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K WHAT I SEE

답답한 온라인 수업, 쌓여가는 과제들… 대학 생활이 지루하고 재미없던 나는 삶에 변화를 주고 싶어 해외 봉사를 결심했다.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올 생각이었다. 그런데 내 계획과 달리, 그곳은 내 삶 전체를 뒤흔들어 놓았다.

입국 첫날, 도미니카 사람들이 나를 위한 환영식을 열어주었다.
입국 첫날, 도미니카 사람들이 나를 위한 환영식을 열어주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식민통치를 위해 이주한 백인과 강제 이주된 흑인들이 수백 년 전부터 거주해오면서 백인, 흑인, 혼혈인 등 다양한 인종이 어울려 살아간다. 이런 역사와 관련된 관광지나 박물관도 많다. 나는 공대생으로 문화나 역사에 큰 관심이 없는 편이었다. 그런데 나와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역사가 어땠는지 문화는 어떤지 들으며 중남미 문화가 무척 흥미롭게 느껴졌다.

언어도 그랬다. 물론, 발음이 틀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새로운 언어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즐거웠다. 자꾸만 이런 생각이 올라왔다. ‘스페인 문화와 언어와 관련된 일을 하면 어떨까? 스페인어 통역사가 되면 어떨까?’ 하지만 이내 포기하곤 했다.

그러던 중, 도미니카 사람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는 행사가 열렸다. 지부장님은 나에게 한국어 수업을 담당하라고 하셨다. 알겠다고 답은 했지만, 자존감도 낮고 무척 소심한 성격 탓에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몰랐다. 그럴 때면 지부장님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도전해보라고 하셨다. 그 덕분에 차근차근 수업 준비를 했고, 행사 날 처음으로 많은 사람 앞에서 삼십 분이 넘도록 말을 했다. 다행히도, 사람들이 내 이야기에 경청해주었고 수업을 잘 마칠 수 있었다.

그날처럼 도미니카에서 활동하며 나는 계속해서 도전해야 했다. 처음에는 늘 부담스러웠지만 한 번 두 번 넘어갈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러한 경험은 다시 ‘스페인 통역사’라는 꿈을 꾸게 했다. 

도미니카에서 1년을 보낸 지금, 나는 한국이 아닌 도미니카에 여진히 머무르고 있다. 이곳에서 한해를 더 보내며 나의 꿈을 키우고, 더 많은 도전을 이어가려 한다. 도미니카는 그렇게 내 삶을 뒤흔들고 있다.

글 홍동석 (도미니카공화국 해외봉사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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