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일을 하니 몸도 맘도 즐거워요!

녹색지구 보호와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대표적인 국제 환경보호 단체 ‘그린피스.’ 이들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정부나 기업에 비폭력적으로 대응하고 창의적으로 캠페인을 펼쳐 환경을 지켜나가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린피스 자원봉사 대학생들이 환경 지킴이로 나선 사연을 들어본다.

▲ 안선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3) 허스민 (건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4) 이여해 (중앙대학교 기계공학과 석사과정)
▲ 안선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3) 허스민 (건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4) 이여해 (중앙대학교 기계공학과 석사과정)

그린피스 자원봉사자들 대부분은 자신 한 사람보다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더불어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고등학생 시절, 수능 공부만 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이 너무 힘들어 ‘내가 왜 사는가?’에 대해서 많이 생각 했다는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3학년 안선영 씨. 그녀는 곰곰이 생각한 끝에 자신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에 이바지하기 위해 살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제가 사회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다 그린피스를 발견했어요. 당시 그린피스 환경 감시선 3척 중 하나인 레인보우 워리어 3호가 국내 처음으로 방문하여 관람을 갔어요. 돛단배처럼 작은 배에서 그린피스를 소개하는 직원들이 너무 유쾌하고 재미있어 보였어요. 얼마나 그들이 편안하고 친근한지 인상에 남았죠. 대학에 들어가면 꼭 그린피스에서 봉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제가 대학에 들어간 해 겨울방학 시즌부터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기 시작한 거예요.”
NGO 단체에 관심이 많았던 건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4학년 허스민 씨는 학교와 기업이 연계하여 학점을 받을 수 있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알아보다 그린피스에서 인턴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일반회사 인턴처럼 돈을 벌진 않지만 교육의 일환으로 실습하고 배우러 갔어요. 사회복지에서 벗어나 환경보호 쪽으로 영역을 좀 더 넓혀보고 싶기도 했고요. 기업에서 이익을 창출하기보다는 사회에 공헌을 하는 단체이다 보니 더 마음에 들었어요. 돈을 따지며 삭막하게 살고 싶지 않았고, 자신보다는 사회를 위해서 사는 사람들은 어떤지 궁금해서 그들과 어울려보고 싶었어요.” 
열심히 공부하여 성적을 올리는 것으로 행복을 느낄 수 없었던 이들은, 사회에 도움이 되면 그 속에서 행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더 가치 있고 나은 삶의 방향을 위해서 봉사자로서의 삶을 선택한 것이다.

핵실험 반대 시위로 시작된 그린피스의 첫 항해
그린피스의 시작은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환경보호운동가 12명이 지하 핵실험을 하고 있던 미국 암치트카Amchitka 섬으로 핵실험 반대 시위를 하고자 캐나다 밴쿠버에서 출발했다. 당시 그들은 작은 낚싯배를 타고 첫 항해를 떠났는데 그 배의 이름을 그린피스라고 붙였다. 지구 환경의 파수꾼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현재는 ‘레인보우 워리호3호’ ‘북극의 일출 호’ ‘에스페란자호’가 바통을 이어 받아 바다의 그린피스 사무소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린피스 운동의 영향으로 결국 미국은 1972년 암치트카 섬에서 실시하던 핵실험을 중단했다. 지난 43년간 그린피스는 프랑스 대기권 내 핵실험을 중단, 스코틀랜드 회색물개 학살 중단, 런던 협약 국가들의 핵폐기물 해양 투기 금지, 코카콜라 냉장설비 시 기후 변화에 영향을 주는 화학물질 사용 배제, LG와 Dell 생산 제품에서 독성 화학물 제거, 유럽에 이어 미국 에서도 어린이 장난감에 PVC 사용 금지 등 수많은 성과를 올렸다.

▲ 1. 2012년 4월, 그린피스 서울 사무소 개소를 알리고 그린피스 활동을 소개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에스페란자호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안내, 통역, 사진전 등을 도왔다. 2. 무분별한 참치 포획에 의한 생태계 위협을 반대하는 ‘착한 참치’ 캠페인에 참여했다. 약 700명 소비자로부터 참치 스티커 뒷면에 의견을 받아 대형 참치 통조림에 넣어 한 참치 회사에 전달했다.
▲ 1. 2012년 4월, 그린피스 서울 사무소 개소를 알리고 그린피스 활동을 소개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에스페란자호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안내, 통역, 사진전 등을 도왔다. 2. 무분별한 참치 포획에 의한 생태계 위협을 반대하는 ‘착한 참치’ 캠페인에 참여했다. 약 700명 소비자로부터 참치 스티커 뒷면에 의견을 받아 대형 참치 통조림에 넣어 한 참치 회사에 전달했다.

