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두 권의 책을 본다는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이도근 씨, 한때 김홍신의 <인간시장>을 읽은 그는 1980년 시대적 배경으로 만들어진 소설이 사회 부조리를 비판하고, 아버지 세대의 삶이 어떠했는지 돌아볼 수 있는 간접경험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는 중고등학교와 달리 대학에 와서는 학생회장직을 맡고 있어서 책을 쉽게 읽지 못하는 속내를 이야기했다.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된다는 걸 누구나 알지만 ‘책읽기가 좋다’는 건 이론뿐, 책을 손에 들어도 집중하지 못하는 이들부터 독서를 하려고 짬을 내서 간 서점에서 책을 구경하기는 즐거운데 책 한 권 다 읽고도 생각나는 게 없다며 독서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 책을 읽는 속도는 빠르지만 머릿속에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 수록 독서의 즐거움은 사라지고, 독서를 많이, 깊게 하겠노라 연초 세운 계획도 무산돼 후회만 쌓인다. 독서의 중요성은 알지만 진득이 책에만 몰두할 수 없이 분주한 이유가 무엇일까?

 
 
책 읽고 싶은 마음이 중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법칙>에서 저자 스티븐 코비는 사람의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마음’이라고 이야기한다. 마음의 습관에 따라 행동의 습관에 길이 난다는 이야기다. 독서를 하고 싶어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마음의 상태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다소 더딘 것 같더라도 마음에 독서의 길을 내야 한다. 마음먹어도 작심삼일인 이유는, 마음에 독서의 길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음에 길이 난 독서광들은 어떤 환경에서도 독서를 할 이유를 찾아내고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는다. 책을 통해 얻는 것이 값지고 크기 때문에, 책을 보지 말라고 해도 책 읽기에 여념이 없다.
음악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지휘자로 변신한 장한나는 하버드대에서 음악이 아닌 철학을 전공했다. 그녀는 소문난 책벌레로 어렸을 때부터 책을 너무도 좋아해 밥 먹을 때는 물론, 첼로 연습시간에는 발가락으로 책장을 넘기며 읽을 정도라고 한다. 그녀는 특정 작가의 작품에 꽂히면(?) 장편, 단편, 시, 에세이 등 그 작가의 작품을 가리지 않고 읽는 동시에 그 작가의 자서전이나 평전까지 찾아 읽을 만큼 독서에 몰입한다. 그야말로 마음에 독서의 길이 난 사례라 하겠다.

깊이 있는 책읽기가 인물을 만든다
5000원권 지폐의 모델(?)로 늘상 우리와 얼굴을 마주 대하는 율곡 이이는 조선시대 최고의 천재였다. 퇴계 이황과 함께 성리학의 양대 산맥을 이루며 수많은 저서를 남긴 율곡의 독서법의 핵심은 무엇일까? 그의 대표적 저서인 <격몽요결擊蒙要訣> 제4장 독서장에 그 해답이 나와 있다.
“책을 읽을 때는 반드시 한 가지 책을 습득하여 그 뜻을 모두 알아서 완전히 통달하고 의문이 없게 된 다음에야 다른 책을 읽을 것이요, 많은 책을 읽어서 많이 얻기를 탐내어 부산하게 이것저것 읽지 말아야 한다.”
2000대 1이라는 엄청난 경쟁률을 자랑하는 과거시험에서 9번이나 수석을 차지했으니 요즘 같았으면 ‘최고의 엄친아’로 불렸을 것이다.

독서에서 보석을 캐내는 독서광들
시간이 부족한 CEO 중에도 독서광이 유난히 많다. 그들은 책의 내용을 대충 훑고 지나가지 않고, 꼼꼼히 메모하고 곱씹어보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들이 처음부터 독서광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틈새공략, 메모 등 시간을 잘 활용하고, 책의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실제 삶에도 활용했기에 독서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번 겨울 방학 동안 독서에 빠져보자. 어느새 껑충 성장한 내면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디자인 |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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