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이 7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부채의 질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대출은 늘고, 빚의 증가 속도는 다시 빨라지고 있다. 특히 제2금융권과 지방의 빚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에 따르면 5월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699조3000억원으로 한 달새 3조8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2월말(688조1000억원) 이후 4개월 연속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올해 1월중 2조원이 줄었다가 2월 이후 확대된 데에는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 등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출 유형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이 428조1000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2조6000억원 늘고 마이너스 통장, 예·적금담보대출 등 기타대출(271조2000원)도 1조2000억원 증가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486조원으로, 2조원 늘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335조2000억원)은 1조8000억원, 기타대출(150조8000억원)은 1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빚이 늘어나는 속도도 지난해 같은 기간(1~5월)보다 더 빨라졌다. 지난해는 주택관련 거래세 감면혜택이 종료되면서 주택거래가 감소해 가계대출 증가액이 0원이었다. 그러나 올해 1~5월 누적 가계대출 증가액은 12조10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특히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예금은행보다 빨랐다.

지방의 빚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수도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425조9000억원으로 1조4000억원 증가한 데 비해 비수도권 잔액은 273조4000억원으로 2조4000억원 늘어났다. 1~5월 누적으로 보면 수도권은 4조4000억원, 비수도권은 7조7000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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