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끔찍하고 지독한 인권침해"라고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고, 그들은 존중을 받아야한다”며 사실상 일본의 해결 노력을 촉구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 측 노력이 부족하다는 미국 지도층의 인식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 사진출처=백악관 홈페이지
▲ 사진출처=백악관 홈페이지
미국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위안부 문제를 직접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인권이라는 가치를 무엇보다 최고로 생각하는 미국 대통령이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으로 인권 문제에 특히 더 민감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인권 문제에 엄격한 흑인 대통령이, 일본에서는 강경 우파가 집권한 상황적 요인도 이번 발언의 근원”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위안부 발언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26일 요미우리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위안부 피해를 입은 여성들은 심각한 인권 침해를 받았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존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박 대통령의 주장에 바짝 다가갔으며 기자회견 후 박 대통령 측은 "매우 의미 있는 회담이었다"면서 만족스러워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앞으로도 일본의 생각과 방침을 설명해 나가고 싶다”며 한국과 외교채널을 통해 논의할 뜻을 밝혀 내달 중 도쿄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한일 국장급 2차협의에서 다소 진전된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과 그에 따른 보상이 이뤄질 경우 강제 징용 등 유사한 사례에서 청구권 소송이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만큼 위안부 문제에서 양보안을 내더라도 다른 과거사 문제에선 개인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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