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캠페인 '만원의 기적'

지난 호에 실린 짐바브웨 해외봉사자 양경찬 씨의 이야기를 들은 경기도 태권도협회는 짐바브웨에서 활동하는 그를 격려하며 기쁜 마음으로 짐바브웨 학생들에게 도복과 용품을 후원해 주었습니다. 희망의 날개를 단 태권도복과 물품들은 하늘을 날아 짐바브웨에 도착했습니다. 양경찬 씨와 짐바브웨 태권도교실 학생들이 희망의 선물을 받고 너무나 행복해 하는 소식을 기합소리와 함께 전합니다.

경기도 태권도협회에서 짐바브웨 태권도 교실을 위해 태권도복과 용품을 후원하였다.
경기도 태권도협회에서 짐바브웨 태권도 교실을 위해 태권도복과 용품을 후원하였다.

새하얀 도복이 잘 어울리는 짐바브웨 학생들
안녕하세요? 짐바브웨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양경찬입니다. 열악한 이곳에서 태권도교실을 하고 싶어 편지를 보냈는데, 소식을 들으시고 경기도태권도협회에서 멋진 태권도복과 용품들을 협찬해 주셨습니다. 후원금으로 도움을 주신 <투머로우> 독자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소식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새 도복과 용품을 후원받아서 얼떨떨하면서도 너무 기쁩니다.

이곳 짐바브웨는 아프리카 나라 중에서도 열악한 환경의 나라입니다. 물과 전기가 부족하고 경제적인 상황도 좋지않으며 교육적인 혜택을 받기 어려운 학생들이 많습니다. 하루를 살아가기가 벅찬 사람들이기에 미래를 꿈꾼다는 것을 오히려 어색해 합니다. 그런 학생들에게 밝은 마음을 심어주고 싶었고 뭐라도 가르쳐 주고 싶었습니다. 태권도를 전공한 저는 그나마 제일 잘하는 태권도를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아프리카 친구들에게 태권도가 생소해서 ‘과연 배우려고 할까? 잘 배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태권도교실을 오픈한 날 태권도와 태권도 수련정신을 배우고 싶어 하는 현지 학생들이 정말 많이 모였습니다. 한국에 편지를 보낸 후에도 저희 태권도교실 소문을 듣고 학생들이 매일 찾아와서 배우고 싶다고 요청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태권도가 중국의 쿵푸나 일본의 가라테와 같은 종목이 아니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태권도가 한국에서 왔고 또 그 정신이 남을 공격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방어하는 것이며, 예절과 자기 수양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면 그 매력에 학생들이 크게 매료되었습니다.

이 태권도 교실에 오기 위해 무척 먼 곳에서 걸어오는 학생도 있고 일찍와서 혼자 연습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또 선생님의 도복 입은 모습을 무척 부러워하는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열의에 가득 찬 학생들을 볼 때면 저 혼자만 도복을 입고 변변한 태권용품 없이 가르치려고 할 때 아쉬운 마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멋진 도복들을 학생들과 함께 입을 수 있게 되어 너무 행복합니다.

태권도 후원용품이 도착한 날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함께 먼 한국에서 날아온 박스를 연 순간, 상자 가득 들어 있던 새하얀 도복들을 보며 학생들은 환호성을 치고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너무 좋아했습니다.

서로 먼저 입어보겠다고 다투듯 도복을 입어보기도 하고 들뜬 표정으로 저에게 와서 도복 띠를 매는 법을 알려달라고 합니다. 마치 제가 어릴 적 태권도를 처음 배울 때 관장님이 제 흰 띠를 처음 매주셨던 기억이 났습니다. 처음 한동안은 띠 매는 법이 익숙하지 않아 관장님이 매번 대신 매주셨는데, 그때를 기억하며 띠를 매주다 보니 어느덧 10명이 넘는 학생들의 띠를 다 매주었습니다.

태권도복을 입고 헤드기어를 쓰자 학생들은더 멋진 포즈로 열심히 태권도 연습을 합니다.
태권도복을 입고 헤드기어를 쓰자 학생들은더 멋진 포즈로 열심히 태권도 연습을 합니다.

