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ll, Central Plaza, Makro, Big C... 태국에는 대형 백화점과 쇼핑몰들이 유난히 많다. 태국은 동남아에서 가장 경제 수준이 높고, 특히 수도 방콕은 국제도시로 손색이 없는 곳이지만 그런 태국의 경제적 위상을 생각하더라도 너무 과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태국에서는 대형 쇼핑센터와 백화점을 자주 만나게 된다.

이유는 태국의 더운 날씨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1년 내내 한국의 한여름 날씨와 비슷한 날이 계속되고 3, 4, 5월은 40도를 오르내리는 태국의 날씨는 습도 또한 높아서 사람들이 잠시만 밖을 걸어도 금방 지쳐 쓰러질 지경이 된다. 그래서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는 5~10분이면 갈 거리를 택시나 오토바이 기사를 불러 타고 가는 것을 사치로 여기지 않는다.
태국의 날씨가 이러니 태국 여행하면 떠오르는 야시장이 유명할 수밖에 없으며, 대형 소핑몰과 백화점이 인기를 얻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방콕 중심가의 백화점과 쇼핑몰들은 그 규모에서 한국의 웬만한 대형 백화점을 압도한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길을 잃을 정도로 넓은 크기에 상점과 음식점은 물론이고 극장과 학원, 각종 문화시설과 대형 공연장까지 그야말로 작은 도시라고 할 정도로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다. 한 마디로 모든 일을 이 안에서 다 하라는 것이다.
태국에서는 이런 대형 백화점, 혹은 쇼핑센터를 통칭해 ‘몰(mall)’이라 한다.

 
 
특히, 마땅히 놀고 즐길 공간이 없는 태국의 학생들에게 이런 몰(mall)은 친구들을 만나고 그들만의 문화를 누리는 공간이다. 실제 이런 몰(mall)에서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끼리끼리 다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놀러 간다’는 ‘몰에 간다’와 같은 의미로 쓰일 정도이다. (태국은 유치원부터 대학생까지 교복을 입는다)

청소년들의 이런 문화를 아는 쇼핑몰 측도 이들을 위한 행사들을 많이 연다. 요즘 태국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은 ‘한류 페스티벌’을 개최하거나, 유명 가수들을 불러 백화점 안에서 공연을 하기도 한다.
태국 청소년들에게 몰(mall)은 최신의 유행을 접하는 곳이다. 태국의 일반적인 모습과 패션을 보면 우리의 7~80년대와 비슷한데, 그에 비에 몰(mall)은 서울 중심의 백화점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최신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한류 열풍이 강한 태국에서 한국의 음악, 영화, 음식을 접할 수 잇는 곳 또한 몰(mall)이다.
그렇게 태국의 대형 쇼핑센터와 백화점은 젊은 학생들로 넘치고 있다.

전통적인 모습을 간직한 태국의 재래시장이 태국의 향기를 가득 머금고 외국인들을 반기고 있다면, 태국이 현대화되면서 들어서기 시작한 다양한 몰(mall)에는 태국의 현재와 미래의 모습이 담겨 있다. 태국의 시장에서 따뜻한 인간미를 느껴보는 것도 좋지만, 몰(mall)에서 태국의 젊음을 느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이다.
다만, 즐길 곳이 없고 누릴 문화가 없는 태국의 청소년들이 ‘몰(mall)’이라는 소비공간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씁쓸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방콕=이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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