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성아카데미 박선옥 원장

전문 강사들은 유익하고 신선한 소재를 찾기 위해 책, 신문, 영화, SNS, 다큐멘터리 등을 눈여겨본다. 국제인성아카데미 박선옥 원장 역시 많은 자료를 섭렵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요즘 그가 강연할 재료가 가득한 보물 창고를 발견했다. 바로 ‘투머로우’ 잡지다.

매달 구독해 읽는데 잡지가 새로운 요리를 기다리는 제철 재료 진열대처럼 보였다고 한다. 기사 내용을 활용해 강연을 한 뒤로 청중들이 더 많은 후기를 보내온다는 말에, 그를 직접 만나고 싶어졌다.

박선옥 원장은 부산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늦깎이로 다시 공부를 시작해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2급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결혼 후 아이들을 키우며 전업주부로 지냈다. 청소년 교육과 관련해 자원봉사 활동을 하다 보니 좀 더 체계적으로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게 되었고, 자연스레 강연하는 일과 연결되었다. 현재 국제인성아카데미 원장으로, 다 함께 윤택하고 행복하게 사는 법을 연구하고 강연한다. (사진 배효지 기자)
박선옥 원장은 부산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늦깎이로 다시 공부를 시작해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2급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결혼 후 아이들을 키우며 전업주부로 지냈다. 청소년 교육과 관련해 자원봉사 활동을 하다 보니 좀 더 체계적으로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게 되었고, 자연스레 강연하는 일과 연결되었다. 현재 국제인성아카데미 원장으로, 다 함께 윤택하고 행복하게 사는 법을 연구하고 강연한다. (사진 배효지 기자)

지금 몸 담고 계신 국제인성아카데미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저희 국제인성아카데미는 2017년에 설립되어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학습자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초·중·고등학교 학교폭력 예방 교육, 어울림교육, 동아리교육, 생명 존중 교육과 인성교육, 부모교육, 독서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지식을 습득하는 기존의 교육과는 달리, 마음의 세계를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고, 그것을 삶에 적용해서 주위 사람들과 교류하는 사회를 만들려고 합니다.

자기계발 교육이 개인의 유익과 윤택한 삶, 자기 성취를 추구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라면, 마인드교육은 개인은 물론 공동체가 함께 발전하고 행복하기 위해 지혜를 연구하여 그 방법을 나누어주는 교육이지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교육을 하고 계시군요. 강사라는 직업이 늘 무대에 서야 해서 부담스럽 진 않으신가요?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평소 강연 연습을 할 때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때로는 화장실 거울 앞에서 머릿속으로 많은 청중들이 나를 보고 있다고 상상하면서 연습을 합니다. 또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미리 생각해보고 대비하다 보니 실제 무대에서 부담이나 울렁증은 없는 것 같아요.

첫 강연으로 성동구에 있는 한 중학교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올바른 인터넷 이용을 위한 ‘밥상머리 인터넷 윤리교육’을 한 것이 기억납니다. 그때는 제가 직접 원고를 쓴 것이 아니라, 교안을 중심으로 발표하는 수준이었는데요. 그래도 첫 무대 였으니 긴장감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하하) 다행히 참석하신 학부모들이 경청을 잘 해주셔서 교안에도 없는, 제가 해주고 싶은 자녀교육 콘텐츠들을 덤으로 설명드릴 수 있었습니다.

수강자들이 더 잘 듣고 이해할 수 있도록 어떤 고민을 하세요?

저는 일방적인 원웨이 방식의 강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입장을 바꿔서 제가 청중이나 학습자가 되었다고 생각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그래서 학습자 중심의 맞춤형 교육 즉 청중의 관심도와 눈높이를 먼저 고려합니다. 그 다음에는 그들이 호감을 가지고 있는 분야나 고민하는 문제들이 무엇인지 여러모로 사고해서 강연을 준비합니다.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는 교육 상품 개발이라고 할까요?

학교에서 강연할 경우 홈페이지, 전화, 지면을 통해 사전 조사를 해서 그 학교의 고충, 문제점 등 어떤 것을 풀어주면 좋을지를 먼저 파악한 후 그에 맞춰 수업 설계를 시작합니다. 또한 청중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독서교육을 할 경우 강연에 앞서 오늘 이야기할 책과 관련된 퀴즈를 내거나 아이스브레이킹(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로 유도하는 게임이나 활동)을 하며 학습 동기를 유발합니다. 청중의 입장에서는 좋은 교육을 재미있고, 의미 있고, 효과적으로 받고 싶지 않겠어요? 일방적으로 많은 지식을 넣어주어도 내게 와 닿지 않는 내용이라면 빵점짜리 교육이 되거든요.

