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무고한 희생자를 낳은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남긴 것의 하나는 ‘책임과 의무’에 대한 각성이다. 세월호 침몰 사건 즈음 개봉한 <선 오브 갓>은 예수의 생애를 다룬 영화로, 그는 생애 동안 가장 완벽하게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한 인물이다. 그래서 이 영화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는 단연코 성경이다. 2,800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첫 출판 이후로 약 60억 권이 팔렸다고 하니까 현재를 시점으로 생각하면 지구상의 사람들 모두 성경을 한 권씩은 소유한다고 볼 수 있다. ‘절대 불변의 약속’들의 집체集體인 성경은 그 안에 담고 있는 약속을 받아들이는 그 누구에게나 창조주의 헌신적인 사랑, 확고한 신뢰와 믿음 그리고 마음의 평안을 가지게 하는 놀라운 힘이 있다고 한다.

진정한 행복에 대한 열망이 스크린에
올해는 유난히 성경을 토대로 한 영화들이 할리우드에서 개봉되고 있다. 올해 초 한국에서 개봉한 <노아>는 러셀 크로우와 엠마 왓슨이 주연하여 흥행성은 좋았지만, 원전인 성경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고 왜곡했다는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지난 2월 말에 미국에서 개봉한 <선 오브 갓>은 4월 10일 한국에서도 개봉해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모두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물론 성경을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눈과 귀에 거슬리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고, 누락된 점들도 있어 아쉬움을 낳기도 했지만, 성경 속 사건들을 사실성 있게 그려내려고 애쓴 흔적들은 인정할 만하다.
<선 오브 갓>은 기독교의 고난주간과 부활절을 겨냥하여 개봉되면서 북미지역에서 인기리에 상영됐다. 미국 인구 중 약 1억 명이 기독교인인 것을 감안하면 국민정서에 부합한 영화이기에 당연히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대 미국 사회가 가진 많은 병폐를 생각하면 영화에 대한 미국인들의 놀라운 반응이 당연하다기보다는 뭔가 다른 배경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성경을 바탕으로 한 신앙을 유지하기 위해 유럽에서 이주한 청교도인들에 의해 세워진 나라다. 아메리카 대륙을 개척해 나가면서 도시와 마을을 형성할 때 그들은 개인과 가정을 위한 집을 짓기 전에 국가와 마을 공동체를 위해 교회와 학교를 먼저 세우고 그 후 그들이 머물 집을 지었다고 한다. 이렇게 개인의 이익을 위하는 마음을 절제하고 공동체의 이익을 더 크고 중요하게 여겨왔던 청교도 정신이 바탕이 됐기 때문에 미국은 짧은 역사를 가진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부유한 나라로 성장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나라가 부강해질수록 건국 정신인 청교도정신을 잃고 개인의 이익을 더 크게 여기는 풍조가 만연하면서 현대 미국은 오래 전부터 사회전반에 걸쳐 많은 문제점을 겪어왔다.
그런데 올해 개봉된 성경을 소재로 한 영화에 열광하는 수많은 미국인들의 반응을 보면 영화 자체에 대한 관심을 넘어 미국인들의 의식 변화를 말해주는 듯하다. 그것은 잃어버렸던 초심, 곧 국가와 개인의 삶을 유익하게 했던 청교도 정신으로의 회귀, 그리고 물질문명으로 허물어져 가는 진정한 삶의 행복을 복원하고자 하는 미국 국민들의 열망이 표현되었다 하겠다.

초심을 잃어버린 세월호
최근 대한민국 사회를 슬픔과 비탄에 빠지게 한 ‘세월호 침몰 사건’은 희생자 중 대부분이 한창 자라나는 꿈 많은 10대 학생들이라는 사실로 인해 더더욱 우리 모두의 마음을 울게 만드는 악몽과도 같은 사건이다.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적, 평형수 기본 미달, 선체 결함, 무리한 증축 등으로 인한 세월호의 복원력의 상실과 관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선주와 선장 등 선박직 승무원들의 직업윤리 배반과 책임감 상실 때문이라는 사실에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안전한 뱃길 운항보다는 수익금을 남기는 것을 우선시하여 배가 복원력을 잃을 정도로 만들었던 선주, 그리고 승객들의 생명을 구하기보다 자신들의 목숨 유지에 바빴던 승무원들.
그들에게도 초심이 있었을 것이다. 승객들의 안전하고 행복한 여행길을 보장하며 그에 따른 수익으로 자신들도 누리고 살고자 하는 전형적인 뱃사람의 초심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승객의 생명과 안전을 살피고 우선시하는 것보다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자신들의 이익이 더 커보였기 때문에 초심을 유지하는 복원력이 상실됐고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부른 것이다. 배가 기울어지고 있을 때 승무원들은 배의 복원력을 유지하는 데 힘써야 되는 것이 아니라 배 운항을 책임지는 담당하는 자로서의 자신들의 직업윤리에 대한 책임감을 유지 복원했어야 했다.

