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나라 소개 제19편] 남인도 최대도시, 첸나이

첸나이에서만 겪을 수 있는 해외 생활의 특별한 경험을 4인의 봉사자들이 들려준다. 밝고 순수한 타밀 사람들 덕분에, 그들은 경쟁 구도의 사회조직에 익숙했던 자신의 이기적인 모습을 벗고 주변을 향해 마음을 열 수 있었다고 한다. 그들의 스토리를 소개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글_김시선

인도에서 3천 명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월드 캠프를 준비할 때였습니다. 현지 봉사자 80명과 함께 일을 했는데 급한 제 성격을 따라오지 못하는 봉사자들 보면서 저는 혼자서 일을 진행하려고 했습니다. 막상 캠프가 시작되자, 제가 걱정한 것과 달리 현지 봉사자들은 저를 적극적으로 돕기 시작했고 자신들이 맡은 일을 책임감 있게 해주어서 행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캠프가 끝나고 봉사자들이 제게 와서 “정말 즐거웠어!” “같이 일을 할 수 있어서 좋았어, 고마워” 하며 웃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했습니다. 혼자 일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성공의 반대는 도전하지 않는 것 /글_김이레

저는 첸나이 해외 봉사를 통해 실패에 대한 관점이 바뀌었습니다. 인도의 음식, 기후, 언어 등 모든 것이 제겐 낯설고 어색했습니다. 그리고 생전 처음 해보는 일들이 매일 새로운 부담들로 눈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국에 있었을 때 저는 항상 실패를 두려워했습니다. 하지만 인도에서 봉사를 통해 많은 실패를 경험하고 넘어지기도 하면서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국에 온 뒤로는, 똑같은 어려움을 만나더라도 애써 외면하지 않고 이제는 인도에서 실패를 통해 배웠던 것들을 떠올리며 이겨나갈 수 있습니다.

마음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다 / 글_손영아

저는 사람에 대한 상처가 많다고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진짜 마음을 이야기하기가 두려워던 저는 매일 쌈닭처럼 사람들과 싸우고 또 그런 나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죄책감을 느끼곤 했어요.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저는 봉사 프로그램을 통해 아무도 모르는 외국으로 도망치고 싶었어요. 그렇게 떠난 인도, 마음을 닫고 살던 제가 현지인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는 일은 어렵게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외딴 시골 마을로 봉사를 떠나게 되었어요.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정말 순수했어요. 밝은 미소를 가진 어린아이들과, 한 할머니를 만났어요. 할머니께서 저에게 갑자기 음식을 대접해주고 싶다고 말씀하셨어요. 오랜 도보여행으로 지쳐 있던 저는 할머니께서 주신 음식을 감사히 먹었어요. 제가 음식을 허겁지겁 먹는 동안 할머니께서 말문을 여셨어요. 할머니 딸이 어린 나이에 이름 모를 병으로 세상을 떠나 오랜 시간 홀로 외로이 살고 있다는 속사정을 듣게 되었어요. “내 딸은 웃는 게 정말 예쁜 아이였지. 나는 네 얼굴을 보는 순간 우리 딸이 생각 났어. 그래서 아무것도 없지만 밥 한 끼라도 챙겨주고 싶었단다.”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서슴없이 꺼내시는 할머니를 보며 가슴이 먹먹했고 눈물이 났습니다. 그리고 마음을 닫고 산 제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도 알게 되었어요. 그날 이후 저는 제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을 수 있었어요. 다른 단원들과 그리고 현지인들과 마음을 나누면서 제 마음은 점점 밝아졌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제 이야기를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어요. 아파 본 적이 있는 사람이 아픈 사람을 위로 할 수 있듯이, 상처를 받던 저는 인도 첸나이 해외 봉사를 통해 이제 상처를 치료해주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마음의 친구, 인도인을 느끼다 / 글_조봉민

저는 첸나이 마드라스 크리스천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하루는 탄자우르라는 외딴 시골 마을에 가서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현지 아이들과 서로 이야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지금도 우리를 향한 아이들의 밝은 미소를 잊을 수 없습니다.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타밀 친구들은 우리의 굳은 마음을 무장해제시켰어요. 타밀 친구들을 만나면 '와나캄' 이라고 외쳐 보세요. 그들은 밝게 웃으며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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