사진1
사진1
사진2광명 평생학습원(사진1)과 양천50플러스센터(사진2)에서 ‘챗 GPT 시대, 행복한 삶의 Everything’이라는 주제로 마인드 교육을 진행했다. (사진제공 박선옥)
사진2광명 평생학습원(사진1)과 양천50플러스센터(사진2)에서 ‘챗 GPT 시대, 행복한 삶의 Everything’이라는 주제로 마인드 교육을 진행했다. (사진제공 박선옥)

새로운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얻으며, 연습은 얼마나 하시나요?

늘 사진 찍고, 메모하고, 녹음하는 등 보고 듣는 대로 자료를 수집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훌륭한 강사들의 강연도 자주 들으면서 제게 접목시킬 부분들을 메모합니다. 연습은 어떤 강의냐에 따라서 다른데요. 저는 강의 원고를 작성하는 동시에 입으로 말해보고, 그 강의를 들을 청중을 떠올려가며 원고를 계속 수정하면서 완성합니다.

그것이 연습의 시작입니다. 그렇게 원고가 완성되면 70%의 연습이 된 셈이고, 그 이후에도 계속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발표 자료에 맞춰 연습을 반복합니다.

투머로우 잡지 내용을 강연에 활용한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투머로우에는 다양한 콘텐츠가 들어 있습니다. 저는 이 잡지의 별명을 ‘마인드 보물 창고’라고 붙였습니다. 교육, 마인드 에세이, Art 살롱, 인터뷰, 특집 코너 등을 해당 분야의 교육에 접목하면 그때그때 요긴한 자료들이 가득해서 자연스레 강연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23년 1월 호에 실린 교육 칼럼을 읽고 ‘평생 담임 매뉴얼’이라는 부모교육을 했습니다. 글을 쓴 필자의 다른 자료들도 검색해서 강의 내용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투머로우는 때로 ‘숨은 그림 찾기’ 같기도 해요. 숨은 그림은 어떤 이들의 눈에는 보이지만, 어떤 이들에겐 아무리 눈을 비비고 찾아도 안 보이지 않습니까? 그러나 저는 이 투머로우 안에 있는 보물을 발견한 후부터 매달 발행일을 기다리고, 잡지가 집에 도착하면 속독으로 일독한 후, 두 번째엔 정독을 하면서 그 속에 담긴 숨은 보물을 찾아냅니다.

22년 4월 호에 실린 아카데미 칼럼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가 언뜻 떠오르는데요. 필자가 가르쳐 준 대로 제가 무언가를 갈망하는 것을 먼저 입을 열어 주변 사람들에게 떠벌리고 다녔습니다. 한 사례로, 최근에 제가 투머로우 리터러시 특강을 여러 곳에서 하고 있는데요. 처음엔 독서 애호가들의 소모임으로 출발했지만, 앞으로는 기업체에서도 이 강의를 하고 싶다고 계속 말하고 다녔더니 지금 그 길이 열리고 있습니다.(하하)

읽은 그대로를 실천하시는 모습이 대단하시네요. 강사님만의 독서법 노하우가 있다면요.

저는 먼저 저자의 머리말과 추천 글을 읽어봅니다. 저자가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는지 알 수 있고, 추천인이 이 책의 어떤 내용이 좋은지를 심사숙고해서 썼기 때문이죠. 머리말과 추천 글을 보면 그 책을 읽을지 말지가 결정납니다.

책은 조금씩 몇 장씩 읽으면 맛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책을 한 번 펴면 그날이나 그 다음 날에 걸쳐 다 읽는 편입니다. 책을 읽을 때 절대로 책을 아끼지 않습니다. 줄도 긋고, 형광펜으로 칠도 하고, 여백에 메모도 하면서 책을 지저분하게 만듭니다. 특히 그 내용과 관련된 기존에 알고 있는 것들을 연관지어 메모 해놓으면 책 내용이 내게 오래 남고 동시에 강연도 준비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매일같이 강연을 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계신데요. 이 에너지를 어디서 얻나요?

1980년대에 방영됐던 애니메이션 ‘꼬마 자동차 붕붕’을 아세요? 꽃향기를 맡으면 힘이 솟는 꼬마 자동차 붕붕처럼 저에게도 힘을 주는 또 다른 꽃향기가 있습니다. 바로 강연을 준비하면서 제게 돌아올 피드백을 미리 떠올려보는 일입니다. 듣는 이들의 변화와 감동을 미리 그려보는 것이죠. 앞으로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도 이 일을 계속하고 싶네요.(하하)

또 저는 항상 새벽에 일어나면 오늘 해야 할 일을 정리하고 실천한 것은 빨간 펜으로 줄을 긋습니다. 그러면 하루 일정이 아무리 빡빡해도 우선 업무와 오래 걸리는 일이 한눈에 보이고 내가 해야 할 일을 최대한 해내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제가 투머로우 칼럼에서 유심히 보는 파트 중 하나가 인터뷰 기사인데요. 여러 분야의 석학이나 전문가들의 현재가 있기까지의 시간 관리법을 유심히 지켜보고, 제 삶에도 적용할 부분들을 찾아 접목시키면 어느새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이 만들어집니다.

