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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저는 행복한 오정아입니다!
오정아 | 승인 2018.07.02 19:14

휴대폰을 바라보는 똘망똘망한 눈동자, 티 없이 밝은 웃음, 손가락으로 수줍은 듯 그려 보이는 V자…. 한 명 한 명 너무 귀여워서 보고 있으면 저절로 웃음이 지어지는 인도 아이들의 모습이다. 오정아 씨는 어떤 인연으로 사진 속 아이들을 만나게 된 걸까?

인도는 어딜 가든 독특하고 새로운 것들로 가득한 나라였다. 그곳에서 굿뉴스코 봉사단으로 지낸 시간을 떠올리면 말 그대로 ‘컬러풀’한 추억들이 스쳐 지나가 나도 모르게 즐거워질 때가 많다.

한번은 비제와다 시에 있는 어느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아이들이 찌는 듯한 더위에 창문도 없이 천장에 달린 낡은 선풍기 한 대를 의지해 수업을 하고 있었다. 나를 보고는 외국인이 왔다고 신기해하며 쳐다보는데, 그 눈빛이 얼마나 빛나던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오정아씨는 인도로 해외봉사를다녀온 행복하고 꿈 많은 대학생이다. 한때 펜싱선수였고 체육학과에 재학 중이지만 특별한 목표없이 지내던 그가 인도에서 새로운 꿈을 찾았다. 스포츠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인도 사람들에게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스포츠 인성교육 전문가’가 되기로 한 것이다. 오늘도 즐겁게 공부도 하고 수많은 도전을 하며 꿈을 키워가고 있다.(사진 오정아)

우리 봉사단원들은 어린이들에게 댄스를 가르칠 계획이었다. 그런데 학교 시설이 기대했던 것에 비해 너무 열악했고, 댄스를 할 장소조차 마땅치 않아서 아이들을 학교 옆 흙밭으로 데리고 가야 했다. 그곳에서 작은 스피커 하나를 놓고 댄스를 가르칠 준비를 하는데, 내리쬐는 강한 햇볕 때문에 시작도 하기 전에 지쳐서 그늘에 가서 쉬고 싶은 마음만 생겨났다. 하지만 아이들은 예쁘게 줄을 맞추어 서서 우리가 무언가 가르쳐 주기만 기다렸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더위와 피곤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어린이들과 짧게 인사를 나눈 뒤 ‘토마토송’이라는 쉽고도 재미있는 댄스를 가르쳐주었다. ‘너무 쉬워서 재미없다고 하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도 잠시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이 너무 좋았다. 열심히 동작을 따라하고, 또 동작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자기가 느끼는 대로 자유롭게 춤추는 것을 보니 재미있어서 계속 웃음이 나왔다. 우리는 다 같이 ‘토마토 송’댄스를 배운 뒤 팀을 나누어서 팀별로 해보기도 하고, 잘 추는 어린이를 뽑아 칭찬도 해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인도의 더위만큼이나 뜨겁고 식을 줄 모르는 아이들의 열정이 우리 모두를 감동시켰다.

오정아씨는 인도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댄스를 가르쳐주는 봉사활동을 했다.

수업이 마치는 종이 울리자 아이들도 나도 너무 아쉬웠다. 사진이라도 한 장 남기려고 휴대폰을 꺼냈는데, 휴대폰을 든 순간 너도나도 사진을 찍으려고 우르르 달려들어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고 점프도 하고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려보이기도 했다. 모여든 아이들 때문에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을 정도였지만 그런 상황이 즐겁기만 했다.

월간 7월호 표지 사진에 소개된 오정아씨.

그러다 ‘이제 그만’ 하며 휴대폰을 집어넣었는데 갑자기 한 아이가 공책과 몽당연필을 내밀며 사인을 해달라고 했다. 너무 귀여워서 그냥 영어로 내 이름을 써주었더니 그걸 본 아이들이 하나둘 와서 계속 사인을 받으려 했다. 마치 유명 연예인이라도 된 듯한 기분으로 정신없이 사인을 해주다보니 쉬는 시간이 금방 지나갔고, 다음 수업에 가야하는 아이들이 아쉬움을 표현하며 나에게 하이파이브를 하며 돌아갔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한 시간 동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했다. 나는 한국에서 자주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재능기부도 재능이 있어야 기부를 하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인도에서 간단한 댄스 하나로 많은 아이들에게 기쁨을 준 것이다. 너무 신기해서 가슴이 벅찼다. 다른 사람보다 항상 나를 먼저 생각하고, 손해보는 것도 싫어하는 내가 인도에 와서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고 있다니! 한국에 돌아와서도 그 기억이 잊혀지지 않았다.

인도로 해외봉사를 가기 전에는 누군가 나에게 ‘정아야, 너 행복해?’라고 묻는다면 대답할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그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다. 지난 학기에 ‘인성과 직업윤리’라는 과목을 선택해들었다. 그 과목은 수업이 끝날 때마다 하고 싶은 말을 이름 앞에 붙여서 크게 외치며 출석 확인을 하는데, 학생들은 대부분‘집에 가고 싶은’, ‘쉬고 싶은’, ‘아르바이트해야 하는’ 등과 같은 수식어를 붙였다. 하지만 내 대답은 첫 수업부터 마지막 수업까지 같았다. “행복한 오정아입니다!” 인도는 나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

오정아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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