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드라마가 모든 배우에게 부담스럽듯이 나에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은 것도 배우 김혜자의 욕심이다.
홀로 서는 무대가 외롭고 치열하지만 나에게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는 언제나
설레는 무대다.’ 

-배우 김혜자

 
 

3개 지역에서의 순회공연. 지칠 만도 한데 쉬고 싶지 않다며 공연 요청이 쇄도한 전국 각지 무대에 오른다. 6년 만에 연극무대로 돌아온 배우 김혜자는 110분간 1인 11역을 열연하며 70세라고는 믿기지 않을 활력을 무대에 쏟아낸다. 그녀는 관객들에게 눈빛, 표정, 목소리, 걸음걸이로 마치 11명의 배우가 무대에 올라와서 연기하는 듯한 착각을 준다. 극의 감동뿐 아니라 배우에 대한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녀는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 작품, 나를 살아나게 하는 연극이다.’ 라고 하며 이번 공연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매번 무대에 오르고 자신도 감동을 받는다. 특히 서울 공연은 관객 가까이에서 연기하고 싶다는 배우의 마음을 반영해 충무아트홀 중극장의 원형 무대를 선택했다.
연극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는 전 세계 39개 국어로 출간된 베스트셀러인 프랑스 작가 에릭 엠마누엘 슈미트의 소설 <신에게 보내는 편지 Oscar et la Dame Rose>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백혈병에 걸린 10살 소년 오스카에게 무엇도 해줄 수 없는 부모님은 당황스럽다. 하지만 다른 어른들과 달리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는 장미할머니와 깊은 우정을 쌓아간다. 그리고 하루를 1년처럼 살면서 할머니와의 약속대로 하나님께 편지를 쓰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차츰 벗어나는 내용이다.
청색증을 앓는 페기 블루는 푸른색 풍선, 비만증의 팝콘은 커다란 노란색 공 등 재치있는 소품으로 등장인물을 읽을 수 있다. 시작을 알리는 <쇼팽 녹턴 2번 야상곡>과 장미할머니가 부르는 <라비앙 로즈>는 공연을 더욱 따뜻하고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죽음을 앞둔 오스카의 이야기가 절망 대신 유한한 인생의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며 관객의 눈가를 적시면서도, 입가엔 미소가 지어지게 한다.

 
 

에릭 엠마누엘 슈미트의 소설 <신에게 보내는 편지>
전 세계 39개 국어로 번역출간된 소설. 10살 소년 오스카가 하나님에게 보낸 13통의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다. 10살  아이의 죽음이라는 슬프고도 어두운 주제를 유머러스하면서도 쉽게 다가갈 수 있게 그려내고 있다. 불치병에 걸려 병원 생활을 하는 주인공 오스카. 부모님조차도 그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병원 자원봉사자 중 최고령자 장미할머니와 12일을 10년처럼 보내게 된다. 그리고 13통의 편지를 하나님에게 보내게 되는데…. 내 삶이라고 쉽게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 아니고 잠시 빌린 삶이기에 하루라도 소중히 써야 한다는 데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를 전한다. 시간을 도둑맞은 것처럼 정신없이 달려가는 현대인에게 사람살이에 있어 꼭 알아야 할 것들을 일깨워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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