학생들은 즐거워서 도복 입은 자신의 모습을 사진 찍어달라고 하기도 하며 그간 배운 동작들을 더욱 멋있는 모습으로 연습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행여 도복에 흙먼지라도 묻을까 염려하며 조심하는 모습들이 귀엽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혼자만 도복을 입다가 함께 태권도복을 입고 서로 인사를 하고 동작들을 맞춰볼 때 느낀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며칠 전 짐바브웨의 교육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저희 태권도 팀이 가서 태권무와 품새 시범을 보였습니다. 도복을 후원 받기 전에는 복장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대학교에서 시범을 보이나 고민하면서 일단은 도전해 보자는 마음으로 12명 정도의 학생들과 품새부터 시작해 태권도 시범 공연 준비를 했습니다.

학생들의 태권도와 동작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았기에 저마다 다른 동작들을 하곤 했습니다. 태권무는 팀 전체가 하나가 되어 하는 공연이기 때문에 동작을 맞추기 전에 서로 마음을 나누며 하나가 되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체력적으로도 지쳤지만 마음을 나누면서 서로 가까워지고, 학생들은 태권도의 정신과 인내력을 배우며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습니다. 종종 태권도 동작들이 너무 어렵고 태권도를 연습한 다음 날에는 온몸의 근육들이 뭉친다고 투정을 부릴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열의를 가지고 연습에 임해줬고 그 덕분에 예상보다 빨리 태권무 공연을 완성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공연 며칠 전 경기도태권도협회에서 후원해 주신 태권도복이 잘 도착했습니다. 행사 당일, 교육대에서 모두 깨끗하고 단정한 흰 도복을 입고, 하나 된 마음으로 기합소리와 함께 시작한 품새와 태권무 공연을 보는 관중들은 입을 벌리고 감탄을 했고, 관중들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교육대 신입생들에게 한국의 태권도와 태권도 정신을 소개할 수 있었고, 제 소개를 하며 굿뉴스코 봉사활동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 더 많은 짐바브웨 청소년들이 태권도에 관심을 가지고 저희 센터에 찾아옵니다.

이곳 학생들이 다른 나라 문화를 배우는 기회를 가지는 건 쉽지 않고 이런 도복을 구해 입기도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 학생들이 경기도 태권도협회에서 후원해 주신 도복을 입고 더열심히 연습을 하는 걸 볼 때마다 행복합니다. 그리고 꾸준히 연습해서 사범이 되어 다른 학생들도 가르치고 싶다는 꿈을 가지는 학생들을 보면 너무 예쁩니다. 꼭 필요했던 도복과 장비를 후원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짐바브웨 태권도 교실은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짐바브웨 태권도교실은 앞으로도 수련생을 받아서 태권도 정신을 가르치고 태권도를 꾸준히 훈련하려고 합니다. 특별히 태권무 공연팀을 조직해 한국 문화와 태권도의 정신, 굿뉴스코 해외봉사활동을 홍보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학생들과 함께 행복한 꿈을 꾸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짐바브웨 태권도교실에 큰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처음 태권도를 시작했을 때 너무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훈련이 저에게 필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특히 태권도는 힘겨루기나 싸우기 위한 기술을 배우는 게 아니라 나를 이겨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태권도복을 입으니 양경찬 선생님처럼 태권도 사범이 되어 태권도를 가르치고 싶은 꿈이 커집니다.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타코즈와, 18세)

"태권도복을 입고 훈련하는 사람이 신기하게 보였습니다. 점점 관심이 가서 태권도교실에 참가했는데, 태권도를 배우며 기술 뿐 아니라 도전하는 마음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태권도복과 용품을 후원해 후원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저 역시 태권도를 가르쳐서짐바브웨에 담대한 기상을 퍼트리고 싶습니다." (제임스, 21세)

후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태권도복과 용품을 후원해주신 경기도태권도협회 김경덕 이사님 및 관계자 여러분과 후원금을 보내주신 김남주, 하경호, 김영희, 강금자, 박상준 님께 감사드립니다. 계속해서 짐바브웨 태권도 교실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글 | 양경찬(짐바브웨 굿뉴스코 해외봉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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