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조리법으로 바나나를 요리해 먹는 에콰도르 사람들

에콰도르의 어느 가정을 방문하든 부엌에 들어가면 쉽게 볼 수 있는 과일이 있습니다. 바로 바나나입니다. 에콰도르 사람들은 바나나를 그냥 먹기도 하지만 오븐에 굽거나 기름에 튀기거나 물에 삶아 수프, 찜, 파이, 튀김, 잼 등의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 먹고, 바나나를 가로로 얇게 썰어 튀긴 치플레(Chifle)라는 바나나 과자를 즐겨 먹습니다. 심지어 바나나로 바베큐를 하기도 합니다.

▲ 에콰도르의 길거리 음식 마두로(Maduro)
▲ 에콰도르의 길거리 음식 마두로(Maduro)

에콰도르는 흔히 ‘바나나 왕국’으로 불립니다. 에콰도르 바나나는 세계 총수출액의 1/4을 차지하며, 바나나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에콰도르 바나나는 첨단 생산 기술을 사용하지 않으며, 해안 지방이나 더운 지방에서 현재 약 4만 ha에서 바나나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에콰도르에서 주로 생산하는 바나나는 세 종류가 있습니다. 바라가네떼, 도미니코 그리고 마께뇨입니다.

▲ 다양한 색깔의 바나나(사진출처=http://cafe.naver.com/sign119/3502 )
▲ 다양한 색깔의 바나나(사진출처=http://cafe.naver.com/sign119/3502 )

첫째, 바라가네떼(barraganete)는 길이가 22~30 센티미터이며 두께가 2~5 센티미터인, 우리가 한국에서 흔히 먹는 보통 크기의 노란색 바나나입니다. 마나비 주의 까르멘 지역에서는 이 바나나를 ha 당 10톤 생산하여 미국, 유럽 그리고 아시아로 수출합니다.

▲ 붉은 빛이 나는 바나나 마께뇨(Maqueño)
▲ 붉은 빛이 나는 바나나 마께뇨(Maqueño)
둘째, 마께뇨(Maqueño)는 길이가 20~25 센티미터이며 두께는 2~4 센티미터입니다. 마께뇨는 바나나 한 송이에 바나나가 80 개까지 열릴 수 있으며, 산토 도밍고, 에스메랄다 그리고 마나비 지역에서 주로 내수를 위해 생산합니다. 산토 도밍고의 시장에 가면 마께뇨 한 송이를 $1~ 1.5면 살 수 있습니다. 마께뇨는 분홍색 껍질을 가지고 있고, 작고 두툼한 모양이며 과육은 끈적끈적하고 달콤합니다. 마께뇨로 만들 수 있는 에콰도르의 전통음식으로는 마께뇨 케이크가 있으며, 단 맛의 치플레를 만들기도 합니다. 또한 매운 고기 수프를 해먹거나 튀김을 해서 밥에 곁들여 먹기도 합니다. 산지 지역과 해안 지역에서는 밀가루, 치즈와 섞어 엠보라하도라는 튀김을 만들기도 합니다. 마께뇨와 비슷한 바나나로 마두로(Maduro)가 있는데, 길거리에서 이 바나나를 철판에 먹음직스럽게 구운 뒤에 칼로 바나나를 세로로 길게 갈라 그 사이에 치즈를 넣어 판매합니다. 마두로의 가격은 50센트 정도 이며 이 바나나 구이는 에콰도르 사람들이 무척 좋아하는 길거리 음식이기에 길을 걸으면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셋째, 도미니코(Dominico) 바나나는 아메리카 대륙에 이 바나나를 들여온 사람의 이름을 따 지어진 이름입니다. 이 바나나는 초록빛이기 때문에 에콰도르에서는 스페인어로 ‘초록’이라는 뜻의 베르데(Verde)라고 불립니다. 베르데는 보통 바나나와 같은 크기이며, 가장 잘 익었을 때에는 노란색 껍질에 밤색 줄, 얼룩들이 생겨 외국인들이 보면 썩은 바나나를 파는 줄로 착각하게 됩니다. 베르데의 껍질은 무척 두꺼워서 껍질이라기 보다 껍데기라고 말해야 할 정도로 껍질을 벗기는 데 힘이 들어가며 생 것으로 먹으면 매우 씁니다. 하지만 베르데만큼 요리에 자주 쓰이는 바나나도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베르데는 열량, 물, 단백질, 탄수화물, 섬유질로 구성되어 있고 비타민 A, B1, B2, B6, 칼륨, 칼슘, 철분, 마그네슘의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습니다. 에콰도르 사람들은 흔히 베르데를 세로로 얇게 썰어 후라이팬에 기름에 부쳐 부드럽게 먹습니다. 베르데는 튀겨서 치플레를 해먹거나, 베르데를 삶아 달걀, 버터와 섞은 반죽 안에 소를 넣어 베르데 파이(Enpanada de verde)를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또 요리를 하면서 감자를 대체하기 위한 재료로서 베르데가 많이 쓰입니다. 베르데로 요리를 하고 난 뒤 남은 잎들은 생선이나 닭, 고기 등을 보관하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 베르데 파이(Empanadas de verde)
▲ 베르데 파이(Empanadas de verde)

소개한 세 가지 종류의 바나나 이외에도 우리 나라에서 몽키바나나라고 불리는, 거인의 손가락처럼 짧고 굵은 바나나를 에콰도르에서는 오리또(Horito)라고 부르며 간식으로 자주 먹습니다.

바나나는 이렇게 에콰도르의 경제에 있어, 에콰도르인들의 식사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효자입니다. 특히 에콰도르의 해안 지역은 바나나의 생산지인 만큼 해안 지역의 음식을 만들 때 바나나는 약방의 감초처럼 꼭 등장합니다. 바나나를 재료로 넣은 음식들은 섬유질이 풍부하고 신체기관에 에너지를 보충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에 몸에도 좋습니다.

(키토=유채원)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