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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문화교류의 시대
최지나 기자 | 승인 2022.11.17 10:37

‘의식주’를 중심으로 발전했던 첫 교역에서부터 학문, 기술의 전래까지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한 교류의 여러 양상을 앞에서 살펴보았다. 지금 이 시대에 우리는 풍요로운 문화 콘텐츠를 교류하며 산다. 넷플릭스를 열어 쏟아지는 최신 드라마와 영화를 한눈에 확인하고, 스포티파이로 전 세계 신곡을 감상할 수 있다. 그중에 눈에 띄는 사실은 한국 문화가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는 점이다. 한류 문화의 현재와 그 발전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OTT의 발전과 한류

2000년대, ‘대장금’, ‘겨울연가’, ‘주몽’과 같은 한국 드라마는 일찍이 아시아 지역에 한류 열풍의 바탕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현재 OTT*서비스라는 날개를 달고 한국 드라마가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 방증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오징어 게임’은 미국 방송계에 최고 권위를 가지고 있는 ‘에미상’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드라마로는 최초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고, 단일 드라마로서 6관왕을 차지했다. 한국 드라마가 가진 잠재력이 꽃피는 순간이었다.

*OTT란? Over-the-Top의 줄임말로, 셋톱 박스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지칭한다.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OTT때문이라고?

‘오징어 게임’이 가장 큰 성과를 거뒀으니, 이 드라마를 놓고 이야기를 해보자. ‘오징어 게임’ 안에는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사회 문제의 단편들이 줄줄이 들어가 있다. 특히나 대한민국의 짧고 굵은 경제 성장은 이러한 사회문제들이 자연스럽고 깊숙이 녹아들게 했다. ‘오징어 게임’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드라마는 게임을 하며 진행된다. 456억이라는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익숙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줄다리기’, ‘오징어 게임’과 같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게임을 하며, 인간의 존엄성은 무시된 채 돈 앞에서 무한경쟁을 겨룬다.

거기에 힘없는 여자, 노인들과 건장한 남자가 줄다리기를 펼치는 ‘평등’한 게임 말이다. 여기서 조금 더 들여다봐야 할 부분은, ‘오징어 게임’의 우승자가 힘센 조폭 출신도 아니고, 똑똑한 서울대 수석입학자도 아닌, 가장 찌질한 도박중독자 ‘성기훈(이정재 분)’이라는 것이다. 그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요리조리 잘도 살아 남았다. 수억의 상금을 받고 그곳을 나온 성기훈은 어떻게 살아갈까? ‘내가 우승자’라는 느긋함에 취해 펑펑 돈을 쓰며, 또다시 도박에 손을 댈 것도 같지만, 그는 돈 한 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노숙자로 살아간다. 자신의 우승 뒤에 수많은 이들의 죽음이 담겨 있음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 9부작으로 구성된 드라마 오징어게임. (사진 넷플릭스)

이런 스토리가 내재되어 있는 ‘오징어 게임’은 화려한 영상과 함께 전 세계 사람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외신들은 ‘오징어 게임’이 에미상을 받은 이유로 ‘사회 문제들을 비판하려는 묵직한 메시지가 담겼다.’는 점을 꼽았다.

‘오징어 게임’ 외에도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한국 드라마나 영화들은 한결같이 사람의 마음을 세밀하고, 조밀하게 들여다본다. 인간의 탐욕, 잔인함을 여과없이 드러내 사회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리고, 한국의 정情, 후회, 인간미까지 버무려져 있으니 안볼래야 안볼 수 없게 만들었다.

K드라마 이전에 K팝이 있었다

한류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K팝이 빠질 수 없다. ‘아시아의 별’이라 불리며 한국인 최초로 일본 오리콘 앨범차트 1위를 석권한 보아를 시작으로, K팝은 서서히 세계에 퍼졌다. 그럼에도 넘을 수 없는 산처럼 보였던 것이 바로 빌보드 차트였는데, 방탄소년단(이하 BTS)은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 ‘러브 유어 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 Answer’ 등 총 6장의 앨범을 ‘빌보드 200’ 차트 1위에 올렸다. 거기에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은 빌보드 싱글 차트인 ‘핫 100’ 1위에 올라, 62년 빌보드 역사상 처음 한국어 곡이 싱글 차트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블랙핑크 역시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블랙핑크 공식 유튜브 채널은 전 세계 아티스트 최초로 구독자 8,000만 명을 넘었고, K팝 가수로는 최초로 영국 음악 축제인 ‘하이드 파크 브리티시 서머 타임 페스티벌’에 출연한다. 2019년에는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 K팝 걸그룹 최초로 무대에 섰다.

