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팬텀 역의 브래드 리틀 Brad Little

전 세계 1억 3천 만 명을 매혹한 세계 4대 뮤지컬의 하나인 <오페라의 유령>이 2월 27일부터 3개월간 계명아트센터에서 브래드 리틀의 열연으로 그 막이 오른다. 1996년부터 주인공 팬텀을 맡은 브로드웨이 명배우 브래드 리틀은 2,500회 이상의 팬텀을 연기해 팬텀의 신화를 썼다. <오페라의 유령>의 25주년 월드 투어 중 대구를 방문한  브래드 리틀을 만나 팬텀으로 살아가는 그의 삶을 들여다보았다.

▲ 브래드 리틀_1964년 생인 그는 <오페라의 유령> 및 <지킬 앤 하이드>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뮤지컬 배우이다. 1988년 뮤지컬 의 빌리 크로커 역으로 데뷔했으며, 2001년에는 배리모어 어워드와 필리 어워드에서 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997년부터 브로드웨이, 미국, 그리고 아시아 전역에 걸쳐 <오페라의 유령>을 공연하며 2,500회 이상 주연을 맡았다. 그는 <천국의 눈물>, <지킬 앤 하이드>와 각종 갈라쇼, 콘서트로 한국에서 알려졌다.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할 만큼 각별하게 느끼는 브래드 리틀은 한국 사람들과의 우정을 잊지 못해, 뮤지컬 아카데미도 세우고 한국에서 활동하고자 계획 중이다.
▲ 브래드 리틀_1964년 생인 그는 <오페라의 유령> 및 <지킬 앤 하이드>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뮤지컬 배우이다. 1988년 뮤지컬 의 빌리 크로커 역으로 데뷔했으며, 2001년에는 배리모어 어워드와 필리 어워드에서 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997년부터 브로드웨이, 미국, 그리고 아시아 전역에 걸쳐 <오페라의 유령>을 공연하며 2,500회 이상 주연을 맡았다. 그는 <천국의 눈물>, <지킬 앤 하이드>와 각종 갈라쇼, 콘서트로 한국에서 알려졌다.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할 만큼 각별하게 느끼는 브래드 리틀은 한국 사람들과의 우정을 잊지 못해, 뮤지컬 아카데미도 세우고 한국에서 활동하고자 계획 중이다.
<오페라의 유령>의 세기적인 찬사는 끝이 없다. 특히 팬텀 역을 맡아 동양인의 검은 눈동자를 휘둥그레지게 만든 조각 같이 훤칠한 외모의 주인공 브래드 리틀. 한국 팬들에게 ‘작은 빵’, ‘빵 아저씨’로 불리는 그의 한국어 애칭이 다른 나라에서도 그 나라 언어로 표현되어 불리곤 한다. 브래드 리틀은 한국에서 시작된 이 애칭을 ‘가장 소중하고 사랑스럽다’라고 말한다. 수많은 무대에서 검증된 뮤지컬 명배우로 완벽한 조건을 타고났다고 평가받는 그를 사람들은 ‘신이 내린 배우’라고 표현한다. 무대 위에서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그의 태도와 뛰어난 유머감각은 어느 배우보다 단연 돋보인다. 그런 최고의 명배우도 자신의 10대를 돌아보면 <오페라의 유령>에서 팬텀처럼, <위키드>의 마녀처럼 어려운 시기가 있었음을 고백한다.  

