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에 시작되어 연극 <발칙한 로맨스>, 뮤지컬 <커피프린스 1호>,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연극<이기동체육관>, 음악극 <유럽 블로그> 5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며 공연계 대표 흥행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김수로 프로젝트. 그리고 2011년 뮤지컬<늑대의 유혹>을 시작으로 연극 <밀당의 탄생>을 성공시키며 대학로에 혜성처럼 등장한 스타 극작가 겸 연출가 서윤미. 이 둘의 합작 프로젝트인 창작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는 작년 초연 당시 흥행신화를 이뤄냈고 또다시 우리 곁에 나타났다.
 

 
 

일시  2013년 10월 27일까지
시간  화~금 8시 / 주말·공휴일 3시, 6시 30분
장소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
문의  02-548-0597~8
관람 요금  일반석 55,000원 / 시야방해석 44,000원

2012년 5월 ‘소극장 뮤지컬의 반란’이란 수식어를 달며 대형 뮤지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가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이번에는 어떤 무대에서 어떤 배우들이 어떤 노래를 부르며 관객의 마음에 가시지 않을 여운를 남겨줄지 기대된다.
영국 동화 <메리포핀스>와 연관이 있나 싶은 제목 <블랙메리포핀스>는 어쩌면 가슴 아픈 사연이 유년시절의 상처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동화일지도 모른다는 서윤미 연출가의 상상력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블랙’이란 단어 하나가 붙어 전혀 다른 분위기의 극본이 만들어졌다. 심리추리 스릴러로 각색된 내용은 기막힐 정도로 상상 그 이상의 스토리를 가지며 마지막에는 관객들의 눈물까지 빼앗아간다.
범인을 추적해가는 결말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고 정해져 있는 결말에서 ‘왜 그랬을까’와 원인들에 감춰진 비밀들에 집중하게 만드는 연출의 의도는 제대로 적중했다. 각자 배역과 영혼으로 하나가 된 듯한 배우들의 연기는 관객들의 혼을 빼놓을 정도다. 막이 열리기 전 커튼 그림자극은 짧지만 강한 인상을 주며 뮤지컬 내용을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커튼막이 열리면 비틀어진 액자 속에 있는 오래된 그림을 보는 듯한 공간이 나타나고 무대 위에는 뒤집힌 사각 턴테이블, 사방 모서리에 네 남매의 의자가 놓여있어 마치 서로를 감시하는 듯하다.
배경은 1926년. 나치 정권 아래 독일의 저명한 심리학자 그라첸 박사의 대저택에 화재가 발생한다. 네 남매의 보모 메리 슈미트는 전신 화상을 입고 아이들을 극적으로 구출하며 세간의 큰 주목을 받게 된다. 다음날 그녀는 갑자기 사라지고 아이들은 그날 밤에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나고 4명의 아이들은 각기 다른 집에 입양된 채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첫째 한스에게 그라첸 박사의 비밀 수첩 하나가 전달되면서 사건은 수면에 다시 떠오르게 되고 오랬동안 숨겨진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네 남매의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연기, 마음의 상처를 억누르는 듯한 섬세하면서도 아름다운 안무는 관람 포인트다. 사랑스러운 네 남매가 죽을 때까지 마음에 남을 상처는 마치 현대를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한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 한국인의 정서를 잘 표현한 듯하다.

진행 | 홍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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