▲ 영화 속에서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의 모습. 그는 인류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십자가 죽음의 길을 가며 인류의 책임자로서의 임무를 다했다.
▲ 영화 속에서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의 모습. 그는 인류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십자가 죽음의 길을 가며 인류의 책임자로서의 임무를 다했다.
한결같은 사랑의 초심
세월호 사건의 원인을 승무원들의 초심 부재로 봤을 때 영화 <선 오브 갓>은 진정한 책임감이란 무엇인지 알려주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겠다. 영화의 주인공은 제목 그대로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다. 영화 서두에서는 인물 자체로서의 그를 소개한다. 그는 세상을 지었던 창조주의 실체이며 아담, 노아, 아브라함, 모세, 다윗과 같은 인물들이 존재하던 고대로부터 그들과 함께했으며, 마침내 인간이 되어 세상에 온 이가 바로 예수인 것을 영화 진입부에서 간결하게 시사한다.
인물의 일대기 소개를 넘어 영화를 보는 내내 강하게 어필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소유한 정신이다. 그것은 한결같은 사랑에서 나온 투철한 책임감이었다. 의무로서의 책임이 아니라 타는 듯한 사랑에서 나온 책임정신인 것이다. 영화 속 그는 창조주와 하나님의 아들의 신분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만유의 왕 신분이기에 인간이 겪어야 할 고난과 어려움과는 상관없이 크나큰 영광을 입은 신으로서 살 수 있었을 텐데 그는 왜 이 땅에서 고난 받는 삶을 택했을까? 고통스런 십자가 형벌을 왜 굳이 받아야 했고, 동굴무덤에 묻힌 후에는 죽음에 머무르지 않고 왜 3일 만에 부활을 했어야 했는지,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의문들이 하나씩 풀리기 시작했다.
<선 오브 갓>은 그를 가리켜 만물 가운데에서도 특히 인간의 주인이며 책임자라고 말한다. 배로 말하면 배의 설계자이자 건조자이며, 실제 배를 소유한 선주이자 개개인의 인생 항해가 끝나는 동안 승객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선장인 셈이다. 수직적 권위를 가진 선장이 아니라 세상 모든 것의 주인과 책임자로서 사랑과 사명감을 완벽히 갖춘 존재다. 영화를 보면 그러한 그의 정신이 언제나 한결같은 삶과 행동으로 그를 이끄는 것을 본다. 먹을 것이 없는 5천 명의 사람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모든 사람들이 먹고 남도록 기적을 행했던 일, 수많은 병자와 심지어 죽은 지 사흘이나 되어 모두에게 절망을 안겼던 나사로를 살렸던 일들의 중심에는 바로 인류의 영원한 책임자로서의 정신이 살아있음을 증명한다.
창조주가 지상에서 행복하게 살게 한 인간이 죄 때문에 낙원을 잃고 돌아갈 곳을 찾지 못해 표류하자 그는 영원한 영광의 자리 또한 과감하게 버리고 세상 모든 사람들을 대신해 죄인의 신분을 짊어지며 십자가 형벌과 고통을 주저없이 받아들인다. 스스로의 힘으로 천국으로의 회귀를 꾀할 수 없는 인간을 끝까지 책임지고 사랑했던 예수의 마음이 두 시간 동안 관객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셨다. 인류의 책임자로서 그가 가진 사랑이 스스로를 고통스러운 죽음에까지 이르게 했고, 또한 사랑하는 인간을 예비한 낙원으로 옮기기 위해 죽음에만 머무르지 않고 부활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능하게 했다.
언제나 한결같은 초심을 잃지 않은 결과로 인류를 행복하게 하는 60억 부 베스트셀러의 주인공이 되었고, 시대와 상관없이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주목받고 신뢰받는 인물이 된 것이다. 초심을 유지한 삶이 타인에게 얼마나 유익이 되는지 자세하고 분명하게 알려주는 ‘신의 아들 예수’였다.

타인을 위한 희생이 곧 우리의 행복
지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성인으로서의 책무를 수행할 수 있는데도 이를 기피하는 사람을 모라토리엄 인간Moratorium Man이라고 한다. 광범위하게는 어떤 분야에서든 초심을 잃어버리고 이기적인 태도로 공동의 윤리적 책임을 피하려는 경향도 포함할 수 있다.
개척시대 때 마을 공동체를 위해 교회와 학교를 먼저 짓고자 했던 미국 청교도들과 모라토리엄 인간은 매우 대조된다. 개인이 아닌 공동체의 행복을 중요시했던 청교도 정신처럼, <선 오브 갓>은 예수의 생애를 통해 인류를 위한 사랑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고 생명을 최우선으로 여긴 예수의 책임정신과 희생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사는 삶이야말로 결국 우리 인생을 행복으로 이끌어준다는 아주 간결하고도 원칙적인 교훈을 스크린을 통해 전하고 있다.


글쓴이 노정남_국제마인드교육원의 전문강사로서 청소년들의 건전한 마인드 형성을 위해 활동하며,최근에는 중고등학교와 각종 강연에서 ‘행복을 불러오는 마인드’를 전하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