농구에 열정을 지닌 난독증 소년
브래드 리틀은 어린 시절 자신을 ‘극도로 소심하고 부끄럼을 타는 소년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읽고 보는 것이 뇌로 연결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학교에서도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죠. 난독증 때문에 내가 바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합창단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던 친구들 외에는 학교에서 친구라곤 없었죠. 십대였던 저는 많은 것들을 잃어버렸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남부 캘리포니아에 있는 한 대학에서 뮤지컬을 가르치는 교수였고, 그의 어머니는 피아노 선생님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브래드는 항상 극장과 음악 속에서 살았다. 아버지가 지도하는 극장이 그의 놀이터였고, 기저귀를 떼기도 전에 극장에서 함께하며 아역 배우로 무대 위에 서기도 했다. 그에게 극장은 자연스러운 삶의 터전이 되었다. 
“한창 반항하던 16살, 17살이 되자 저는 뮤지컬을 하기가 싫었어요. 가족 모두가 뮤지컬을 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농구 선수가 되고 싶었죠.(하하)”
십대의 그에게 농구는 열정의 산실이었다. 그는 운동을 사랑했고 지금까지 그 사랑은 계속되어왔다.
“극장에 대해 아는 것보다 미국 스포츠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알 만큼 운동을 좋아했어요. 고등학교에 들어갈 때 농구팀에 들어오라는 제의를 받았을 정도였죠. 물론 합창단에 들어오라는 제의도 받았습니다. 스케줄 상 두 가지 모두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결국 합창단을 선택했어요. 점프 슛보다 노래를 훨씬 잘했기 때문이죠.(하하하)”
고등학교 때 그는 마른 체구에 키는 컸지만 여드름이 난 얼굴로 지금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고 말한다.
“그 당시에 저는 자존감과 자신감이 매우 낮았습니다. <위키드>의 초록 마녀 알파바가 바로 저였습니다. 고등학교의 어떤 그룹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았고, 노래만이 내가 찾은 유일한 돌파구였죠.”
19살이 되자 일을 하기 위해 뉴욕으로 간 브래드는 처음으로 극장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한다. 또한 극중 인물인 팬텀을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감을 회복한다.
“팬텀은 정말 ‘내가 바보 같은 사람이 아니구나!’
‘나도 의견이 있고,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인물입니다. 팬텀이 내 인생을 세상 밖으로 데리고 나와 주었죠. 그리고 팬텀의 역할을 맡으면서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난독증도 이야기하게 됐어요. 그 전에는 늘 사적인 비밀로 숨겨놨을 뿐 절대 말하지 않았습니다.”

 
 
팬텀은 그의 내면 속 인물이다
브로드웨이  공연 10,000회 돌파로 전 세계에서 56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오페라의 유령>은 2012년 9월 5일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오페라의 유령>의 화려한 무대 예술과 분장, 의상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나면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팬텀과 하나가 된 브래드 리틀은 때로는 거칠고 파워풀하면서도 때로는 감미롭고 섬세한 연기로 팬텀을 살아 숨쉬는 현존 인물로 재현했다.
흐트러짐이 없는 목소리와 절제가 배어있는 몸가짐의 브래드 리틀은 무대 밖, 일상생활에서 팬텀의 모든 표현들을 찾아내어 무대 위에서 승화시켰다. 그래서 상처입고 닫혀있는 사람들의 마음 문을 열었다. 사람들은 그가 표현해낸 팬텀에 동화된다. 그것이 그가 연기하는 팬텀의 매력이다. 그는 팬텀이 자신이요, 내면 속 인물이 되었기에 가능했다. 객석은 호소력 깊은 그의 목소리에 때로는 전율하고, 때로는 강열한 팬텀의 몸짓에 감탄으로 흔들린다. 그는 마치 팬텀만을 연기하도록 타고난 인물 같고, 팬텀은 그의 생애 본연의 임무처럼 보인다. 
“팬텀 역을 하면서 한 번도 지겨운 적이 없었습니다.  이젠 일상에서 느끼는 것조차도 팬텀을 통해 다 표현할 수 있어요. 그리고 제가 표현해내는 열정을 모든 관객들이 함께하기 바랍니다. 내가 느끼는 시선, 피부 감각, 듣는 것 하나하나 말이죠! 그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아요. 사람들이 살아 숨쉬는 팬텀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전달할 수 없는 냄새, 한 가지가 있군요. 어쩌면 관객들은 냄새를 맡는 것까지는 원하지 않겠죠?(하하하) 어찌됐건 제가 느끼는 모든 감정과 감각을 관객들도 함께 여행하길 바랍니다.”
 수많은 배우가 최고의 길을 걷고 세기의 배우가 되고자 노력하지만 그 길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기술을 마음에서 내려놓아야
브래드 리틀은 먼저 ‘스토리를 이해하라’고 말한다.
 “사람은 음악을 할 수 있는 구조와 그렇지 않는 구조로 태어납니다. 무엇보다 그런 능력을 갖고 태어나는 것은 중요합니다. 기술을 배우는 것은 중요하고 장기공연에서 기술력은 매우 중요하죠. 예를 들면 공연을 할 때 정말 몸이 힘들고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 배우는 기술력으로 완벽한 공연은 아닐지라도 관객들에게 정확한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배우가 노력해서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요소들을 익힌 다음에는 오히려 기술을 마음에서 내려놓고 잊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기술이 중요하지만 기술적으로만 완벽한 무대를 보여주려고 한다면 그 무대는 지루한 쇼가 될 것입니다. 그런 무대에는 삶이 없죠. 그래서 스토리를 전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최고의 배우에게서는 기술적인 요소들을 찾아볼 수 없어요. 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죠. 다만 관객들이 그것을 볼 수 없을 뿐입니다.”
브래드 리틀은 초기 팬텀의 연기에서 방안을 어둡게 만들고, 팬텀의 기분을 사실적으로 느끼기 위해 무수한 노력을 했다. 하지만 수십만 번의 연습과 수천 번의 무대에 선 그는 부수적인 장치와 기술적인 요소들을 모두 내려놓게 됐다. 오랫동안 팬텀의 연기 속에서 배운 가르침이었다.
“팬텀이 되어야 할 때, 내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그것은 정말 단순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단순해지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저 역시 매일 기술적인 요소들을 시도했다가 어느 순간 그런 것들을 마음에서 내려놓고 지금은 무대 위의 저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다시 무대 위의 팬텀으로 쉽게 돌아올 수 있습니다. 이미 팬텀의 모든 숙제를 거쳤기 때문이죠.”

