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에서는 늦은 오후에 빵과 함께 차 또는 커피 마시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문화를 칠레에서는 '온세(ONCE)'라고 한다.

온세는 스페인어로 숫자11을 뜻하는데, 그런 이름이 붙여진 유래가 독특하다.
옛날 칠레의 남성들이 부인에게서 벗어나 술 한잔 마시고 싶을 때 부인에게 “친구들과 온세하고 올게”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당시에 칠레 남성들이 마시던 술이 'Aguardiante(아구아르디안떼)'라는 과즙으로 빛어 알코올 도수가 높은 증류주인데, 한국의 소주와 비슷한 이 술의 글자수가 열 한자여서 온세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온세'가 기원이 되어 가정에서 늦은 저녁 차와 빵을 마시는 시간이 되었다.

 
 
온세는 보통 가정집에서 가지게 되는 것을 온세라고 하며 오후 9시나 10시쯤 가지게 된다. 이때 커피, 차와 함께 빵에 치즈나 햄 혹은 남아메리카에서만 만날 수 있는 둘쎄 데 레체(Dulce de Leche: 달콤한 우유라는 뜻으로 설탕과 우유를 섞어 캐러멜 상태로 만들어 놓은 잼. 칠레에서는 주로 망할(Manjar) 이라고 부른다.)라는 잼을 발라먹기도 한다. 또한 온세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마라께따(Marraqueta) 와 아주자(Hallulla)라는 이름의 빵 종류 이며 칠레의 주식과 같은 빵이다.

칠레 사람들의 식생활 패턴은 아침을 먹은 뒤 2시 혹은 3시쯤에 점심을 먹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녁은 생략하고 늦은 저녁 9시쯤에 모든 가족이 모여 온세를 가진다. 이처럼 저녁을 생략하고 대신에 온세를 가지는 것은 칠레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흔한 일이며, 온세에 지인들을 초대해 함께 담소를 나누는 일도 쉽게 볼 수 있다.

온세문화가 강한 만큼 칠레는 세계에서 빵을 가장 많이 먹는 나라로 독일 다음으로 2위에 뽑히기도 했으며 일년에 빵을 섭취하는 량은 한 사람당 86kg에서 90kg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티아고=김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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