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체 투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탈리아에서 바티칸 투어도 하지 않았으며 남부 투어도 신청하지 않았다.


남부 투어를 홀로 갔을 때 그 여행을 이제까지의 여행 중에 최고로 꼽을만큼 만족했었는데

바티칸 투어는 아무래도 전문적인 지식없이는 겉핥기만 하는 것 같아 조금 후회했었다.


가우디 투어는 다행히 한국에서 이미 투어 예약을 하고 온 뒤라 따로 공부해야될 걱정을 덜 수 있었다.

 
 

타 국가에서의 첫 날이라서일까?


생각보다 눈을 일찍떳다. 바르셀로나에 머무는 동안은 일행이생겼다. 동갑내기 친구였는데 한국으로 돌아간 뒤 한의사로 일하게 될 친구여서 고지식할 줄 알았는데 착하고 소탈한 친구였다. 우리 둘은 같은 호스텔을 예약했지만 다른 방을 사용할 줄 알았는데 우연인지 같은 방을 쓰게 되었다.


아무리 따뜻한 바르셀로나라도 새벽녘의 공기는 차가웠다.

숙소에서 도보로 5분거리에 가우디의 명작인 까사밀라가 있어서 친구와 구경하러 갔다.


주변 건물 중에서도 단연 눈에 확 들어오는 까사밀라.


이따 투어 중에는 내부에도 들어갈 예정인지라 더욱 더 기대가 되었다.

 
 

아침 식사를 하기위해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보통 외국인들은 늦게까지 잠을 자던데 얘네들은 상당히 부지런했다.

그래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끼니 거르지말고 잘 챙겨먹고 댕겨.

 
 

이제 본격적인 투어 시작.


까탈루냐 광장에서 집결한 후 다같이 통성명을하고 첫 가우디 작품인 까사 빈센트를 보기 위해 출발했다.

바르셀로나의 지하철은 서울의 지하철 못지 않게 깔끔하고 쾌적했다.


사실 영국의 지하철에서는 생각보다 지저분해서 실망을했었는데 바르셀로나의 지하철은 그렇지 않았다.

영국은 선진국이라 깔끔할 것이라 생각해서 실망했던 것 같고 바르셀로나는 소매치기가 많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라는 편견에

지저분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까사 빈센트


까사 뒤에 붙는 이름은 그 당시 건물주의 이름이라고한다.

그래서 까사 빈센트하면 빈센트의 집, 까사 밀라하면 밀라의 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현지어로는 다르게 부르기때문에 길을 잃었을 때 까사 밀라 어딨냐고 물어보면 잘 알아듣지 못한다는 설명도 해주셨다.


그냥 모르고 지나치면 단순했을 건물이 하나하나 설명을 들으니 대단하게 느껴졌다.

단순한 대문도 제대로 살펴보면 뱀이 기어올라가는 형상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까사 빈센트는 까사 시리즈 중에 가장 비중에 떨어지는 건물이었다.


그런데 이 건물 구경 중에 어떤 현지인놈이 자꾸 뒤에서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제대로 듣지 못하는 상황이.....빌어먹을놈.

 
 

그 다음으로 찾은 곳은 숙소 인근인 까사 밀라.


구경하고자하는 사람들의 수로 미루어 짐작했을 때 까사바트요 > 까사 밀라 > 까사 빈센트 순으로 인기가 있는 것 같았다.

까사 밀라는 현재 은행이 인수하였다고 한다. 입장료 가격이 만만치 않던데 꽤 많은 수익을 내고 있을 것 같다.

 
 

바르셀로나는 가우디가 먹여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곳곳에서 그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이렇게 내가 밟고 있는 단순한 바닥마져 가우디의 작품이라고...

 
 

까사 밀라 맞은편에는 까사바트요가 위치해있었다.


저 건물을 자세히 살펴보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사람이 떠올랐다면 제대로 본 것이다. 건물의 기둥은 사람의 뼈를 떠올릴 수 있으며 발코니는 두개골을 떠올릴 수 있다.

그리고 벽에 붙어 있는 타일은 지중해를 형상화했다고하는데 그 설이 여러가지라 추측이라고만 했다.


이런 건물이 어떻게 한 사람 머리에 의해 창조될 수 있는지....

관심없는 가우디란 건축가가 내 머리속 한켠에 크게 자리잡기 시작했다.


까사바트요 앞에서 자유 시간이 주어졌다. 자신이 보고 싶은 건물을 자유롭게 구경하는 것이었다.


까사바트요도 까사밀라도 숙소에서 너무 가까운 위치라 우리는 사람이 많은 바트요보다는 밀라를 먼저 구경하기로했다.

 
 

하늘이 뻥 뚫려있는 까사 밀라 내부.

 
 

위에서 보는 것과 아래에서 보는 것과는 천지차이였다.

 
 

그리고 옥상에는 또 새로운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새파란 하늘과 아름다운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옥상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내부 전시장을 구경할 수 있다.

이렇게 밀라는 축소해놓은 모형부터

 
 

그 옛날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 성당)를 3D로 표현한 방법까지.


가우디가 저렇게 모형을 만들어놓고 아래에 거울을 비춰서 성가족 성당이 완성되면 이런 모형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게 창의력이지.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내부에는 가우디와 관련된 물품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인체에 맞춰진 의자부터 실제 까사 밀라 시설도 관람할 수 있었다.

 
 
 
 
 
 
 
 
 
 
 
 

이제 겨우 한 작품 제대로 봤을 뿐인데 이 투어가 돈이 아깝지 않다고 느껴질 정도이니,


최고의 작품이라고 평가받는 성가족 성당은 어느 정도일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빨리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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