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하고 밝은필리핀 아이들.한국 사람들을만나면 연예인을보듯 반가워한다.
상냥하고 밝은필리핀 아이들.한국 사람들을만나면 연예인을보듯 반가워한다.

필리핀에 온 지 3개월 정도 됐을 무렵, ‘필리핀 사람들은 약속을 잘 지키지 않고, 게으르다’고생각하며 편협한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나는 그들에게 ‘차가운 한국인’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나는 ‘필리핀 사람들과 엮일 일이 없으니 좋네’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으로 나 자신을 합리화하고 있었다.
앙헬레스 도시로 이동해 만난 ‘필리핀 맘’. 무뚝뚝하고 표현도 잘 안하는 나를 항상 아들이라 불러주며 안아주었다. 늘 한국에서 온 봉사단원들을 따뜻하게 대해준 필리핀 맘은 돈이 생겼다며 맛있는 것을 사주고, 저녁식사에 초대해주고, 여행을 다녀와서는 기념품을 주 실 정도였다.
그분의 사랑 덕분에 차갑게 굳어있던 내 마음이 점점 녹았고, 나도 그분을 잘 따랐다. 아주머니 덕분에 필리핀 사람을 향해 닫혀있던 마음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고, 코리아 페스티벌을 준비하며 만난 많은 필리핀 친구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필리핀 친구들과 친해지고 나니 헤어지기 아쉽고 ‘보고 싶었다’라고 마음을 표현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전까지 못마땅해 하던 필리핀 사람들의 단점도 더 이상 단점이 아니었다. 이제는 보인다. 필리핀 사람들은 항상 따뜻한 미소를 품고 다니고, 느리지만 일처리 하나는 확실하고, 누구를 만나도 열린 마음으로 대한다. 모두 나에게는 없는 배울 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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