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에세이, 졸업

꽃다발을 안고 걸어가는 학부모들, 교문 앞에서 북적이는 상인들, 한껏 들뜬 학생들로 북적이는 운동장. 여느 졸업식 풍경입니다. 학업의 한 단계를 잘 마친다는 건 축하 받을 일이죠. 우리 삶에서도 ‘마무리’를 잘 짓는 일은 중요합니다. 삶의 크고 작은 매듭을 지어가는 여러분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나의 학창시절은 ‘희망’이었다

“힘찬아, 졸업하는 소감이 어때?”

한 친구가 카메라를 들고 왔다. 고등학교 졸업 영상을 찍기 위해서였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 그러자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친구들이 코치해 준다.

“아! 전학 와서 우리랑 지내면서 느꼈던 거랑, 검정고시 공부한 이야기 하면 어때?” 우여곡절 끝에 촬영을 마치고 나니, 그제야 실감이 났다.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음을.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학교생활 하길 바라시는 부모님의 권유로 대안학교에 전학했다. 기대와 설렘 그리고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긴장감 등이 뒤섞여 교실에 들어서던 날이 아직 생생하다. 그런데 그로부터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기숙형 학교란 곧 친구들과 종일 함께 있는 생활을 의미한다. 그 때문에 친구들과 놀기도 많이 놀지만 싸울 때도 많았다. 예전에는 친구와 싸우면 서로를 피하고 관계가 소원해질 때도 많았는데 전학 온 후로는 싸워도 함께 생활하기에 금방 화해할 수밖에 없었다. 수줍음 많았던 내가 대화하는 법을 배웠고,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다.

친구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가 졸업하면 모두 바쁘겠지만, 시간 되면 연락하고 서로 만나서 지난 추억을 다시 꺼내 보고 싶다. 챙겨줘서 고맙고, 날 믿어줘서 고마워.”

또한,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 특성상 우리는 검정고시 시험을 치러야 한다. 중간에 전학을 온 나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시험을 치를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 그래서인지 많은 선생님이 나를 챙겨주셨다. 공부보다 노는 것을 좋아했던 나를 타이르기도 하고, 혼을 내시기도 했고, 어려운 점은 없는지 수시로 물어보셨다. 끝까지 나를 포기하지 않는 선생님을 보며 마음을 다잡고 공부에 집중했다. 그렇게 두 번의 시험을 치렀고, 내가 원하는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누구나 학창 시절을 지난다. 각자에게 그 의미는 다를 것이다. 나에겐 학교란 ‘희망 넘치는 삶’이었다. 실수도 많았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선생님과 친구들이 함께였기에 그 끝은 ‘희망’, ‘즐거움’이라는 단어로 마무리되었다. 졸업 영상에 다 담지 못했던 마지막 인사를 이곳에 적어본다. “감사합니다. 제게 주어진 기회를 낭비하지 않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받은 사랑과 은혜를 마음에 가득 담고 갑니다. 모두 잊지 않겠습니다.”

글 김힘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성인으로서 첫발을 내디딘다. 대학에서 스마트 원예학을 공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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