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은 지난 1분기(1∼3월) 외국에서 5천달러(약 535만원) 이상의 고액 사용자가 6만70명이라고 30일 밝혔다.
이들이 사용한 금액은 6억9천529만달러(약 7천433억원)로, 1분기 신용카드 해외 사용 총액 28억2천400만달러의 24.6%를 차지한다.
1분기 전체 신용카드 해외사용자 수가 693만4000명으로, 5000달러 이상 사용자가 전체의 0.9%에 불과한 것을 놓고 볼 때 고액 사용자의 카드 해외 사용액이 전체 카드 사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고액 사용자들은 1분기동안 1인당 1만1575달러(약 1237만원)를 사용했다. 이는 전체 사용자의 1인당 평균 금액이 407달러에 불과한 것과 비교할 때 약 30배 가량 많은 수치다.
특히 1분기동안 5만달러 이상을 사용한 사람도 886명으로 집계 돼 눈길을 끌었다. 이들의 총 사용금액은 8847만달러(약 946억원)으로 집계됐으며, 1인당 사용액은 9만9853달러(1억674만원)에 달했다.
금액별로는 2만달러(약 2000만원) 미만 사용자가 5만4327명(90.5%)으로 가장 많았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2억1961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어 유학과 여행수요가 많은 필리핀이 1억866만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물품구매 상위 국가는 미국, 싱가포르에 이어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순이었다. 해외 여행객의 명품, 고가 귀금속 구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금인출 상위 국가는 주요 휴양지 및 카지노가 있는 필리핀, 미국, 중국,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 국가가 차지했다.
관세청은 수입가격을 허위로 낮게 신고한 뒤 현지에서 차액을 카드나 현금으로 지불해 관세를 포탈하는 불법행위에 대한 조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세청은 또 정확하고 안전한 고액사용내역의 통보와 관리를 위해 관세청과 여신협회를 잇는 전용회선과 보안장비를 추가로 설치했다고 밝혔다.
양승혁 외환조사과장은 "좀 더 정확하고 안전한 고액사용내역의 통보 및 관리를 최우선의 정책목표로 삼아 해킹 등 정보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관세청과 여신협회를 잇는 전용회선 및 보안장비를 추가로 설치했다"면서 "정보 접근권한을 최소 직원에게만 부여하고 직원보안교육을 실시하는 등 철저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