원장님의 강연을 듣고 달라졌다는 분을 만나면 보람될 것 같아요.

어떤 50대 여자분은 신체적인 결함이 있어 독신으로 지내는데요. 혼자 살다 보니 생각에 잡히기도 하고 자기 연민에 젖어 지낼 때도 많았습니다. 그러다 제 강의에서 한국에서 자취 중인 멕시코 학생이 밴드부 친구들과 마음을 나누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부모님과 자주 연락한다는 사례를 듣고, 누군가와 연결될 때 마음이 풍요로워진다는 사실이 크게 와 닿았다고 해요.

그분은 제게 “걸림돌을 디딤돌로 삼아 살겠습니다. 오늘 특강 감동스럽고 힘이 되는 퍼펙트한 강연이었습니다.”라는 후기를 보내주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자신이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문자로 알려주고, 종종 마음이 울적하거나 반대로 좋은 일이 생겨도 제게 알려줍니다. 이렇게 누군가 제 강연을 듣고 생각과 삶이 달라지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본다면 그보다 더 보람된 일이 있을까요?

전문 강사로서 자녀를 이끄는 데에도 이점이 있겠지요.

둘째 아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한참 내신 등급이 오르지 않아서 ‘난 여기까지가 한계야, 안 돼.’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제가 1970년대 미국 세계 역도 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러시아의 알렉세에프 선수가 500파운드 무게의 한계를 넘어 세계 기록을 세운 이야기를 아이에게 강연하듯 들려줬어요. 그러면서 “우리에게 한계라는 것은 없으며, 한계라는 생각의 뿌리를 내리면 도전할 수 있는 것조차 멈추고 안주하는 삶을 산다.”라고 마지막에 결론을 내주었습니다. 그러자 딸이 ‘내겐 한계가 없어. 도전해야겠다.’라고 마음을 바꾸었어요. 그 후로 딸의 내신 등급이 올랐고, 고등학교 재학 중 여러 가지 교내 행사에 도전하여 수상도 했어요. 그 결과물을 모아 ‘1인 1책’ 교내 행사에 도전해서《Beyond 500pounds》라는 책을 만들어 냈습니다. 현재는 민간 외교단체 ‘코리아 커넥트’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온라인 플랫폼 줌으로 전 세계 대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고, 올바른 마인드를 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자녀의 생각도 바꿔주는 강사시군요. 요즘 같은 1인 기업 시대에 전문 강사가 떠오르는 직업 이라고 합니다. 전문 강사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한 강연을 보았는데 ‘말을 잘 하는 비결이 있다면 잘 듣는 것이다.’라고 하는 말에 저는 백분 공감했습니다.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으면 말하는 이의 마음이 조금씩 보이고,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 때 상대에게 꼭 필요한 조언을 해줄 수 있습니다. 전문 강사가 되려면, 먼저 말하기보다 참고 기다리며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보듬어줄 수 있는 태도를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너무 고전적이고 원론적인 이야기 같지만, 책을 많이 읽으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영상물에 노출된 채 책과는 거리가 먼데요. 책을 읽으면 미래가 나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예의주시하며 관찰할 수 있고, 통찰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어떤 기회가 우리에게 오는 건 우연이 아닙니다. 모죽이 라는 대나무는 5년 동안 눈에 보이는 성장 없이 뿌리만 내리다가 5년째가 되면 하루에 70cm까지 폭풍 성장을 해서 30미터까지 자랍니다. 손흥민 축구 선수도 어느 날 갑자기 월드 스타가 된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훈련을 하며 뿌리를 내리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우리도 책을 통해 마음의 뿌리를 내리고 기본을 다져야 성공 가도를 달릴 수가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미래를 준비하면 분명 내가 노력한 만큼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어린 아이가 마른 오징어를 먹겠다고 우기면 엄마가 먼저 입에서 반쯤 씹어 아이의 입에 넣어주는 모습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 책이나 읽을거리가 무수히 널려 있고, 그 것을 읽어 내 것으로 만들어야지 하지만 선뜻 잘 되지 않을 것이다. 국제인성아카데미 박선옥 원장은 책 내용을 재해석해 우리에게 읽고 싶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는 우리가 읽어도 제대로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마음에 새기지 못하는 부분을 정확히 짚어서 책과 독자의 간극을 좁혀주는 고마운 존재다.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