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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경자 공간정리 컨설턴트, 마음까지 정리해드립니다[기획] 지금은 마음부터 정리할 때… ① 정리 전문가들을 만나다
김소리 고은비 기자 | 승인 2019.01.14 14:12

새해가 되면 누구나 알찬 계획을 세우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계획을 세우고 나면 순간 막막함이 밀려오지 않나요? 무엇부터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떠오르지 않습니다. 2019년의 계획은 ‘정리’로 시작해보세요. 내 방뿐만 아니라 마음에서 소중한 것과 버려야 할 것을 나눌 수만 있다면, 거창하게 계획하지 않아도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며 훨씬 신나게 달려갈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정돈되지 않은 방에서 시작하는 한 해, 찜찜하지 않을까요?

정리 컨퍼런스가 열린다고 해서 기자들이 다녀왔습니다. 정리전문가협회 대표님을 만나 궁금한 점들을 묻고 정리 컨설턴트가 하는 일에 대한 설명도 들었는데요. 정리를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요즘은 정리를 대신해주는 직업까지 생겼답니다. 정리만 잘하면 돈도 벌 수 있군요.

정경자 한국정리수납협회 회장이자 시스텝 정리수납 전문기업 (주)덤인 대표이사 . 정리전문가들로 구성된 봉사단체인 ‘콩알봉사단’의 이사장으로서 정리로 나눔을 실천하며 시민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

‘정리’가 삶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무엇일까요?

정리整理(가지런할 정, 다스릴 리)는 ‘흐트러지거나 혼란스러운 상태에 있는 것을 한데 모으거나 치워서 질서 있는 상태가 되게 한다’는 뜻으로 생각도, 시간도, 공간의 물건도 혼란스러운 상태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네 방 정리 좀 해라” 하는 엄마의 잔소리를 듣고 자랍니다. 자라서 어른이 되면 과연 정리를 잘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정리는 습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공부하기 전에 책상 정리를 하고, 손님이 오면 대청소를 합니다. 청소가 마음을 다스려주고 새로운 일을 할 수 있게 질서를 잡아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정리를 못하는 유형과 공부를 못하는 유형은 비슷합니다.
첫째, 시작하지 못하는 ‘미루기형’.
둘째, 도중에 포기하는 ‘중도포기형’.
셋째, 다시 어질러진 상태로 돌아가는 ‘되돌이형’.
정리와 공부를 잘하기 위해 지금 시작하고, 끝까지 해보고, 유지하려고 노력하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정리는 ‘배려’입니다. 정리하지 않는 사람은 삶 속에서 자신과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정리가 공간의 질서를 잡아주고, 공간의 질서는 삶의 질서를 잡아 줄 것입니다.

 

마음에도 버려야 할 것들이 있을까요?

주변에 잡동사니가 있듯이 우리 머릿속에도 쓸모없는 잡생각들이 많지요. 제가 정리수납 전문가라는 직업을 우리나라에서 처음 창직하고 사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사람들이 가진 부정적인 시각이었습니다. ‘무슨 그런 직업이있어?’ ‘그거 사업 되겠어?’ ‘자기 물건은 자기가 정리해야 하는 거 아닌가?’ 등등 이 직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정리수납 전문가라는 직업이 한국직업사전에 등재되고 인터넷이나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졌지요.

요즘은 많은 분들이 ‘아이템 잘 잡았다’ ‘4차 산업혁명이 다가와도 살아남을 직업이다’라고 이야기해 주십니다. 아이템은 그냥 잡히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모두가 ‘아니다’라고 할 때 외국의 사례를 조사하고 정리수납에 대한 매뉴얼을 작성하고 그 매뉴얼대로 실행에 옮겼는데요. 그러면서 저는 바뀌기 시작했고 이 사업의 성공가능성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살면서 내 방 정리도 안 한 제가 정리수납을 할 수 있다면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저는 큰 목표를 세우지 않았습니다. 단지 하나씩 기록하고 실천하고를 반복했을 뿐인데, 지금은 ‘정리바보’에서 ‘정리전문가’가 되었습니다.


정리를 시작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제가 정리하는 일을 직업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처음 시도한 것이 ‘책상 서랍 비우기’였습니다. 제 책상은 한마디로 엉망진창이었거든요. 언제 샀는지 기억도 안 나는 물건들로 서랍이 채워져 있었는데, 언젠가 쓸 것 같아서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결단을 내리고 매일 집을 나설 때마다 서랍에 있는 물건을 하나씩 가지고 나가 필요한 사람에게 주었습니다. 원하는 사람이 없을 때는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렸고요. 그 작은 행동이 쓰레기통 같았던 제 서랍에 공간을 만들어 주었고 물건이 보이도록 해주었죠. 물건이 보이니까 꺼내 쓸 수 있었고요. 정리를 하지 않던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정리를 잘하기란 쉽지 않아요.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버리기도 어렵고요. 버리는 게 아니라 옷장이나 서랍에 감금된 물건들을 자유롭게 해준다고 생각해 보세요. 물건은 누군가가 사용해 주어야 제 소임을 다하는 거니까요. 나에게 짐이 되는 물건이 선물하면 요긴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정리 컨설턴트라는 직업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정리는 꼭 날 잡고 해야 하는 걸까?’ 저자의 대답은 ‘No!’이다. 우리에게 익숙하고 편한 잠자리가 있는 것처럼 물건들도 그것들이 있어야 할 ‘제자리’가 있는데, 정리가 물건들의 제자리를 찾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책은 정리하는 습관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알려주며, 하루 10분씩 정리를 시작해보라고 권한다.

정리 컨설턴트는 1985년, 미국에서 ‘바쁜 사람들의 삶에 질서를 잡아주는 일’을 정리 컨설팅 Professional Organizing이라고 부르면서 생겨났는데요. 이러한 정리 컨설턴트의 모임인 한국정리수납협회KAPO 회원은 약 8만 5천 명 정도입니다. 정리 컨설턴트는 단순히 공간의 물건만 정리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 한 사람, 한 가족의 인생을 바꿔줄 수 있는 삶의 멘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질서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니까요. 첫 단계에서는 물건을 정리수납하는 일을 우선적으로 하지만, 만성적으로 정리를 못하는 사람과 우울증, 저장강박증 같은 증세를 앓는 사람들의 마음 정리를 도와 새로운 삶을 살게 해 주는 정리 상담가로 활동이 가능합니다. 많은 분들이 정리 컨설턴트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김소리 고은비 기자  sori35@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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