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돌이표 같은 계획

새해를 맞으면 누구나 목표를 하나쯤 정한다. 연례행사처럼,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부 계획을 세우고 수정하는 과정도 거친다. 때로는 실행에 들어가기도 전에 변경하거나 포기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생각했던 대로 다 실행하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가 세운 목표들을 잘 들여다보면, 과거에 목표로 정했다가 달성을 못해 다시 목표로 잡는 것들이 꽤 있다. 예를 들어 ‘영어 공부’, ‘자격증 따기’, ‘새벽 기상’, ‘아침 운동’ 등은 수년째 단골로 들어가는 목표들이다. 실행이 안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목표에 넣어두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한번쯤은 왜 목표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필자는 그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본다.

첫 번째, ‘무엇을’ 할 것인가에 집중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는 깊이 생각하지 않아서 그렇다. 두 번째 이유는, 목표를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겠다고 마음은 먹었으나 이를 위해 시간을 할애하려는 구체적인 노력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루 24시간은 이미 정해진 사실이고,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이미 하고 있던 일을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일을 추가하면 시간 배분에서 어떤 문제가 생기겠는가?

만약 올해 계획에 작년과 재작년에 계획했던 일이 또 들어가 있다면, 그 원인을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이루고 싶지만 해내야 한다는 절실함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접어두고 목표로 세운 일을 먼저 하거나, 우선순위를 바꿔서 목표한 일을 우선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사진 언스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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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루틴으로 하루를 활기차게

아침의 기분에 따라 그날 하루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아침을 맞는 본인만의 특별한 루틴이 없는 사람은 출근 시간에 맞춰 회사에 출근하고, 그날에 대한 특별한 준비 없이 일을 허겁지겁 시작하곤 한다. 알람 소리에도 제때 일어나지 못해 몇 분 더 자겠다고 늑장을 부리다 보면 지각하기도 한다.

필자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알람 소리에 눈을 떴는데도 조금 더 자고 싶다는 생각에 뒤척이다 보면 시간은 훌쩍 지나가 있고, 그 다음부터는 조급한 생각에 쫓겨 하루의 시작 앞에서 차분히 생각할 겨를도 놓치곤 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올해부터는 무조건 원하는 시간에 알람을 해놓고 5분 간격으로 계속 울리게 했더니 어쩔 수 없이 일어나게 되었다. 일단 기상하면 무조건 기지개를 펴면서 ‘좋은 아침이야. 오늘도 일찍 일어난 나는 새벽의 어둠을 밝히는 멋진 사람이 될 거야.’라며 작지만 힘찬 목소리로 스스로에게 긍정의 메시지를 주곤 한다. 올해 들어서 이 루틴을 꾸준히 하다보니,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면서 더욱 활기찬 아침을 맞게 되었다.

그동안 필자는 출근하면서 경영 관련 강좌를 들어왔는데 금년엔 영어 공부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경영 강좌를 뒤로 하고 영어 공부부터 시작했다. 처음에는 습관이 들지 않아 어색했으나, 따라하다 보니 재미가 생겼고 출근길이 막혀도 짜증이 덜 났다. 영어 공부에 아침 시간을 내주면서 경영 강좌를 들을 틈이 없어졌지만, 필자가 워낙 좋아하는 분야라서 그런지 틈만 나면 계속 공부를 하게 된다.

한편 필자에게 부족한 게 또 있었으니, 그것은 꾸준한 운동이었다. 하지만 따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자투리 시간이라도 활용하려고, 점심 식사를 하러 가기 전 10분 동안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사무실에서 뒤꿈치를 들고 걷거나 의자에 대고 팔굽혀펴기와 스쿼트를 하는데, 최근에는 기다란 봉을 등에 대고 스쿼트를 하니까 어깨가 펴지고 운동 강도도 높아지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보았다.

우리는 무언가를 성취하려 할 때, 목표를 세우는 일에 집중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시간 배분에는 소홀히 하는 편이다. 필자의 경우는 일상의 짧은 시간들을 알차게 사용함으로써 아침에 기지개를 펴며 일찍 일어나는 것으로 상쾌한 아침을 맞을 수 있었고, 출근 시 영어 회화 공부를 새롭게 시작했으며, 점심 식사 전에 잠깐의 운동으로 스스로에게 활기를 넣어주고 있다.

