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가운 햇볕과 언제 쏟아질지 모르는 소나기가 공존하는 나라 캄보디아.
만약 한국 사람들에게 캄보디아에 대해 묻는다면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앙코르 와트' 사원이 있는 나라, 과거 처참했던 킬링필드 학살이 있었던 나라 정도로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세계적 관광지나 역사적 사건이 캄보디아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오늘날 평범한 캄보디아 사람들의 삶을 대변할 수 있는 것을 꼽으라면 바로 ‘모토’가 아닐까 싶다.

여기서 모토는 한국의 오토바이를 일컫는 말인데, 캄보디아에서는 오토바이를 뜻하는 영어 단어 모터사이클(motor cycle)을 줄여서 쉽게 ‘모토’라고 부른다.
캄보다이에서는 학생부터 성인들까지 대부분 '모토'를 이용하며, 대부분의 가정이 한 대 이상의 '모토'를 꼭 소지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모토'는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필수품이며, 그 활용 역시 매우 다양하다. 모토는 택시 역할을 하기도 하며, 일명 ‘툭툭’ (모토 뒤에 마차를 설치해 사용하는 운송수단)이라는 것을 만들어 교통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 '모토'가 서로 엉켜있는 캄보디아의 거리. 서로 상대방의 경로를 먼서 살피면서 곧 길이 정돈된다.(사진=강민하)
▲ '모토'가 서로 엉켜있는 캄보디아의 거리. 서로 상대방의 경로를 먼서 살피면서 곧 길이 정돈된다.(사진=강민하)
한국의 경우 퇴근시간이 되면 도로가 수많은 자동차로 장사진을 이루지만, 캄보디아에서는 자동차 대신 '모토'들의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러다보니 때로는 웃지 못 할 일들도 자주 벌여지곤 한다. 서로 다른 행선지를 향해 가던 모토들이 서로 뒤엉켜 서로 간에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는 것이다. 마치 엉킹 실타래 처럼 뒤죽박죽 얽히고 설켜 어디서 부터 정리가 되어야 할지 막막하게 한다.

그런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면 캄보디아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문제들을 풀어가는지 볼 수 있는데, 한참을 갈 길이 막혀 한참을 멍하니 서 있던 사람들은 조금씩 상대방이 먼너 지나갈 수 있도록 틈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렇게 조금씩 엉킹 실이 풀리듯 공간들이 만들어지고 그 틈으로 한 대 두 대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도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모토'들이 달리기 시작한다.

이런 풍경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작은 배려들 속에 살고 있는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그렇게 '모토'를 타고 혼잡한 도심을 빠져나와 거리를 달리면 캄보디아의 무더운 날씨조차 한없이 청아하고 시원하다.

언제부턴가 우리의 삶을 보면 복잡한 세상에 엉켜진 채로 남을 배려하기 보단 오직 나를 위해서 바쁘게 앞으로 달려가고 있는 것 같다. 캄보디아의 거리의 모토들이 그랬던 것처럼 잠시 멈춰서 타인을 먼저 배려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의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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