1. 보아. (사진 SM엔터테인먼트) 2. 블랙핑크. (사진 YG엔터테인먼트) 3. 방탄소년단. (사진 하이브 엔터테인먼트)

K팝 아티스트의 팬들은 강한 행동력으로

앞서 말한 K팝 아티스트들이 인기를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 보아의 인기 비결은 ‘뛰어난 실력’이다. 만 15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댄스와 노래 실력이 뛰어나 일본 활동 당시 ‘한국의 브리트니 스피어스’로 불렸다. 과격한 댄스를 하면서도 목소리가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실력이 많은 이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것이다.BTS는 그들의 음악엔 사회 문제를 비판하는 내용, 힘든 이를 위로하는 진심, 그리고 추구하는 가치가 선명하게 담겨 있다. 그래서인지 유독 그들의 음악으로 위로받고, 힘을 얻고, 그 일에 함께하고 싶다고 팬들은 말한다. 그렇게 BTS의 강력한 팬덤 ‘아미’가 탄생했다. 아미는 2017년 ‘러브 유어셀프’라는 아동·청소년 폭력 근절을 위한 모금 캠페인을 펼쳐서 약 18억 원을 유니세프에 기부했고, 2020년에는 ‘블랙 라이브스 매터’라는 흑인 인권 운동에 참여해 해시태그 운동을 벌였다.

블랙핑크 팬텀인 ‘블링크’ 역시 마찬가지다. 페루 민주화 시위대를 지지하고, 테러 반대 운동을 펼쳤다. 이처럼 팬덤들이 강한 행동력으로 캠페인을 벌이고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현상을 미국 언론 매체들은 ‘K팝 행동주의’로 불렀다.

그라시아스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의 공연 무대. 사진 그라시아스 합창단 인스타그램

클래식 음악도 한국이 월드클래스

한류의 바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서양의 고전 음악을 뜻하는 클래식 음악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 발전과 재능 역시 서양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그라시아스 합창단’이 클래식 음악에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2009년 제주국제합창제 대상, 2010년 부산국제합창제 대상을 받으며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합창단으로 우뚝 섰고, 2014년 이탈리아 리바 델 가르다 국제합창제 대상, 2014 스위스 국제 몽트뢰합창제 혼성부문 1등, 2015년에는 가장 권위 있는 합창대회인 독일 마르크트오버도르프 국제합창제에서 최고상을 받으며 국내외 최고의 합창단으로 자리매김했다. 뛰어난 실력에 각국 대통령의 초청을 받으며 전 세계를 무대 삼아 공연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들은 아프리카 오지의 빈민촌을 찾아가 자선공연을 하고, 총기사건이 일어난 라스베이거스나 허리케인으로 도시가 초토화된 뉴올리언즈 등 고통이 있는 자리에 찾아가 위로의 무대를 열었다.

1.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크리스마스 칸타타에 참석한 관객들의 모습. 2. 1막 오페라 중 예수 탄생 장면. 3. 2막 뮤지컬 중 온 가족이 할아버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장면.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합창단, 미국 전역을 울리다

그라시아스 합창단이 미국 전역을 돌며 하는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이 올해로 10회를 맞이했다. 2011년부터 시작된 공연은 매년 열릴 때마다 도시 전체가 들썩일 정도로 인기가 많아서 2019년에는 13개의 주에서 ‘크리스마스 칸타타의 날’을 지정하기도 했다. 그리고 팬데믹 이후 3년 만인 2022년에 뉴욕, 워싱턴, 필라델피아를 포함해 총 25개 도시에서 공연이 열렸다. 오랜만의 공연이어서 그런지, 모든 도시의 객석이 매진될 정도로 큰 인기몰이를 했다.

그들이 미국에서 이처럼 인기를 얻는 이유는 단연 출중한 실력이다. 공연을 본 관객들은 하나같이 ‘천상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한다. 거기에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무대와 탄탄한 스토리는 관객들이 한순간도 딴 생각에 빠져들지 못하게 한다. 인기의 두 번째 이유는 크리스마스라는 주제로 오페라, 뮤지컬, 합창까지 총 3막으로 구성된 공연 프로그램과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전하는 메시지 때문이다.

성경을 기반으로 예수님의 탄생을 그린 오페라 공연, 가족 간의 오해와 화해, 그리고 깊은 사랑을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그린 뮤지컬, 크리스마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캐럴과 명곡들을 부르는 합창 무대는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기도 하면서 따뜻하게 감싸 안는다. 그후에 전해지는 임팩트 있는 메시지는 예수님의 탄생과 그 의미를 정확히 알려준다. 현대인들에게 ‘구원자’로 오신 예수님을 다시 기림으로써, 기독교 국가인 미국 사회에 크고 선명한 감동의 울림을 전했다.

퍼포먼스 연극 ‘난타’ 공연 모습. (사진 www.nanta.co.kr)

다시 소환되는 K공연, 난타

최근에는 퍼포먼스 연극 ‘난타’가 미국의 초청으로 다시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난타는 비언어적 공연으로, 오직 퍼포먼스로 관객과 소통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언어가 통하지 않는 외국인과도 충분히 소통하고 공감을 일으킨다. 올해 25주년을 맞은 ‘난타’는 한 시대를 풍미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그리고 2022년에, K팝과 한국 드라마 그리고 한국 영화의 열풍으로 다시 ‘난타’ 공연이 브로드웨이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았다. K문화가 여러 분야에서 흥행하고, 그 격을 인정받으면서 예전의 공연까지 소환되는 선순환의 교류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최지나 기자  4153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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