환경보호는 직접 행동으로
환경 수호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는 그린피스에는 열정을 쏟아 적극적으로 환경보호 운동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그린피스 자원봉사 분야는 서명운동부터 생태계 종을 정리하고 기사를 스크랩하는 서류 작업, SNS에 기사를 올리는 온라인 활동, 대중에게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고 인식 개선을 요구하는 길거리 행진, 매회 새로운 주제와 내용으로 치러지는 캠페인 참여까지 다양하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나이와 자격, 조건에 상관없이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홈페이지에서 관심 분야와 살고 있는 지역을 선택하여 간단히 자원봉사를 신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6월 서울 사무소가 문을 열어 그린피스가 사무소를 개소한 41번째 나라가 되었고, 그 해 겨울부터 본격적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가장 처음 했던 행사는 ‘후쿠시마 추모 1주년.’ 서울광장에서 빔 프로젝터를 사용하여 후쿠시마 원전 사고 피해와 원자력의 위험성을 보여주고, 후쿠시마 주민과 원자력 전문 과학자가 출현하여 더 이상 원자력 발전소를 세워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 후, 인천과 부산을 방문한 에스페란자호 오픈보트 행사에서는 방문객들을 안내하고, 그린피스의 역사와 활동 소개 및 통역 등을 했으며, 삼척에서는 탈핵脫核을 상징하는 색상인 노란색 우산을 들고 시민들과 함께 원전 반대 운동을 진행했다. 해양보호 구역 지정 촉구, 멸종 위기에 있는 참치 살리기 캠페인, 과학적 포경(연구목적으로 고래를 잡는 일) 계획 철회 요구 등 현재까지 3년간 다양하고 많은 캠페인을 펼쳐왔다.
“거리를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서명을 받으니 하루 최고기록이 150개였어요. 그래도 2~3주에 걸쳐 서명을 받으니 2~3천 개나 모였죠. 수합한 서명은 국제회의에 제출하여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린피스와 뜻을 같이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근거 자료로 쓰이죠. 사람들이 무심하게 지나가서 무안하기도 했었고,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인형탈이라도 쓰고 있자면 온몸이 땀으로 젖기도 했어요. 더위를 먹을 때도 있었지만 그만큼 큰 성과가 있으니 보람되죠. 실제 그린피스 활동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는 과학적 포경을 계획하였다가 포기하였고, 독성 화학물질 없는 의류 생산을 약속했으며, 구글 서버가 운영하는 클라우드는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기로 했어요.”
비록 몸은 힘들지만 아름다운 지구와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고됐던 기억은 다 잊어버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환경운동을 하고 있다는 자원봉사자들. 이들에게는 오히려 어려움을 감수할 마음이 샘솟는다. 

“모두를 위해서 하는 일이니까 항상 웃어요”
그린피스는 말로만 환경보호를 외치지 않고 직접 행동하여 보여준다. 지난해 7월에는 부산 광안대교에서 원전 대피구역 확대 요구를 위해 고공시위를 벌인 만큼, 몸소 나서서 행동하는 시위 방식이 극단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린피스라는 단어에서 피스가 평화라는 뜻이듯 알고 보면 정말 안전하고 예의 바른 비폭력적 캠페인을 펼친다. 그린피스에 숨겨져 있는 반전 매력인 것이다.
자원봉사자들은 캠페인에 참여하기 전 2박 3일간   비폭력 직접 행동이라는 의미의 NVDA(No Violence Direct Action) 교육을 충분히 받는다. 그린피스가 하는 운동이 핵실험 반대, 원자력 발전소 건설 반대 등 정부 정책에 반하기 때문에 경찰로부터 저지당할 수 있는데, 경찰들이 아무리 욕을 하더라도, 어깨를 밀거나 넘어뜨리더라도 대응해서는 안 되며 웃어야 한다는 것을 교육 받는다. 또한 기업 건물, 서울 광장, 어선 등 캠페인 장소에 배너를 거는 작업도 필요하기 때문에 클라이밍도 배운다.
“환경운동 도중에 경찰들이나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하면 상처받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해요. 하지만 웃을 수 있는 건, 나만 좋아라고 하는 일이 아니라 모두를 위해서 하는 일이니까요. 떳떳하고 즐거워요. 저희는 잘못한 것이 없기 때문에 항상 웃어요.”

 
 
실생활에서도 그린피스 활동
그린피스 활동을 하면 담대해지며 시각이 넓어지는 등 다방면에서 달라진다.
다른 사람에게 말을 잘 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는 중앙대학교 기계공학과 석사과정 이여해 씨. 그녀는 서명을 받기 위해 모르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걸다 보니 이젠 남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성격으로 바뀌었으며, 직접 행동으로 실천하면서도 비폭력적인 운동을 펼치며 쌓은 경험으로 인해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도 부딪칠 수 있는 저력이 생겼다.
또한 그린피스 운동을 하면 실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환경보호를 하게 된다. 예전에는 참치 캔을 보면
‘맛있겠다. 먹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는 참치 캔을 보면 멸종 위기의 물고기들이 살고 있는 태평양이 먼저 생각나고, 전자 제품이 콘센트에 연결된 것을 보면 ‘저 전기가 원자력으로 만들어지진 않았을까?’ 하는 염려가 앞서 전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꼭 콘센트를 빼놓는다. 폐기물은 종류에 따라 꼭 분리수거를 시키며 종이컵을 사용하는 대신 텀블러를 들고 다니며 음료를 담아 마시는 등 생활 속에서 소소하게 환경을 지키고 있다.

인구는 급증하고 있는 반면, 물, 석유 등의 자원은 점점 고갈되어 가고 생물체들은 멸종 위기에 놓여 있다. 무분별한 자연 파괴로 인해 환경오염 또한 심각하다. 자원 소비를 줄여야 하며, 환경은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는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그린피스는 지구상 모든 사람들의 보금자리를 위해 환경을 보호하고자 현장에서 직접 뛰고 있고 그 외에 다른 환경 단체들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에너지 넘치는 캠페인을 펼치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그린피스 자원봉사자들은 말한다.
“대한민국 시민부터 우리나라에 닥친 환경 문제를 알고 그 심각성을 느낀다면, 언젠가 전 세계 환경에도 밝은 미래가 올 것입니다.”

글과 사진 | 배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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