 곳이 그 사람으로 꽉 채워진 느낌이랄까? 그뿐만 아니라….”
별 것 없다는 말과 다르게 내려올 줄 모르는 입꼬리로 끝없이 떠들다가 문득 깨닫는다.
‘아, 이래서 결혼을 하는구나!’
모두에게 결혼은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진다. 결혼에 대한 각자의 정의는 다를 수 있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너와 내가 아닌 우리이기에 가능한 행복이 있다는 것!
우리가 생각하는 결혼은 ‘나에게 부족했던 부분들이 그 사람으로 채워지고, 그 사람으로 인해 내가 온전한 내가 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함께 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