계획을 세우고 리뷰하는 습관을 가지면

자신의 꿈이나 원하는 목표가 그저 ‘잘’ 하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반복되는 일상에 새로운 습관을 끼워 넣거나, 일의 순서를 바꿔보는 것만으로도 목표한 바를 달성할 수 있다. 우리는 목표를 세우면 그것을 추진하는 것만 중요하게 여기는데, 이를 위해서 매일 할 일의 분량과 방법을 정하는 등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는 훈련이 필요하다. 우리가 신체의 일부처럼 늘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그날 세운 계획을 아침에 기입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 하루 종일 했던 일을 정리하는 습관을 갖는다면 자신이 원하는 결과에 보다 빨리 달성할 것이다.

5분 늦게 오는 사람이나 5분 일찍 오는 사람, 5분 늦게 퇴근하는 사람이나 5분 일찍 퇴근하는 사람, 그 차이는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멀리 보면 다르다. 일찍 와서 계획을 세워 일을 시작하는 사람, 퇴근하기 전에 그날 일을 돌아보는 사람, 이렇게 하느냐 안하느냐는 그 사람의 미래에 영향을 준다. 계획을 세우고, 리뷰를 하는 작은 습관 유무에 따라 인생은 달라질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오늘의 계획을 세워보고 그중에 제일 중요한 것 하나를 ‘내가 할 것이다!’라고 소리쳐 말해보자. 또 그 계획에 대해 메모를 해가며 실행을 한 뒤 잠자리에 들기 전 오늘 한 일 중에서 보람을 느꼈던 것, 감사했던 것들을 기록으로 남기는 습관을 가져보자.

사진 언스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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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습관이 바뀌면 사람도 바뀐다

젊은이들이 꿈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사례들처럼,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일상을 어떻게 조절하고 바꿔가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다양한 계획을 세우기 전에, 자신의 일상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내가 일을 항상 미루는 습관이 있거나 운동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면, 그것을 잘 인지해서 먼저 하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에 항상 운동을 먼저 하고 중요한 일부터 처리하도록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계획 실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게 하면 무엇보다도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줄어들 것이다. 작은 행동 하나를 바꿈으로써 자신의 인생이 크게 변할 수 있다. 그러니 자주 자신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일상에 변화를 주도록 노력해보자. 이러한 작은 노력들이 모여서 나에게 잘못 길들여진 습관들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 작은 습관 하나만 바꿔도 자기 자신의 일상이 바뀐다. 그리고 일상이 바뀌면 결국엔 사람이 바뀌게 된다고 필자는 확신한다.

하루 1,440분 중 15분은 1퍼센트에 해당한다. 필자는 회사 직원들에게 하루 15분 사용법에 대해 이렇게 조언한다. “10분은 계획을 세우는 데에, 나머지 5분은 계획을 리뷰하는 데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라.” 에베레스트 산을 정복하는 길도 한 걸음을 떼는 일에서부터 시작되는 게 아니겠는가.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일상을 잘 들여다보고, 작은 변화를 주면서 꾸준히 실행에 옮기다보면 이런 변화들이 모여 습관이 되고, 결국 습관은 나라는 사람을 바꿀 것이다. 여러분도 큰 목표를 수립하는 것과 동시에 실천을 위해 일상의 작은 변화를 만드는 것이 병행되어야 하는 점을 인식하고, 각자의 삶에 적용하기를 바란다.

글쓴이 박천웅

삼성전자에서 연구개발 및 기획업무를 수행했다. 퇴임 후 현재는 취업지원 전문 기업 스탭스(주)의 대표이사로 있다. 한국장학재단 사회리더 멘토링 공로상, 한국 HR 서비스 산업대상 사업혁신 부문 등 수상 경력이 많다. 대표 저서로 《왜 어제처럼 사는가》, 《신입사원 이강호》, 《졸업 전에 취업하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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