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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마음을 훌훌 털고 2019년의 출발선에 서다[기획] 지금은 마음부터 정리할 때… ③ 새해는 정리부터
김성훈 기자 | 승인 2019.01.14 15:25

12년 직장생활 최고의 위기 앞에서 나의 선택은?

잡지사에서 일한 지도 어느덧 만 12년이 되어간다. 수습기자로 편집부 생활을 시작해 팀장까지 되었다. 기자일 때는 맡은 일만 잘 처리하면 되었지만, 팀장이 되면서 업무진행 전반을 총괄하는 한편 팀원 개개인의 신상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아이들까지 태어나면서 전처럼 회사 일에만 전적으로 매달리기도 어려워졌다.
하지만 하루는 똑같이 24시간이기에 꼭 처리할 일을 빠트리거나, 제날짜에 일을 끝내지 못하는 일이 많아졌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래 맞은 큰 위기였다. 막막했다. 그러던 중 거래처 사장님과 식사를 하면서 그런 고민을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사장님은 빙그레 웃으시며 ‘직장인이 새해가 되면 책상을 정리정돈하듯, 회사 업무를 처리하거나 하루 시간을 계획할 때도 정리와 정돈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뜻이 궁금해졌다.
“일이나 시간을 계획할 때는 어떤 정리정돈이 필요할까요?”
“월급날이 되면 성훈 씨는 무슨 생각을 할까? 아마 ‘이 돈으로 대출금 갚고, 아파트 관리비 내고, 아이들 학비 내야겠다’ 하고 지출계획을 세우겠지. 하지만 아이들은 어떨까? ‘아빠, 월급날인데 외식 좀 하면 안 돼요? 장난감도 사 줘요. 영화도 한 편 보고요’ 하겠지. 만약 성훈 씨가 한 달에 몇천만 원씩 벌면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다 해 줘도 별로 쪼들리지 않을 거야. 하지만 수입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꼭 필요한 지출부터 우선순위를 세우는 것 아닌가.”
“맞습니다, 사장님.”
“그것처럼 눈에 보이진 않지만 사람의 마음에도 어떤 한계나 분량이 있어. 우리 마음의 총량이 100이라면 40은 회사 일, 30은 집안 일… 하는 식으로 그 마음을 할애하며 쓰는 거지. 그 총량은 거의 늘지 않아. 그렇기 때문에 회사 일도 집안 일도 모두 잘하고 싶다면 우리 삶을 잡아먹는 불필요한 일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
“어떻게요?”
“성훈 씨도 나름 열심히 산다고는 하지만, 직장에서든 가정에서든 불필요한 일에 시간과 마음을 낭비하고 있는 부분이 틀림없이 있을 거야. 전날 스포츠경기 결과나 친구 결혼식 같은,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화제로 동료들과 업무시간에 잡담을 한다거나, 집에 오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웹툰을 본다거나. 그리고 그런 일은 우리 업무나 집안일을 할 때 부정적인 여파를 미치지.”
“하하, 직접 보지도 않으셨는데 너무 잘 아시네요.”
“요즘 말로 워라밸, 일과 가정이 균형 잡힌 생활을 하려면 그런 불필요한 일들을 과감히 쳐내야 해. 오늘부터 한번 실천해 봐. 집중력이 높아지면서 능률도 올라가고, 삶의 질도 훨씬 좋아지는 걸 경험할 수 있을 거야. 이게 바로 정리야. 그런데 우리 삶에는 정리만 말고 정돈도 필요해.”

오늘날 각자 1인 다역과 할 일들을 해내면서 정작 자신을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시간을 쓰고 있을까? 이 책은 물건의 단순화 뿐만 아니라 우리를 가치있게 만드는 일에 집중하도록 한다. 어느새 복잡한 인생은 단순해지고, 세상에 치여 지친 마음은 달래져 있을 것이다.


“정리와 정돈은 결국 같은 거 아닌가요?”
일을 정리하니 불필요한 생각도 절로 정리가 되었다. “비슷한 것 같지만 엄연히 달라. 정리가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는 것이라면, 정돈은 쓰기 좋도록 적재적소에 두는 것을 말해. 성훈 씨는 회사에서 팀장인데, 업무의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일일이 챙겨야 안심이 되는 스타일인 것 같아. 업무는 물론, 아랫사람이 쓴 보고서 오탈자부터 사무실 청소상태나 비품까지 말이야. 내 말이 틀려?”
“사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팀장쯤 되면 팀장다운 마인드와 시각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해. 팀장이 됐는데도 여전히 사무실 청소나 비품 같은, 자질구레한 것들까지 다 신경 쓴다면 그것 또한 시간과 능력을 낭비하는 일 아닐까? 그런 일은 인턴이나 신입사원 중 꼼꼼하고 부지런한 사람을 뽑아서 맡겨도 돼.”
그렇게 사장님은 마음과 업무를 정리정돈하는 법을하나씩 가르쳐 주셨다. 앞뒤 안 가리고 무작정 ‘열심히하자’ 식으로 일을 처리하던 내가 먼저 일의 우선순위와 경중을 헤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메일이 와도 전에는 ‘빨리 답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하던 일도 제쳐놓고 답장을 보냈지만, 지금은 따로 시간을 정해놓고 한꺼번에 확인하고 답을 한다. 단체톡을 보내기 전에도 ‘이 내용이 남들의 귀한 시간을 뺏고 집중력을 흐트러트리지 않을까?’를 두 번 세 번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불필요한 감정이나 부정적인 생각에 마음을 빼앗기는 일도 차츰 사라졌다. 전에는 기분 나쁘거나 감정이 상하는 일이 있으면 마음에 두고두고 쌓아두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지금 마음 쏟아서 해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왜 그런 불필요한 기분이나 기억에 마음을 소모해야 하나?’라고 생각하니 훌훌 털어버릴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지금 지난 한 해를 뒤로하고 새로운 한 해를 맞는 출발선상에 서 있다. 마라톤 출발선에 선 선수들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힘차게 달릴 준비를 하듯, 나 역시 부정적인 기분이나 기억을 털어버리고 최고의 마음상태로 2019년을 달릴 준비를 마쳤다. 올 2019년에는 직장에서나 가정에서 어떤 새로운 일이 있을지 설레고 기대되는 이유다.

"나름 열심히 한다고는 하지만, 직장에서든 가정에서든 불필요한 일에 시간과 마음을 낭비하고 있는 부분이 틀림없이 있을 거야" (일러스트 방지혜)

김성훈 기자  kimkija@itomorro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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