▲ "나는 <오페라의 유령> 중 ‘뮤직 오브 더 나잇Music of the Night’을 가장 좋아한다. 뮤지컬의 가사와 멜로디의 감동을 함께 받으면 때로는 소름끼칠 정도다."
▲ "나는 <오페라의 유령> 중 ‘뮤직 오브 더 나잇Music of the Night’을 가장 좋아한다. 뮤지컬의 가사와 멜로디의 감동을 함께 받으면 때로는 소름끼칠 정도다."

자신에게 맞는 삶의 언어를 찾아라         
팬텀 역을 맡아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브래드 리틀은 ‘사회란 완벽해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사회와 인간의 부조리한 관계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됐다. 그런 사회에서 꿈을 찾고 이루려는 <Tomorrow> 독자에게 브래드 리틀은 무엇보다 ‘자신만의 언어를 찾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사회나 부모, 가족, 미디어 등은 10대에게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항상 말합니다. 하지만 사회가 요구하는 그런 사람은 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젊은이들이 희망을 잃고, 자신이 잘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자신감을 상실하는 감정에 휩싸입니다. 하지만 무엇을 시키는 대로만 하는 사람은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게 되고, 강해질 수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 못하며, 때로 실수하고 모두가 그렇게 살아갑니다. 어른들이 완벽함에 다가가려는 듯 혹은 그렇게 보이려고 말하지만 그런 그들조차 완벽하지 않죠. 나 역시 그런 소년이었고 그런 사람입니다. 그리고 나는 음악이란 언어를 찾아냈습니다. 음악을 사랑하게 됐고 음악이 나의 구세주였습니다. 나는 음악을 하는 이들과 함께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행복하면 힘이 생깁니다. 자신에게 맞는 그룹을 만나면 이해받고 성장할 수 있죠. 그리고 ‘열정으로 도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습니다.”
어릴수록 마음껏 도전해보라는 그는 우주인이든 파일럿이든 무엇이든 간에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그 노력이 꼭 직업으로 삼지 않더라도 꿈을 위한 멋진 돌파구가 된다고 말한다. 브래드 리틀은 특히 <투머로우> 독자들에게 어떤 공부든 미래 자신이 되고자 하는 모습을 위해 실력을 쌓는 과정이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젊은이들이 자신을 계속 깎아 내린다면 희망을 잃을 것입니다. 스스로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되며, 그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합니다. 희망을 품으십시오. 희망이야 말로 ‘넌 이것만 해야 해’ ‘넌 할 수 없어’라고 말하는 선생님들과 부모로부터 자신을 지켜낼 수 있답니다. 자신의 음악을 찾아보세요. 자신의 책을 찾고, 자신의 스포츠 혹은 자신에게 행복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내야만 합니다.” 

▲ "팬텀 역을 하면서 한번도 지겨운 적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살아 숨쉬는 팬텀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팬텀 역을 하면서 한번도 지겨운 적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살아 숨쉬는 팬텀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페라의 유령>의 분장_130여 명의 배우와 스태프, 오케스트라, 14명의 의상 담당자, 230여 벌의 화려한 의상이 무대를 덮는다. 팬텀의 분장은 2시간이 소요되고 지우는데만 30분 소요. 팬텀의 최종 얼굴 분장을 위해 두 개의 가발과 두 개의 마이크, 두 개의 렌즈가 필요하다. 일곱명으로 구성된 가발팀은 매일 약 70여 개의 가발을 손질해야 하기 때문에 누구보다 일찍 출근한다. <오페라의 유령>의 촛불_무대의 빠른 전환 중 하나로 연출되는 안개가 자욱한 지하 호수, 잔잔한 수면아래에 있던 281개의 촛불과 함께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극중 인물인 팬텀과 크리스틴이 물 위를 유유히 가르는 나룻배를 타고 등장.  이 장면에서 250킬로그램의 드라이 아이스와 10대의 스모그 기계가 사용, 나룻배는 원격 조종된다.

통역 | 김은우 캠퍼스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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